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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혁명 삼국지 2
김정태 지음 / 일월서각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일본이 패망하여 자국으로 돌아가자 본격적인 내전이 시작되었다. 하나의 적을 두고도 분열을 멈추지 못했던 국민당과 공산당 세력의 다툼은 너무도 분명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국 혁명 삼국지라 불리울 만큼 수많은 전쟁과 전쟁을 수행했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몇 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도무지 생소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과 구체적인 지명들은 읽는 속도를 늦추고 말았다. 그럼에도 꾸준히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인물들의 행적과 대화를 역사적 의의로 끌어올린 저자의 실력이었음을 밝혀둔다. 곳곳에 배울 수 있는 일화들의 소개도 지루함을 덜해주었던 2권이었다.
내전은 지속되었지만 승패는 분명해 보였다. 공산당의 연전연승. 장제스의 패배였다. 허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음을 볼 때 장제스라는 인물의 수완이 대단히 좋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시선으로 장제스가 마오쩌둥에 비해 더 민주적이라고 생각했던 생각은 착각이었음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말이다. 장제스의 패배로 동북부에서 시작된 해방구는 점차 중국 전역으로 확대 되어간다. 공산군의 진격은 거침이 없었고 공산 혁명에의 의지는 날이 갈수록 치솟았다. 탱크로 가교를 만들기 위해 산 목숨을 내건 중공군의 모습은 놀라움을 전해준다. 화이허 전역, 톈진 그리고 베이징까지 모두 마오쩌둥과 그의 동지들의 손아귀에 떨어지게 된 것이다.
물론 승리로 인한 폐단의 모습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해방군의 비행으로 인해 더 많은 피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때마다 지도층의 사리 분별있는 행동이 두드러진다. 이는 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의 질서 유지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원봉원양’, 즉 원래의 모습 그대로 접수관리하는 방식을 총화한 것인데 이러한 움직임의 모습과 의지를 본다면 장제스의 패배는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권력에만 눈이 먼 자들과 이들이 어찌 같은 결과를 내다볼 수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마오쩌둥은 삼국지에서 유비와 같은 혜택을 입은 자이기도 하다.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두루 곁에 두었으니 말이다. 창업은 어렵지만 수성은 더욱 어렵다는 진리를 잊지 않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다.
이러한 공산당은 곧 중화인민공화국의 승승장구가 이어지고 있는 때에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장제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스스로 하야 하였으나 이면에는 이기주의적인 속셈이 있었던 것이다. 모든 재산과 이권을 타이완으로 옮긴 뒤 외국과 손을 잡고 권력을 탈취하기 위한 모습이 그리 보기 좋지 않다. 이 때 한국에서도 내전이 발생하여 혼란을 겪고 있었는데 중국 공산당은 북쪽의 세력에 힘을 보태주기도 한다.
미국의 참전으로 인해 북한의 후퇴가 지속되자 중공군은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미국이 자국으로 세력을 확산해 장제스의 계획이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중공군은 적극적으로 한국전쟁에 참가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로써 38선을 두고 공산군 세력과 국군 세력은 3년간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역사는 그동안 이들에 대해 무관심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