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선생님이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 시장, 부동산, 노동
전국사회교사모임 엮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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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영역은 언제나 주관이 개입되지 않은 객관의 영역인 것 같은 착각을 가지게 한다. 이를 가르칠 때에도 마찬가지여서 수요공급의 원리나 그래프 등을 이용해 척척 그려 보이는 것이 경제를 잘 가르치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하는 고민의 시작은 어쩌면 현실 경제생활에 있어 합리적이고 올바른 경제인을 육성하는 데 일조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 이 한권의 책은 그러한 의문의 시작이고 사용자가 아닌 대다수의 소비자 혹은 노동자인 우리들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크게 세 가지 분야에 대한 의문으로 책은 시작한다. 시장, 부동산, 노동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진 책은 학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므로 참 쉽고 간결한 문체로 쓰여 졌다. 누구나 읽어보아도 이해하기 쉽다는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싱거워 보일 그런 내용이지만 이제까지 배워왔던 객관의 영역인 경제이기를 거부한다. 우리 모두 의문을 갖고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달라질 수 있음을 짚어주는 작은 시도가 될 만한 뜻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시장은 정말 합리적일까? 아니아니 시장실패도 있잖아. 하면 조금 똑똑해 보일지 모르겠다. 허나 정말로 시장실패 외에 다른 문제점은 보이지 않을까? 시장에 맡겨도 될 만한 일들과 소비자로써 혹은 사회 구성원으로써 함께 모색해 보아야하는 일들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의료 민영화라든지 대전의 대안화폐의 사례라든지 하는 사례를 읽다보면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자유인으로써 살 수 있을만한 방법은 도처에 널려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어차피 시장이라는 것이 처음 생긴 순간부터 사람들의 편의와 행복을 위한 것임을 확인한다면 지금 달라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책은 아니지만, 조금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인간으로써의 행복한 삶을 위한 책이다 보니 부동산이나 노동에 대한 내용이 많다. 우리 모두가 편안히 살 수 있는 주거환경과 일 하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일은 시장경제에서는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시장만능주의라는 말과도 상통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하에서는 모든 인간은 행복할 수 없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패배의 쓴맛을 보아야 하는 것이 어느덧 진리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쟁하고 지면 패배를 인정하고 포기해야 하는 걸까? 우리 사회의 구조가 그렇게 만들고 시장만능주의가 패배를 인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청년 실업은 더 이상 몇몇 게으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더 좋은 일자리를 원하기 때문에 고생을 자초한다 라는 인식이 그럼에도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은 더 좋은 일자리는 그 절대수를 줄이고 있는데 말이다. 기업들의 경쟁력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리는 일은 합리적인가? 기업은 개인적인 사업 영역이라는 생각 나아가 더 많은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권을 사용할 뿐이라는 생각은 더 많은 사람들의 안정과 행복을 헤치고 가지게 되는 영역임을 생각해 보아야 하리라.




이미 주거확보율은 100%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구하지 못해 혹은 구하더라고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주거권은 확보되지 못해도 괜찮은 걸까? 이제는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생각해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돈을 가지고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내가 아님을 안도하기 보다는 최저임금으로도 인간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음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민영화 더 많은 자율을 시장에 부여하는 것으로는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 물론 가진 돈으로 행복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 시장이기는 하지만 시장이 해도 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은 분명 구분되어야 옳다. 이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이 세상을 다르게 만든다는 사실을 우선은 알 때이다. 이 책은 알되 제대로 알게 하는 좋은 책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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