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Dr. doom이라 일컬어지는 폴 크루먼은 자신을 우울한 경제학자라고 한 이만큼 경제 낙관주의에 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렇다고 경제전반에 대해 비관적이라는 말은 아닐 테지만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을 때에도 불황이 손을 내밀었듯이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인물이라는 점이 옳을 듯하다. 게다가 해결책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간단명료해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가를 명쾌하게 알려주고 있다.




대개의 비즈니스사이클이 그러하듯이 호황이 있으면 불황이 있기 마련이다. 세계 대공황시절에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불황의 늪이 길었다고는 하나 대개의 경우 주기는 나타나기 마련이었다. 1930년대의 불황을 극복해낸 이들은 경제의 위기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낙관으로 시선을 옮겼다. 더욱이 사회주의의 몰락은 자본주의에게 우위의 자리를 내 주는 듯 보였다. 물론 신자유주의냐 보호주의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호불호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불황을 잠재울 수 있다는 믿음에서는 궤를 같이 하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왜 불황은 일어나는가이다. 베이비시팅 캐피톨힐 조합의 모델을 적절한 비유로 지적한 저자는 경제체제 내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경제 주체들의 태만함도 이유가 될 수 없었다. 미래를 위한 소비의 불충분이 그 이유라고도 설명하는 저자는 유효수요의 부족은 경제전반의 투자를 축소시키고 결국에는 불황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위 모델에서 쿠폰발행을 늘렸듯이 국가는 통화를 늘리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라틴아메리카나 일본의 불황을 예시로 위와 같은 방법이 적절한 해결책이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이든 일본정부든 혹은 IMF든 위기를 적절하게 극복할 수 있는 자본을 대량으로 쏟아 부음으로써 어느 정도의 불황을 잠식하는 효과를 나타내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불황을 잠식시킬 수 있는 대안의 효과 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전 1930년대의 공황의 재현에 대해서는 모두가 부정적이었다. 단연코 이번의 세계 금융위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세계 경제 관련 전문가들의 주장은 힘이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걱정은 계속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의 경제위기는 우리에게도 그 영향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지금 불황경제학이 중요한 시기라고 주장한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일본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위기를 경험 삼아 베이비시팅 조합의 문제해결방안을 모델로 해서 다시 한 번 해결책을 던져주고 있다. 명확한 해결책은 더 많은 자본 투입을 통한 신용경색 완화와 소비 지원과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강력하게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에 대한 각 경제 전문가의 반발과 부작용이 나타날지는 모르나 지금까지의 불황경제의 사례와 해결방안을 놓고 보았을 때 가장 빠른 대처방안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경제 문제는 구조적인 것이므로 즉각적인 치유책 따위는 필요없다는 사람들을 배격한다. “세계의 번영을 막는 단 하나의 중요한 구조적 장애물은 인간의 정신을 교란시키는 낡은 원칙들뿐이라고 나는 믿는다.”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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