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하는 대폭락 - 숨죽이고 밀려오는 세계공황
소에지마 다카히코 지음, 박선영 옮김 / 예문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공황이 다시 한 번 밀려오고 있다!라는 무서운 말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어떤 저자는 이 현상에 대해 잘 이해하고 대처한다면, 그러한 경고들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도 하였었다. 이전의 대공황과는 달리 해결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차분히 문제를 직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던 것이다. 허나 사태를 제대로 직시하기가 어디 쉬운가 말이다. 경제신문을 펼쳐놓고 주가의 동향을 살펴보아도 2008년 상반기에는 찬란했었다. 주가가 2,000을 돌파하면서 주식이나 펀드를 사지 못해 동동거리던 이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이들 중 어떤 이는 은행에 갔다가 창구 직원의 권유로 펀드에 가입하기도 했겠지만, 이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신문 경제면에 익숙한 이들이었다. 이들은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이는 일본 전문가들에게도 통용되는 질책이라고 말이다. 눈에 보이는 지표만을 보는 그들의 행태는 틀렸다고 했다. 경제 전문가라고 한다면 이정도의 파장은 예상되었어야했다고 말이다. 그만큼 이번 미국 발 경제위기는 예상된 결과였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우선 왜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되었는지를 지적한다. 흔히들 파생금융상품에서 그 원인을 꼽기도 하는데, 더 근원적인 이유로 들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욕망과 위기불감증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미국인의 상당수가 직업이 없으면서도 대출을 통해 삶을 유지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는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었으며 집값은 내려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고공행진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담보로 돈을 대출해준 이들은 그들이 돈을 갚지 못한다 해도 오른 주택가격 때문에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때문에 너도나도 주택담보대출 관련 상품에 뛰어들었으며 거품이 걷힌 시점에서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거의 모든 금융기관이 그 피해를 안고 있는 것과 같으며 외국정부와 투자자들 또한 피해나갈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보편성을 생각해볼 때,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미국에서 지난 30년 동안 눈부시게 발달한 금융공학이란 기괴한 프랑켄슈타인들의 세상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결국 ‘주택대출에 크레디트카드를 붙인 대부업체’들이 만들어낸 위기이다. -p.39-  


이 책은 해결책을 똑 부러지게 짚어주고 있지는 않다. 허나 현재 금융위기의 원인을 분명하게 제시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동안 외면해왔던 경제전문가들에게 쓴 소리를 할 만큼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경제관련 용어를 사용하지만 적절한 사례로 이해를 높인 점도 이 책을 추천하게 만든다. 다만 이 책은 일본의 현실을 직시하고 일본인들의 시선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우리 실정에 맞는 글이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갖게 한다. 우리의 경제 전문가들 또한 바른 소리를 공격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저자는 앞으로도 미국의 경제위기는 지속될 것이라 지적한다. 오바마의 등장으로 섣부른 희망의 글을 쓰는 저자들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고대 로마제국 말기에 금화, 은화 중에서 내용물이 상당히 조악하고 질이 나쁜 혼합물의 금화를 많이 만들었다. 이미 제국을 지탱할 만큼의 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국의 통화를 소중히 하지 않는 나라는 멸망하게 되어있다. 제국의 몰락이란 그런 것이다.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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