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기술
딘 R. 쿤츠 지음, 양혜윤 옮김 / 세시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그동안 추리소설을 즐겨하지 않았던 이유로 딘 쿤츠라는 유명 작가의 전작을 접할 수 없었다. 책 소개란을 보니 이 책을 덮는 순간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얼마나 뛰어난 작품 이길래? 하는 호기심과 책표지의 빨강색 제목과 쓰러진 여인의 모습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책을 읽는 것이 풍부한 상상의 즐거움을 동반하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읽는 동안 내내 그곳에서 그들을 목격한 목격자가 되어버린 듯한 착각이다. 지나친 세부묘사는 오히려 집중력을 분산시키기도 하는 개인적인 이유로 세밀 묘사는 없었지만, 그곳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긴장감이 넘치기도 했고, 분노를 하기도 함께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물론 안도감과 넘치는 애정까지.

황혼교단의 교모 그레이스는 어느 날 쇼핑센터의 작은 사내아이 조이를 악마로 규정짓는다. 공교롭게도 미혼모의 아들이었으며, 잠시 수녀원에서 생활한 적이 있어 개인적으로 신을 배신했다는 자책을 가진 크리스틴의 아들이었다. 교모 그레이스가 악마로 규정한 이상 황혼교단의 교인들은 악마 조이를 제거해야 했으며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기도 한다. 사립탐정 찰리를 고용하고 광신도들로부터 조이를 구하는 것이 소설의 큰 줄거리다.

문득 얼마 전 읽은 『살인자들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 책을 읽다가 내려놓고 말았는데, 인간의 잔악함 그리고 속죄의 무의미함 등 때문에 읽는 내내 읽지 못하고 또한 내려놓은 후에도 긴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이 책은 그와 어떠한 부분에서도 유사한 점을 찾긴 어렵다. 우선 제목의 “살인의 기술”에서의 살인에 대해서도 살인의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제목을 보고 떠올랐을 뿐이다. 그러나 비슷한 점은 있었다. 공포를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살인자들의 인터뷰에서는 은밀히 행해지는 밀실에서의 범죄행위가 지독한 공포를 유발하는데 비해 이 책의 광신교도들의 행위는 “통”하지 않는 사람과의 대면이라는 점에서 공포가 증폭되어 무력감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공포가 아닌 직설적이지만 단절된 상황에서 불러일으키는 공포는 절망적이다. 절망 속에서도 소설의 곳곳에 존재하는 엄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결국 희망을 꽃피우게 되어 만족스러운 결말을 이끌어 내고 있지만 말이다. 살인의 기술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흥미로운 소재와 소설의 빠른 전개는 재미있는 영화 한 편을 본 듯 만족스러운 기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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