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미쳤다>를 리뷰해주세요.
스타는 미쳤다 - 성격장애와 매력에 대한 정신분석 리포트
보르빈 반델로 지음, 엄양선 옮김 / 지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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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소위 ‘스타’라고 말하는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 보도가 연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마치 신드롬처럼 자살이 번져나갔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그들이었기에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심정은 먹먹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요즘 10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의 하나가 연예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삶과 죽음은 사회적 파장이 크다. 대부분의 언론은 자살과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흥미위주로 이야기하기에 바빴다. 그렇다면 이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무엇때문일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머리에 등장하는 펑크 록 그룹인 섹스 피스톨스의 멤버인 시드 비셔스의 기행과 죽음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시드 비셔스의 이러한 증상은 성격장애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며, 성격장애를 불안 성격장애, 괴벽, 엉뚱한 장애, 극적, 감정적, 변덕스러운 장애로 나누고, 그 중에서도 극적, 감정적, 변덕스러운 장애를 중심으로, 자아도취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와 유명인의 관계에 주목한다.

클라우스 킨스키, 제니스 조플린, 마릴린 먼로, 다이애나 왕세자비, 마빈 게이, 에디트 피아프....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냥 스타가 아니라 시대를 뒤흔든 슈퍼스타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화려한 생활만큼이나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비정상적인 행동과 설명되어지지 않는 죽음으로 생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마릴린 먼로, 지미 핸드릭스. 엘비스 프레슬리, 그룹 도어스의 짐 모리슨, 그룹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 의해 타살인지, 자살인지 의견이 분분할 정도다.

지은이는 현대인들이 가진 대표적인 정신질환 중 가장 심각하고 치료하기 힘든 증상인 ‘경계성 성격장애’에 초점을 맞추어,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가진 일반인으로서는 스타들의 각종 기행과 죽음으로 치닫는 파국을 이해할 수 없지만, 정신병리학의 측면에서 보면 일관된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은 너무나 안일하고 편리한 설명이라고 일축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스타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이야기가 재생산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장애를 가진 많은 스타들은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해 성향과 각종 약물과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장애는 예술적 기쁨과 창작에 대한 ‘보상시스템’(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그 과정을 ‘승화’라고 표현했다)으로 작동하여 이들을 정상에 오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스타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은 대중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하루 아침에 자신들의 인기가 추락할 것을 두려워해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이러한 장애가 오히려 대중들의 호감을 얻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술가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인은 음악이나 연극에서 느끼는 기쁨과 재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천부적인 자질이나 세상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보상을 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쫒겨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유명해지는 데에는 대중들이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에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도 한 몫한다(본문 제163쪽 참조)”

스타들이 가진 성격장애에 집중하여 서술하다보니 자칫 스타들에 대해 안좋은 시선을 가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음인지 지은이는 “누군가 심리적 문제가 있음에도, 그리고 바로 그런 문제 때문에 뛰어난 예술가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하였다”고 책을 쓴 의도를 밝히고 있다. 지은이의 말처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어느 정도는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다만 스타들은 이런 성격장애를 적당히 조절하고 통제하여 자신만이 가진 남다른 매력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것이다. 

그들은 어릴적부터 정상적인 가정이라고보기 힘든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남들과 다른 성격을 형성하게 되었고, 이러한 성격장애는 일생동안 그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혀왔다. 하지만 그와 같은 험난한 역경을 극복하고 최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몇 배가 넘는 남모르는 노력과 땀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성격장애를 매력으로 승화시킨 남다른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것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스타들의 기행과 성격장애, 그리고 그들의 매력에 대해 정신분석적으로 접근하여 재미있게 서술하였습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스타에 관심이 있는 분들 모두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성격장애의 배후를 알게 되면 처음에는 설명할 수 없던 많은 현상들이 이해된다. 뇌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섹스와 마약과 로큰롤의 연결고리가 되는 신경체계를 찾을 수 있다. 뇌의 ‘보상시스템’을 면밀히 살펴보면 예술적 창작의 기쁨과 심리적 장애와의 관계도 분명해진다. 예술과 심리적 장애와의 연관성이 드러난다고 해서 음악가, 작가, 배우들을 폄하하거나 그들의 작품을 병적 심리의 표현으로 깎아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스타는 심리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아니 바로 그런 장애 때문에 뛰어난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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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세계대전사>를 리뷰해주세요.
1차세계대전사 (양장)
존 키건 지음, 조행복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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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아직도 지구 곳곳에는 전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다는 것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간에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전쟁은 그 자체로 끔찍한 일이다. 인간의 이성이 고도로 발달한 인간사회에서 이성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전쟁이다.

그런데 이 지구상에서 모든 나라가 전쟁의 참상에 자의적으로 또는 타의적으로 관여하게 된 세계대전이 2차례나 있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양차 세계대전 중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은 3,7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사상 유례없는 잔혹한 전쟁으로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간 최초의 세계전쟁이었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현대를 탄생시킨 중요한 전쟁이기도 했다.

지은이는 전쟁 발발부터 종전까지 연대기 순으로 총 10장에 걸쳐서 제1차 세계대전을 소개하고 있다. 1장, 2장에서는 19세기 후반기 유럽의 정치, 군사, 경제적 상황을 통해 제1차 세계대전이 발생하게 된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그 유명한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의 암살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4장 이하에서는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일어난 전투를 유럽 서부전선과 동부전선, 유럽 본토 이외의 열강의 식민지에서 벌어진 전투로 나누어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의 모든 것을 아주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두툼한 양장본을 받아보고는 그 무게감과 분량에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라며 잠시 멈칫했지만,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면서 그런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풍부한 각주와 당시의 상황을 담은 소중한 사진, 그리고 전쟁의 각 국면을 담은 지도 등은 책의 재미를 더해주며 책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었다. 전쟁사에 대한 책들에 으레히 등장하는 전술, 전략이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들의 지도력 등을 소개하는 이외에, 당시 참전한 군인들이 전장에서 겪었던 내용을 담은 목소리까지 실어서,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제1차 세계대전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사방의 어두운 포탄 구덩이에서 부상자들의 신음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통에 못 이겨 흐느끼는 가늘고 긴 신음소리와 절망감에 내지르는 비명이었다. 수십 명의 중상자들은 안전을 위해 새로이 난 포탄 구덩이 안으로 기어 들어가야만 했을 것이다. 무섭도록 자명했다. 그러나 이제 물이 차오르고 있었고, 움직일 힘이 없었던 그자들은 서서히 익사했다.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잔혹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팔과 다리가 잘린 채 동료들이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믿으며 누워 있는 [병사들의] 울음소리였다. 이들은 잉크처럼 새카만 어둠 속에서 죽은 자들 사이에 누워 외로이 끔찍한 죽음을 맞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던햄은 내 옆에서 조용히 훌쩍거렸고, 모두 비참한 울음소리에 측은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본서 제514,515쪽 참조)
 

제1차 세계대전도 이제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차츰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저 역사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로만 비쳐질 정도다. 제1차 세계대전이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종결되었으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쟁이 가지는 잔혹한 참상을 이해하고 현대를 숨쉬는 우리에게 있어 전쟁이 가지는 의미를 새겨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지금도 이 지구상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나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주는 무게감이 남다르다.

1998년 초판이 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책으로, 전쟁사와 현대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할 전쟁사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라고 한다. 그 말이 그저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케하는 책이었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제1차 세계대전을 아주 잘 정리해 두고 있어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는 이 한 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제1차 세계대전 - 폴그레이브 맥밀런 지도로 보는 세계전쟁사 1/매슈 휴스, 윌리엄 J. 필포트 저/생각의나무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 제1차 세계대전 1914-1918, KODEF 세계전쟁사 1/마이클 히키, 제프리 주크스, 피터 심킨스 저/플래닛미디어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제1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좋은 책이 될 것 같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사방의 어두운 포탄 구덩이에서 부상자들의 신음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통에 못 이겨 흐느끼는 가늘고 긴 신음소리와 절망감에 내지르는 비명이었다. 수십 명의 중상자들은 안전을 위해 새로이 난 포탄 구덩이 안으로 기어 들어가야만 했을 것이다. 무섭도록 자명했다. 그러나 이제 물이 차오르고 있었고, 움직일 힘이 없었던 그자들은 서서히 익사했다.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잔혹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팔과 다리가 잘린 채 동료들이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믿으며 누워 있는 [병사들의] 울음소리였다. 이들은 잉크처럼 새카만 어둠 속에서 죽은 자들 사이에 누워 외로이 끔찍한 죽음을 맞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던햄은 내 옆에서 조용히 훌쩍거렸고, 모두 비참한 울음소리에 측은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제514,5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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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화 순례
최준식 지음 / 소나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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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겨울 우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보 제1호 남대문을 화재로 소실하고 말았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남대문이 불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우리의 무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소잃고 외양간고친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제와서 고쳐본다고 남대문이 돌아오겠는가? 단지 예전의 모습을 복원한 복제품에 지나지 않는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환기시켜 주었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었다. 말만 국보니 보물이니 하면서 실제로는 그 내력이나 기원,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파리, 뉴욕, 도쿄 등 해외 유명 유적지에 대해서는 마치 큰 자랑이라도 되는 것처럼 해박한 지식을 뽐내면서도, 정작 자신의 나라 유적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웃지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외국인들도 한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의 문화를 섞은 문화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고, 또한 서울에 있는 문화유산을 둘러보더라도 제대로 알고 둘러보는 사람이 드문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지은이는 서울의 문화유산을 애정을 가지고 둘러보고 있다. 지은이는 문화유산을 둘러보면서 그 문화유산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체로 글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주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문화이자 모습”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지은이는 먼저 남산에 올라가서 서울을 내려다보면 서울이 어떤 원리에 의해 건설되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14세기 말 조선의 건국과 함께 우리 역사의 중심이 되어 현재까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대한민국의 수도로 자리잡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경복궁, 북촌, 창덕궁, 국사당, 종묘, 성균관, 조계사, 인사동을 차례대로 둘러본다. 창덕궁가 종묘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일 정도로 그 문화적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지은이는 지금까지 나온 서울의 문화유산에 대한 책들이 거의 대부분 마치 국사책처럼 쓰여진 점을 지적하고, 그 문화유산에서 살다간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보여주려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역사는 고대 유물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살아숨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점에서 지은이의 글쓰기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경복궁에서는 임금과 왕비들은 어떻게 생활했을까, 북촌에 모여산 양반들은 어떤 식으로 살았을까, 성균관 유생들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등 실제로 살아가는 그 속에서 몸담고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서울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한 곳인 홍대앞을 찾아간다. 지은이는 단순히 과거 문화유산만을 다루지 않고 현재 우리가 살아 숨쉬고 있는 서울의 모습도 담으려고 하였다. 지은이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 곁을 지켜온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소개하며 여태까지 우리가 모르고 지나쳐온 서울의 진정한 모습과 문화적인 아름다움을 들려주고 있다.

또한, 지은이는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해 소개하는 것 이외에 문화유산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경복궁에서는 그 곳에서 산 왕의 마음과 눈으로, 북촌에서는 조선시대 사대부의 마음과 눈으로, 창덕궁의 후원인 비원에서는 왕비의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제대로 된 문화유산 읽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접하고는 내가 이때까지 얼마만큼 우리의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언제 건립되고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와 같은 형식적인 것에만 치중했지, 그 문화유산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나 가치는 몰랐던 것이다. 이 한마디에 이 책의 모든 것이 담겨진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지은이는 더 이상 우리들의 민속신앙인 무교를 외면하지 말고,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종교의 하나인 무교를 개방적으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우리는 자의반 타의반 무교를 저급한 것으로 취급한 것이 맞다. 실제 우리의 모습을 억지로 감추려고 한 것이다. 무교를 잘 다듬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우리네 모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가슴아팠던 것은 일본에 의해 저질러진 우리네 문화유산에 대한 파괴행위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우리네 문화유산에 대한 또 다른 파괴행위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예 방치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애정을 가지고 우리의 뿌리를 찾아보는 여행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서울시에서는 경복궁의 본모습을 찾기 위한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 중이고, 불타버린 남대문에 대한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가기관에 의한 문화유산 지키기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 의한 문화지키기가 더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애정어린 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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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 State of Sieg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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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계엄령(Etat De Siege)"은 '뮤직박스'와 '제트','의문의 실종'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그리스 출신의 감독인 '코스타 가브라스'가 연출한 영화입니다.대충 그가 연출한 영화들의 필모그라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는 사회성짙은 메세지를 담은 영화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계엄령이라는 이 영화는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자행되는 미국의 '세계경찰행세'를 고발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어서 요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이라크문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영화는 한 남자의 죽음을 보여주면서 시작되는데  그는 남미의 개발도상국인 우루과이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개입의 일환으로 파견된 필립 마이클 산토레(이브 몽땅)로 브라질 영사 페르난도 캄포와 함께 일명 '투파마로스'로 불리는 우루과이 민족해방전선에 의해 납치되었던 것입니다. 영화 도입부에 경찰들의 분주한 모습과 대조되어서 보여지는 뭔가 터질것만같은 적막감을 감독은 아주 무미건조하게 떄로는 먼거리에서 때로는 근거리에서 카메라렌즈를 들이대면서 영화를 보는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추지 않도록 하고있습니다.

인질범들은 인질들을 신문하고 방송을 통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요일별로 보여줌으로써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합니다.이러한 기법은 영화의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는데 특히 길거리를 오가는 군인들과 이에 쫒기는 군중들을 먼거리에서 잡아 보여줌으로써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보여주는 것처럼 감독은 영화로부터 멀치감치 떨어져서 객관성을 우지하는 듯한 자세를 취합니다.

인질범들은 인질의 석방을 조건으로 정치범사면을 요구하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운동원들이 경찰에 의해서 체포되고 인질범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태에서 필립 마이클 산토레를 죽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처럼 간단한데 그러한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코스타 가브라스의 힘은 대단하다고 봅니다.어찌보면 굉장히 지루하고 따분한 영화가 될 수도 있는데 감독은 그러한 점을 감독 자신의 감정이 개입되기 보다는 카메라를 멀치감치 두고서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그 판단을 맡김으로써 영화에 대해 빠져들게 만듭니다.특히 필립 마이클 산토레역을 맡은 이브 몽땅의 연기는 보시지 않고서는 이야기 드릴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리얼합니다.감정이입을 극단적으로 자제하고 그의 특유의 냉소적인 태도는 초강대국인 미국 정보요원의  모습을 아주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마지막부분에서 자신의 죽음을 감지한 듯한 태도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압권입니다.

필립 마이클 산토레가 죽고나서 또 다른 미국 정보요원이 자신들의 가족과 함께 아주 단란한 모습으로 공항에 도착하며 이를 지켜보는 우루과이 인의 불안한 모습을 비쳐주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데 마지막의 아주 극단적인 장면은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를 그대로 함축한듯 합니다.

형식적으로는 다른 나라들을 돕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일이든 서슴치않고 개입하는 그들은 어쩌보면 양의 탈을 쓴 늑대인지도 모릅니다.한떄 이러한 남미의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제3세계이론'이라든지 '종속이론' 등이 발전하였는데 아직까지도 그러한 모습은 여러가지 형태로 변형되어서 남아잇는지도 모릅니다.

영화에서 국회의원이 자국내에 들어와잇는 수많은 미국 기관들이나 회사들을 언급하면서 자신들의 주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이나 이브 몽땅이 자신들은 공산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고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 인질범이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 없는 세상을 위해서 싸운다고 하는 장면에서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영화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음악을 맡은 '미키 데오도라키스'입니다 감독과 같은 그리스 출신으로 그리스의 민주화를 위해 저항해 온 경력을 가진 그의 음악은 영화의 의의를 더해주고 있습니다.그는 자신의 정치적인 행보로 인하여 자신의 음악도 민족적 정체성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그의 음악은 그리스의 전통악기인 '부주끼'와 전통음악인 '렘베티카'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이 영화에 쓰인 음악들은 칠레의 민중시인인 파블로 네루다의 작품인 "깐토 헤네랄(canto general;모든 이들을 위한 노래)을 오라토리오로 만든 '깐토 헤네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좀 오래된 영화이지만 영화에서 등장하는 상황이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강대국들에 의해서 자행되며 '세계화'를 추진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곳곳에서 강대국들에 의해서 자행되며 '세계화'를 추진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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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8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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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아이티 어린이들이 먹을게 없어 진흙으로 구운 쿠키를 과자라며 먹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지구 저 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도 마찬가지다.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일자리를 잃고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사람들, 그로 인해 가정은 파괴가 되고 아이들은 길거리로 내몰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실은 세계화라는 하나의 거대한 그물망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세계화’라는 말이 이제는 그다지 낯설지 않다. 김영삼 정부 시절 처음 우리에게 알려진 세계화는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그리고 현재의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 큰 광풍을 몰고 왔다. 김영삼 정부 시절, 세계화는 무한 자유 경쟁 사회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정도로만 이해하였으나, 그 이후 세계화는 자본이동의 자유화, 무역장벽의 철폐 등을 골자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모습을 띠면서 한미 FTA 등 우리에게 많은 경제적인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겉만 번지르르한 세계화는 실은 국제적으로는 다국적 기업과 선진국들, 그리고 국내적으로는 가진자들을 위한 자기네들의 잔치였다. 그 결과로 현재는 전세계적인 금융불안과 실물경기 위축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세계화는 우리 사회를 분열시켰으며 사회불안과 불신만을 양산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세계화가 무엇인지, 그 실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와 자료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는데, 최근 한미 FTA와 관련해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나마 세계화에 대한 실체가 조금씩 소개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힘든 내용과 전문적인 용어나 경제학적인 용어로 가득하였고 이데올로기적인 면을 강조하여 선뜻 다가가기 힘든 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되는 이 책은 그와 같은 난점을 극복하고자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배제하고 지은이들이 10년간 세계화와 개발정책에 관해 수집한 데이터와 방대한 자료들을 그래픽과 통계자료로 식량, 건강, 교육, 환경, 무역, 외채, 평화, 인권 등 14개의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각 주제에 대한 장황한 설명대신 간단한 소개와 사실에 근거한 그래픽, 통계, 시사 보고서 등으로 책을 읽는 이들이 그 이면에 감추어진 사실의 연관성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1%가 전 세계 재산 총액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인구 26억 명은 하루에 채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며(본서 제20쪽 참조), 매시간 유아 1,250명이 사망하고(개발도상국 어디엔가는 영양실조와 의료시설 부족으로 3초마다 아이가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 이산화탄소 330만 톤이 방출되며, 땅 630헥타르가 사라지고, 밀림 1,500헥타르가 벌목으로 사라지며, 식물 4종이 멸종되고 있다(본서 제30, 31, 154쪽 참조).” 라는 수치는 자못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내용들을 그래픽과 수치로 보여줄 뿐 책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세계화와 개발정책에 대한 사건과 그래픽 등 정보를 단순히 나열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지구촌 불평등의 모순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폭력, 인권 침해, 빈부 격차, 식량, 의료, 교육, 환경 문제 등 세계화의 참혹한 현실은 해당 국가와 그 주민들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나와도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공정무역 커피와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나 각종 소비조합이 생겨나고 있다. 어쩌면 작은 실천일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와 같이 내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작은 일들에서 실천을 하는 것이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과학이론인 ‘나비효과’가 일어나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내가 하루 하루 생활하는 과정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일들이 실제로는 세계화와 관련된 일이라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다. 더 나아가 그와 같은 일들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들을 일깨워 주려고 하는 것이다. 어쩌면 세계화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관심일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 중에서 내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이라도 실천을 해보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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