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미쳤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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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미쳤다 - 성격장애와 매력에 대한 정신분석 리포트
보르빈 반델로 지음, 엄양선 옮김 / 지안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소위 ‘스타’라고 말하는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 보도가 연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마치 신드롬처럼 자살이 번져나갔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그들이었기에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심정은 먹먹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요즘 10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의 하나가 연예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삶과 죽음은 사회적 파장이 크다. 대부분의 언론은 자살과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흥미위주로 이야기하기에 바빴다. 그렇다면 이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무엇때문일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머리에 등장하는 펑크 록 그룹인 섹스 피스톨스의 멤버인 시드 비셔스의 기행과 죽음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시드 비셔스의 이러한 증상은 성격장애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며, 성격장애를 불안 성격장애, 괴벽, 엉뚱한 장애, 극적, 감정적, 변덕스러운 장애로 나누고, 그 중에서도 극적, 감정적, 변덕스러운 장애를 중심으로, 자아도취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와 유명인의 관계에 주목한다.
클라우스 킨스키, 제니스 조플린, 마릴린 먼로, 다이애나 왕세자비, 마빈 게이, 에디트 피아프....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냥 스타가 아니라 시대를 뒤흔든 슈퍼스타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화려한 생활만큼이나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비정상적인 행동과 설명되어지지 않는 죽음으로 생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마릴린 먼로, 지미 핸드릭스. 엘비스 프레슬리, 그룹 도어스의 짐 모리슨, 그룹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 의해 타살인지, 자살인지 의견이 분분할 정도다.
지은이는 현대인들이 가진 대표적인 정신질환 중 가장 심각하고 치료하기 힘든 증상인 ‘경계성 성격장애’에 초점을 맞추어,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가진 일반인으로서는 스타들의 각종 기행과 죽음으로 치닫는 파국을 이해할 수 없지만, 정신병리학의 측면에서 보면 일관된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은 너무나 안일하고 편리한 설명이라고 일축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스타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이야기가 재생산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장애를 가진 많은 스타들은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해 성향과 각종 약물과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장애는 예술적 기쁨과 창작에 대한 ‘보상시스템’(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그 과정을 ‘승화’라고 표현했다)으로 작동하여 이들을 정상에 오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스타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은 대중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하루 아침에 자신들의 인기가 추락할 것을 두려워해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이러한 장애가 오히려 대중들의 호감을 얻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술가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인은 음악이나 연극에서 느끼는 기쁨과 재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술가들은 천부적인 자질이나 세상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보상을 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쫒겨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유명해지는 데에는 대중들이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에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도 한 몫한다(본문 제163쪽 참조)”
스타들이 가진 성격장애에 집중하여 서술하다보니 자칫 스타들에 대해 안좋은 시선을 가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음인지 지은이는 “누군가 심리적 문제가 있음에도, 그리고 바로 그런 문제 때문에 뛰어난 예술가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하였다”고 책을 쓴 의도를 밝히고 있다. 지은이의 말처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어느 정도는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다만 스타들은 이런 성격장애를 적당히 조절하고 통제하여 자신만이 가진 남다른 매력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것이다.
그들은 어릴적부터 정상적인 가정이라고보기 힘든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남들과 다른 성격을 형성하게 되었고, 이러한 성격장애는 일생동안 그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혀왔다. 하지만 그와 같은 험난한 역경을 극복하고 최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몇 배가 넘는 남모르는 노력과 땀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성격장애를 매력으로 승화시킨 남다른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것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스타들의 기행과 성격장애, 그리고 그들의 매력에 대해 정신분석적으로 접근하여 재미있게 서술하였습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스타에 관심이 있는 분들 모두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성격장애의 배후를 알게 되면 처음에는 설명할 수 없던 많은 현상들이 이해된다. 뇌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섹스와 마약과 로큰롤의 연결고리가 되는 신경체계를 찾을 수 있다. 뇌의 ‘보상시스템’을 면밀히 살펴보면 예술적 창작의 기쁨과 심리적 장애와의 관계도 분명해진다. 예술과 심리적 장애와의 연관성이 드러난다고 해서 음악가, 작가, 배우들을 폄하하거나 그들의 작품을 병적 심리의 표현으로 깎아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스타는 심리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아니 바로 그런 장애 때문에 뛰어난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10,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