원한
그러니까 그게 벌써 작년 8월초 일이다.
모 직원께서 관 쓰신 분들 대접한다고 내 만델링을 홀라당 써 버렸던 게.
그날 돌아갈 때 그녀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제가 커피 사서 꼬옥~ 보내드릴게요."
그 후 한 달에 한 번 정도 서울에 회의가 있어 갈 때마다 마주쳤는데,
그 때마다 그녀의 대답 "아, 맞다. 제가 깜박했어요. 곧 사서 보낼게요."
어언 반 년을 넘겨버린 지난 2월 10일, 일부러 여러 사람 있는 자리에서 그녀에게 물었다.
"000씨, 그거 언제 보내줄 거에요?"
무슨 얘기냐고 묻는 동료에게 그녀는 심드렁하게 답했고,
난 사흘을 더 기다린 뒤 전화를 했다.
개인 물건에 허락도 없이 손 대놓고 번번이 보낸다 말만 하냐고.
기분 나쁘고 더 이상 못 참겠으니 오늘중에 커피사서 제깍 보내달라 요구했다.
그 다음날 인편으로 받은 건 이탈리아 라바짜의 '카페 크레마'.
전광수 수마트라 만델린 대신 온 커피는 내 취향보다 신 맛이 강하고 담백하다.
전화로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고 굳이 더 비싼 커피를 보낸 것도 나름 성의겠지만,
이왕이면 어떤 커피를 원하냐고 물어봐줬으면 진짜 사과를 받았다는 느낌일게다.
어쨌든 이렇게 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