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옆지기나 나나 일이 밀려 아이들을 9시 넘어 찾았다.
그런데 딸래미가 영 시들시들한 거다.
열을 재보니 39도 - 화들짝 놀라 해열제를 먹이고 재웠는데,
토요일 오전 병원에 가보니 편도선염이란다.
약을 먹고 열은 고만고만해졌지만 목이 아파 토요일 내내 딸은 거의 못 먹었다.
다행히 이 녀석, 일요일이 되니 쌩쌩 날아다닌다.
게다가 밥 먹고 돌아서면 먹자 타령에 감자칩 만드랴 국수 말랴
바나나며 로티며 귤이며 족발이며 사다바치느라 쉴 새가 없을 지경.
그런데 이 녀석, 기름진 족발을 계속 손으로 먹는 거다.
한 소리 들으면 입을 삐죽거리며 손 씻고 와서 젓가락을 쓰는 양 하지만
돌아서면 바로 또 손으로 날름날름 껍질만 떼먹고 있다.
그러기를 수 차례 반복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딸을 붙잡고 얘기했다.
왜 젓가락을 써야 하는지 궁시렁 궁시렁 늘어놓고,
너는 그런데 왜 젓가락을 안 쓰냐며 물었더니 딸래미 하는 소리.
"엄마, 손이 얼마나 좋은데. 원래 음식은 손맛이래."
옆지기는 어쨌든 잘 먹으니 좋네 이러며 역성 들고
결국 딸래미는 끝까지 손맛으로 혼자 족발 한 접시를 다 비웠다나.
* 뱀꼬리
정작 딸래미는 하루 사이 말짱해졌는데,
딸래미에게 옮은 나는 월요일부터 끙끙 앓고 있는 중이다.
젊음(?)이 부럽긴 부럽구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