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
폴 인그램 지음, 홍성녕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하나의 세계라는 테마로 베이징 올림픽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성공의 이면에는 다수의 희생이라는 전제와 진정한 하나로의 숙제가 아직 남아있지만 말이다.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까지도 티베트의 독립운동은 치열하게 전개되어 전 세계 뉴스와 신문을 장식하고 있었는데 그 이전의 어떤 시기보다 더 많은 기사와 관심을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그때부터인가보다. 서점에 가보면 티베트에 관한 두꺼운 책을 찾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은. 한 민족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 때문에 책을 찾게 되었다. 그들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에서 유대인을 죽음으로 몰아대던 나치가 떠오르기도 했고, 캄보디아를 킬링필드라는 명사로 바꾸어 놓았던 폴 포트 시대를 떠올릴 수도 멀리 가지 않고 100여 년 전 우리 민족을 말살코자 했던 일제의 지독한 행위들이 떠오르기도 해 괴로웠다. 읽는 것으로도 힘에 부치는 사실들을 겪고 당해야하는 입장에서는 어떠할까.
이 책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티베트인들에 대한 중국의 만행을 믿을 수 있는 정보력에 의한 정보들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티베트의 독립운동이 그동안에도 지속되어 왔으며, 그들이 왜 독립을 원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될 만한 사실들을 폭로하고 있는 글이라고 볼 수 있다. 독립을 원하는 이유야 따질 수도 없는 것이지만, 대외적으로 이들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중요 자료가 될 것이다.
1949년 중국은 그 이전부터 지속적이던 공격에 더해 맹공격을 가한다. 티베트는 중국의 불가결한 일부이며, ‘반동적인 달라이 도당’과 외국의 ‘제국주의적’ 세력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이 의견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그동안 티베트는 중국과는 별도의 역사를 만들어온 독립국이었으며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불교문화는 티베트를 풍요롭게 하는 삶의 양식이었다. 제국주의를 물리치려한다는 주장에서는 코웃음을 치게 한다. 아무튼 이들의 이러한 주장은 결국 티베트를 공격했고 지배하고 만다. 이들의 공격은 지배이후부터 더 이상의 잔혹함을 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달라이 도당’이라고 표현했듯이 일체의 종교를 참을 수 없는 중국은 종교 인사들을 잡아가 구타와 고문 후에 살해한다. 그들의 안식처였던 사원은 철저히 파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겠다. 이러한 일은 현 중국의 책임전가로 인해 지목된 문화혁명의 4인방의 책임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 이전부터 진행되어온 중국의 의지였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들의 목표는 티베트 문화의 철저한 파괴였다. 문화는 인간이 만들어냄을 인식한다면 이들의 만행을 예상할 수도 있겠다. 티베트인들의 멸족이다. 살아있는 사람은 제거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며 태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결국 비위생과 중국인들이 퍼뜨린 질병에 의해 평균연령이 40세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죽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여자들은 임신9개월에 처해진 상황에서도 태아를 잃어야 했고 처녀일지라도 불임이라는 고통을 당해야했다.
『우리는 수술텐트 앞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많은 여자들의 울음소리와 절규를 들었고, 텐트 밖에 죽은 태아가 무더기로 쌓여가는 모습을 보았다. 무시무시한 냄새가 진동했다. 산아제한 팀은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중국인 여자는 건드리지 않았다. p.109』
일제의 우리 민족의 말살정책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듯이, 이들은 이름, 언어, 문화, 종교 모든 것을 잃었다. 그들의 소수민족 우대정책이라는 선전은 거짓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교육을 받지 못하는 티베트인들은 거지가 되거나 고된 노동으로 건강을 잃고 죽어간다. 이러한 고리는 되풀이 되어 무력감과 두려움을 심어 넣게 되어 정신이상이나 알코올 중독이라는 사회적인 문제점까지 유발한다. 실제로 중국은 가장 싸고 건강에 치명적인 술을 무한공급하고 있다. 또한 현재 티베트 자치주가 훨씬 많은 중국인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돌아보건대 자신의 민족을 제외한 민족을 지배하려는 야욕은 결국 자기파멸로 돌아설 수 있음을 기억한다. 진나라와 로마가 그러했고 영국이 그러했다. 일본 또한 마찬가지. 제국이 강할 때에는 식민지를 통해 번성하지만, 그 영화를 잊지 못하고 집착하다보면 결국 자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중국의 다양한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과 잔혹한 만행이 결국 자기 발등을 찧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