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평점 :
정동영 전 장관이 4.29 재보선 의원 선거에 출마할 계획으로 귀국했다고 야단이다. 한나라당은 미리부터 선거의 승리를 예상한다며 거드름을 피우고, 야당 내부에서도 호불호의 명암이 드리우고 있다. 이런 신문의 단면을 보고 있는 국민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경제도 어려운데...저런 일에 열을 올리고 있군?!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허나 다시 생각해본다면 그들은 그들의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정당의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가? 정권획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태가 반갑지 않을 것은 왜일까. 그동안 겪어본 경험의 탓이 적지 않으리라 본다. 허나 더 큰 문제는 무관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허무한 것이 될 지언 정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가 적기에 일관성이 부족한 인기영합주의적인 공약을 남발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신문의 일면이나 TV 뉴스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을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보수 언론의 행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매번 분열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예뻐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나 또한 그랬다. 매번 밥그릇 다툼 혹은 나눠먹기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신문에 나온 정치면은 재미도 없고 영양가도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유시민이라는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이 책의 일부 국민들처럼 왜곡된 시각을 가졌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러한 왜곡된 시각 혹은 부정적인 정치관 등은 결국 국민에게 가장 큰 피해를 가져옴을 알고 있다. 알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왜일까. 점점 심해져만 가는 정치적 무관심. 이것을 극복할 것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은 있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본 후에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정치적 무관심과 그로인한 냉소적 시각이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 개개인의 견해와 그들이 만든 정당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쓴 유시민의 견해처럼 이 모든 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대가를 후불로 지급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대가는 적고 시간적으로도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내게 유익한 책이 되었음을 말하고 싶다.
정당정치가 제대로 서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하나의 정당을 지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선은 정치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정치인을 지지할 것인가? 이때에는 이 책에 나온 유시민의 견해를 수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헌법에서 밝히고 있는 가치들을 옹호하는 이들이 아마도 좋은 정치인이 아닐까. 결국 그들은 우리의 대표이니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담아둔 헌법을 수호하려는 이들이 좋지 않을까. 헌법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쉽고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울러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정치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결국 정치인들의 정치 행태는 우리의 책임을 분리해 놓고 생각해 볼 수 없는 일면이 있다. 우리의 관심이 그들을 변하게 만들 것이다. 아직 어두워만 보이는 정치행태로 이 책을 읽은 후에도 고민은 계속된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지만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국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아직 희망을 갖게 한다.
【나는 나 자신의 이념 성향을 진보자유주의 또는 사회자유주의로 규정한다. 하지만 보수주의자도 존중하고 사회주의자도 존중한다. 그러나 원칙도 일관성도 없이 오로지 이익만을 좇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정치인은, 보수와 진보를 불문하고,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p.236】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과 교양이 부족한 지도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시적 위협 요인이 된다.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주권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국민 자신이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만큼씩만 앞으로 나아간다.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