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영남 남인 기행'을 떠났다가 너무나 당연히 하회마을을 들렀다.
안동으로 농활을 다니던 대학 시절엔 일년에 적어도 1번은 가던 곳인데,
15년만의 감회를 즐기던 중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하회마을의 필수코스로 꼽는 곳이 '부용대'와 '만송정'인데,
4대강 유역사업이 여기까지 손을 뻗쳐 '하회보'가 설립될 뻔 했단다, 바로 그 자리에.
예정대로 추진되었다면 내가 맨발 산책을 즐기던 은빛 백사장이 절반이나 없어질 거고,
퇴적물과 낙동강이 얽혀 만들어낸 기하학적인 퇴적지형은 아예 물에 잠기고,
부용대에서 내려보이던 한갓진 풍경에 흉물스러운 시멘트 덩어리가 히죽 몸을 드러낼 거다. 
하회마을 백사장을 내려다보며, 혹은 그 자리를 거닐며 기념사진을 찍던 이들은 알런지.
그들의 감회와 추억이 정말 사진으로만 남을 뻔 했음을...















사실 아직 하회보의 악몽이 끝난 것도 아니다.
어쨌든 낙동강 줄기에 적어도 2개의 보가 설치될 예정이니 그 영향이 심히 두렵다.
내일이면 첫 삽질이 시작될텐데,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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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09-11-0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쩌면 좋대요. 저렇게 아름다운 우리네 강산인데...
제발 절단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가슴 아픕니다.
멀쩡한 강산, 왜 파뒤집는지 모르겠네요. 증말ㅠㅠㅠㅠㅠㅠㅠ
저 아기가 자라서 다시 저곳으로 추억을 만들러 올 텐데요.
그때도 저렇게 변함없이, 상처입지 않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꼭 지켜냈으면 좋겠습니다.

순오기 2009-11-09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정말 이 인간을 어쩌면 좋대요.ㅜㅜ
또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모르니, 하회마을 사진을 잘 보관하고 있어야겠네요.
재두루미 서식처에도 모래 퍼가서 새들이 앉아 쉴 곳이 없어 찾아오지 않는다네요.
새나 동물이 살지 못하는 곳이라면 그게 인간에게 좋겠어요~~

perky 2009-11-10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완전 예술입니다!
이곳이 안 없어진다니 천만 다행이에요.
담번 한국가면 꼭 들려보고 싶어요.

조선인 2009-11-0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qualia님, 하해보는 백지화되었다지만, 어느 곳에 보가 들어설 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순오기님, 하회보가 들어섰다면 어떠했을까요? 정말 끔찍합니다.
차우차우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퍼온 사진들입니다. 딱히 근사한 사진을 고른 게 아니라 그냥 아무 사진이나 가져왔는데, 몽땅 예술사진이죠. 그만큼 아름다운 낙동강이라는 반증이랄까요.

무스탕 2009-11-09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쌩뚱맞은 댓글이지만.. 전 언제고 MB는 물(水)로 망할것 같아요 -_-++

꿈꾸는섬 2009-11-10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용대에서 찍은 사진 넘 멋진대요. 하회마을 다녀왔던게 생각나네요.
근데, 정말 하회보가 들어선다는 건 백지화가 된거죠? 정말 걱정되네요.

조선인 2009-11-1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그러길 바랍니다.
꿈꾸는섬님, 네, 대신에 구미랑 달성이랑 합천에 들어선다네요.

2009-11-11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11-1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속닥님.

2009-11-13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11-1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걱정마세요. 둘 다 도저히 신종플루 환자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혈기왕성하답니다. 열도 안 나고 기침, 콧물도 없고, 신종플루로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