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립스 -두 개의 사랑-

이클립스 - 나의 뱀파이어 연인 ㅣ 트와일라잇 3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12월

재미있는 연재물을 보았을 때의 경험은? 다음 글을 간절히 기다리고 기쁨의 환호성과 함께 이번 글을 읽으며 다음 글을 또 다시 기대 한다일 것이다. 하지만 다음 글이 마지막이 될 경우에는 그 즐거움이 커지면서도 멈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버리고 만다. 첫 권 트와일라잇을 처음 읽은 후부터 뉴문, 이클립스에 이어 마지막 시리즈 브레이킹 던을 기다리는 내 지금의 심정이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트와일라잇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뉴문에서의 에드워드의 부재는 상당부분 실망스러웠었다. 늑대인간이라는 제이콥의 등장이 이 소설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는 생각도 가졌었고. 이번의 이클립스는 다시 트와일라잇스러운 소설로 돌아왔기에 읽는 즐거움이 이전의 뉴문에 비해 컸음을 말해 둔다.

이 책은 서평을 쓰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로맨스 소설이라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인데, 내용의 소개가 바로 책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조심스러움 때문이다. 한 장 한 장 그 내용을 음미해 볼 때, 소설을 읽는 재미가 커지리라 생각한다. 다소 유치해 질 수 있는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작은 것에 연연해하지 않던가.

위에서도 밝혔듯이 뉴문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 제이콥의 존재가 부자연스럽다고 느꼈었다. 볼투리가, 빅토리아의 존재만으로도 판타지적 요소의 구성으로 적합 했을텐데...구태여(개인적인 생각) 늑대인간의 비중을 늘린 것이 소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삼각관계를 위한 제이콥의 존재가 중요했을지 모른다하여도 말이다. 이클립스에서는 다행히 이전 뉴문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퀼렛 부족의 늑대인간의 전설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나와 자연스럽게 소설로 스며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에드워드의 뱀파이어와 제이콥의 늑대인간 무리가 힘을 합치게 된 결과 또한 만족스럽다. 허나 벨라의 행동이 사뭇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도 사실. 제이콥과 에드워드 사이에서의 고민이 그것인데, 머리로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에드워드를 우위에 둔 나로서는 감정이 상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늑대인간의 각인의 과정이 제이콥에게 나타나지 않았음에만 집중해보기로 한다. 벨라를 원하는 제이콥의 감정도 각인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테니까 말이다. 벨라의 뱀파이어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에드워드에 대한 사랑을 완성시키리라 기대해본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소설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또 하나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편이므로 이클립스를 읽고자 하는 사람은 트와일라잇부터 읽어야 함을 새삼 지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