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영남 남인 기행'을 떠났다가 너무나 당연히 하회마을을 들렀다.
안동으로 농활을 다니던 대학 시절엔 일년에 적어도 1번은 가던 곳인데,
15년만의 감회를 즐기던 중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하회마을의 필수코스로 꼽는 곳이 '부용대'와 '만송정'인데,
4대강 유역사업이 여기까지 손을 뻗쳐 '하회보'가 설립될 뻔 했단다, 바로 그 자리에.
예정대로 추진되었다면 내가 맨발 산책을 즐기던 은빛 백사장이 절반이나 없어질 거고,
퇴적물과 낙동강이 얽혀 만들어낸 기하학적인 퇴적지형은 아예 물에 잠기고,
부용대에서 내려보이던 한갓진 풍경에 흉물스러운 시멘트 덩어리가 히죽 몸을 드러낼 거다.
하회마을 백사장을 내려다보며, 혹은 그 자리를 거닐며 기념사진을 찍던 이들은 알런지.
그들의 감회와 추억이 정말 사진으로만 남을 뻔 했음을...
사실 아직 하회보의 악몽이 끝난 것도 아니다.
어쨌든 낙동강 줄기에 적어도 2개의 보가 설치될 예정이니 그 영향이 심히 두렵다.
내일이면 첫 삽질이 시작될텐데,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