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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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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ㅣ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평점 :
소설가 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1996년에는 100쇄를 찍기도 했고, 2008년 현재는 대학생들의 필독도서 목록에 반드시 포함된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우리 시대를 살고 있는 누구나 읽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허나 그 책의 내용을 단지 소설속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일까. 현식에서의 난장이들은 여전히 소외되었다. 이 땅의 소외된 난장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는 요즈음 더욱 뭇매를 맞고 있는 일간지 중 하나를 매일 구독한다. 하루 2개 이상을 읽고 비교 대조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1개로도 벅차다. 그리고 나는 대선이나 총선이 있을 때, 민주노동당을 지지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중산층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니 어느 색(정치적인 함의)이나 단체에 지지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 일반인이다.
이러한 일반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시각은 어떠했을까? 조세희 씨의 난쏘공은 침을 튀겨가며 좋은 책임을 알리려 하지만, 현실에서의 노동운동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이었다. 경제도 어려운데...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작년 여름을 한껏 달구다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우리에게 잊혀 진 이랜드 노동자들의 사연을 담았다. 왜 그들은 경제도 어려운데...라는 뭇 사람들의 원망이나 멸시를 견뎌가며 아직도 계속되는 투쟁 속에 있는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삶의 임계점에서도 포기하지 않는가?하는 물음에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 형식으로 짜여 져 있다.
그녀들은 외롭다. 밖으로의 싸움에서 힘이 부치는 현실 때문에, 또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는 가장으로서의 무력함 때문에 외롭다. 외로운 투쟁의 길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괴로운 그들의 이야기는 신문지상이나 뉴스로 보던 단체들의 아우성이 아닌, 내 엄마의 눈물을 보는 듯 마음이 아프다. 이들 대부분은 비정규직이기 전에 엄마다. 그들이 투쟁에 나선 것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배경과 맞물려 있다. 투쟁하지 않으면 삶이 무너질 것이므로.
『위치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말이요, 사실인 것 같아요. 자기 삶의 조건이나 계급적인 위치가 사고방식도 규정하는 거죠. p.179』
우리가 알고 있는 이랜드 조합원의 목적을 비정규직 철폐 = 정규직 전환이라는 간단한 공식으로 설명하려 한다면 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다. 다른 말로 고쳐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존권 보장이라고...이들이 더 많은 질시를 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때에 이들의 투쟁을 이용하고자 하는 다른 무리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책을 처음 읽기 시작 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그녀들의 소박한 꿈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