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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평점 :
‘마지막 강의’ 동영상으로 세계를 감동시켰던 랜디 포시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결국 작고했다는 소식을 며칠 전 듣게 되었다. 늦게나마 책으로 그를 만날 수 있게 됨을 감사히 생각하는 지금이다. 처음 이 책을 처음 받아들고는 뒤표지의 사진 한 장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행복한 가장과 아이들의 모습이 슬픈 소식 뒤이기 때문인지 눈을 뗄 수 없었다. 결국 그 밑에 적힌 글귀를 읽고는 울고 말았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3376176411131.jpg)
호기심의 왕 딜런이 나와 함께한 추억들을 오래 기억하기를,
최고의 티거인 로건이 훗날 사교 클럽의 일인자가 되기를,
클로이가 자기와 사랑에 빠진 첫 번째 남자가 나라는 사실을 알고 커주기를......
췌장암 진단을 받고 난 후 마지막 강의를 한다고 했을 때에 부인 재이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랜디 자신도 확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역시 그는 교수였고,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아이들을 위해 남겨놓을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죽음이 아닌 삶에 관한 것들을.
“만약 내가 화가였다면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음악가였다면 작곡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강의를 하는 교수다. 그래서 강의를 했다.”
랜디 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한 시간에 그쳤지만, 이 책은 랜디의 일생과 마지막 남은 시간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담고 있다. 얼마나 시간에 쫓겼는지 카드결재가 두 번이 되었지만, 그냥 나올 정도다. 그러한 그가 이 책을 남기려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랜디의 태어남과 성장의 모습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개구쟁이 남자아이가 떠오른다. 특히나 랜디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앞으로의 아이들에게 있어,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자신이 누려왔던 황금 같던 시간들이 아이들 일생에서 사라질 것이 가슴 아프다.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것인지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83376176411132.jpg)
책의 전반은 랜디의 일생을 사진첩을 넘기듯 추억처럼 아름답게 구성하고 있다. 후반에는 남은 아이들에게 당부하고픈 말과 아울러 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남기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럿 당부의 말을 한 번에 쏟아내다 보니 나열식인 경우가 없지 않지만, 랜디의 일생에서 얻은 깨달음을 랜디의 일상과 함께 적고 있어, 그의 강의를 듣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미소가 떠오르는 글이다. 랜디의 글에는 그의 죽음이라는 현실과는 달리 삶이라는 글자가 떠오른다.
좋은 강의는 강의를 들은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서 널리 퍼지기도 하지만, 역시 직접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직접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의 마지막 강의를 읽어보자. 삶이 오늘과는 달리 매우 소중하게 다가옴을 느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 막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에 서 있는 것이다.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