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옆지기나 나나 일이 밀려 아이들을 9시 넘어 찾았다.
그런데 딸래미가 영 시들시들한 거다.
열을 재보니 39도 - 화들짝 놀라 해열제를 먹이고 재웠는데,
토요일 오전 병원에 가보니 편도선염이란다.
약을 먹고 열은 고만고만해졌지만 목이 아파 토요일 내내 딸은 거의 못 먹었다.

다행히 이 녀석, 일요일이 되니 쌩쌩 날아다닌다.
게다가 밥 먹고 돌아서면 먹자 타령에 감자칩 만드랴 국수 말랴
바나나며 로티며 귤이며 족발이며 사다바치느라 쉴 새가 없을 지경.

그런데 이 녀석, 기름진 족발을 계속 손으로 먹는 거다.
한 소리 들으면 입을 삐죽거리며 손 씻고 와서 젓가락을 쓰는 양 하지만
돌아서면 바로 또 손으로 날름날름 껍질만 떼먹고 있다.
그러기를 수 차례 반복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딸을 붙잡고 얘기했다.
왜 젓가락을 써야 하는지 궁시렁 궁시렁 늘어놓고,
너는 그런데 왜 젓가락을 안 쓰냐며 물었더니 딸래미 하는 소리.

"엄마, 손이 얼마나 좋은데. 원래 음식은 손맛이래."

옆지기는 어쨌든 잘 먹으니 좋네 이러며 역성 들고
결국 딸래미는 끝까지 손맛으로 혼자 족발 한 접시를 다 비웠다나.



* 뱀꼬리
정작 딸래미는 하루 사이 말짱해졌는데,
딸래미에게 옮은 나는 월요일부터 끙끙 앓고 있는 중이다.
젊음(?)이 부럽긴 부럽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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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10-3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무엇이든 정말 빨라요. 쏜살같이 지나치고, 지나가게 만듭니다.

울보 2008-10-30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녀석도 편도염으로 이틀동안 학교에 못갔다는데 다행이네요
마로는 기초체력이 그래도 좋은가봐요,,
다행이예요 많이 아프지 않아서
조선인님 님은 어떠신가요,

미설 2008-10-30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애들은 수시로 편도선염이 와서 열이 나는 편이랍니다. 그래서 열 좀 나면 그런가보다 싶어요. 다행히 오래 안끌고 하루 이틀 정도면 열도 내리고 쌩쌩해져서 다행이다 싶어요. 저도 구내염에 목도 아프고 골골...

무스탕 2008-10-30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마로 지금은 괜찮은거죠?
조선인님도 어여 나아야 할텐데요.. 감기 독하다고 그러더라구요. 약, 꼭!!

2008-10-30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10-30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조선인님도 '손맛'이 든 음식을 먹으면 마로처럼 금방 쌩쌩해지지 않을까요?^^
따뜻한 물 자주 드시고 빨리 나으시길~~~~~

조선인 2008-11-03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금요일이 되어서야 완전히 회복했어요. 그런데 이번엔 옆지기가. ㅠ.ㅠ
속닥님, 헤헤
순오기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괜찮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