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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도 놀란 맛의 비밀 - 5천 년을 이어온 맛의 신비
조기형 지음 / 지오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맛이란 누구나 체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 맛이 주는 의미와 역할은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맛이 주는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 p.10"
누구보다 먹는 것을 즐기는 나로서도 그것의 가치를 생각해 본적이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맛난 것을 탐하게 되면 스스로 죄의식을 느끼기조차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그러한 고민이 결국 맛이 주는 가치마저도 반감시키게 하였던 것은 아닌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일생 동안의 행복 시간을 합하여 보아도 맛이 만든 행복의 합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왜 그리 억누르고 살아야한단 말인가.
이 책의 구성은 상당히 독특하다. 소제목에 따른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다음 글과의 유기성이 약해 쉽게 읽힌다. 궁금한 점은 따로 살펴보아도 무방하다. 내가 주목해서 보았던 부분은 맛의 기준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부분이었는데,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얼마 전 지인들과 식사를 하던 도중 한 분이 고민이 생겼다고 걱정을 했었다. 폭식증이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색다른 음식이 급작스레 먹고 싶어진다고 했었는데, 아마도 몸에서 필요한 것이었는가 보다라고 답을 해 준 기억이 있다. 맞는 말인지도 모르고 한 대답이었는데, 이 책에 해답이 담겨 있었다. 몸은 맛으로서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데 부족해지는 영양분에 대해 먹고 싶은 욕망으로 불러내게 된단다. 가끔 갑작스레 신 과일이 먹고픈 이는 비타민C의 섭취가 덜하였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요즘 여자라고 한다면 너도 나도 없는 다이어트 열풍에 쉬이 휩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곧 중도 포기하게 되더라도 시도는 계속된다. 다이어트 한다고 먹는 행위에 대한 죄의식은 또 어떠한가. 잠자기 전처럼 편안한 자세에서 맛있게 먹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의견에 거부반응이 생길지도 모를 노릇이다. 허나 곰곰 되씹어 읽다보면 어느 정도 수긍을 할 수도 있다. 맛있게 먹는다고 해서 많이 먹게 되는 것이 아니고, 영양분만 채우는 식사는 체중을 감소시켜줄지는 모르지만 온몸의 윤기를 빼앗아 갈 수도 있음을 나이를 더 먹기 전에 인식해야 한다고. 건강은 맛있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생겨나는 행복한 충만함으로 인해 견고히 지켜질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맛에 대한 의미와 중요성은 알았다고 해도 개인 식습관에 맞는 개선책이 필요하다. 자신의 식사요령은 어떠한지 미리 생각해두고 읽어보면 좋은 식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에는 빨리 식사하는 것, 그로 인해 맛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는 것이 고쳐야 할 점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이유는 국물이었나 보다. 국물은 흔히 염분의 섭취를 과다하게 한다하여 지양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위장을 약하게 하고 영양분 섭취를 방해하기도 한다. 포만감이 금세 사라져 공복감을 가져오기도 하고 다른 음식의 맛을 덜하게 하는 국물의 섭취는 적을수록 맛을 느끼는 정도가 크다고 한다. 고려해 두어야겠다.
젊어 생긴 식습관은 고치기도 어렵거니와 건강을 해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고 했듯이 정성스럽게 담거나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서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나왔다 하더라도,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단다. 먹는 행위는 개인적인 것이다. 맛의 비밀은 적게 먹고 오래 씹는 행위임을 알았으니 내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노력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