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후의 인간 경영학
리 아오 지음, 강성애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읽은 연인 서태후를 떠올리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책의 내용과 같은 인물이지만 약간의 시선차이를 보인다. 전작이 서태후의 일대기를 조금 더 부드럽고 소설적으로 그렸다고나 할까. 이 책은 서태후의 일대기를 대부분 넣고 있지만 주제에 따라 몇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서태후의 인간 경영학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당대 그녀의 인간 경영의 원칙을 위주로 설명하고 있는 줄 알았던 예상은 빗나갔다. 큰 줄기로 본다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나, 역시 제목으로 내세운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덕분에 경영서적에 마음을 두지 않는 내게는 만족할 만한 책읽기가 되었다.

서태후라는 여인에 대한 평가는 양분되나 대부분 악랄하고 청조의 운명을 앞당긴 악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의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함풍제를 시작으로 해 동치제, 광서제를 거쳐 권력에 오르고 쥐락펴락한 세월 동안의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다. 가냘프고 여리던 그녀가 구중궁궐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권력을 잡고 휘두르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똑똑하고 재기 있는 여인네들이 궁으로 들어선 순간 변하는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이기도 했다.

그녀가 다수의 궁녀들 중에서 간택되고 태후의 자리에 오르고 나아가 최고 권력자에 오르게 된 데에는 여러 특기 중에서도 인재를 발탁하고 다스리는 재주가 으뜸이다. 신구 세력을 적절이 중용 하는 모습은 정조 대왕의 탕평이 떠오르기도 했다. 또한 한 번 기용하면 평생 자신의 곁에 두고 친애 하였는데, 신하의 충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기용된 신하들의 성향이 여럿이다보니 갈등과 대립이 있었지만 서태후는 이를 적절히 다스려 조화를 이루어 내었다고 한다. 서태후의 이러한 재주가 청의 재건을 위한 것이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주위에 뛰어난 인재를 두었고 막강한 권력을 두었지만, 권력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 그녀는 황제가 아닌 자신이 직접 정치를 장악하면서 내분의 불씨를 키워간다. 이는 서양 열강아래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재촉하고 만다.

이 책의 장점은 중국 근대사를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서태후 일인이 청조의 몰락 원인이 아니듯이 서태후를 다루기 위해서는 당대의 모습을 함께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서태후 개인의 업적과 과오를 평가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접할 수 있는 것도 큰 소득이다. 덕분에 이해하기 쉬운 역사공부의 시간이 되었다. 또한 서태후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 역사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인들을 설명하고 있어 그동안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인물들에 대한 궁금증도 풀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서태후가 청나라의 몰락을 가속화 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개인적인 권력욕에 취해 초래한 결과이니만큼 냉혹한 평가를 피해갈 수 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어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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