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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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도 세계 도처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종교적인 이유로, 정치적인 이유로, 자원확보를 이유로, 그 명목도 가지가지다. 하지만 전쟁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피해야 한다.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아무런 이유없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쟁은 그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인류가 이 지구상에 살아 숨쉬는 한은 전쟁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너무 비관적인 생각인가.

오랜 역사를 가진 전쟁. 지금도 각국이 앞다투어 군비를 확장하고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각국은 자국의 안보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에 떠밀리고, 그 와중에 미국이 핵폭탄을 만들었다. 이 핵폭탄은 일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되어 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처럼 전쟁은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더 나아가서 그 나라 국민 개개인의 삶도 바꾸어 놓았다. 문학, 영화, 음악, 미술 등에서 전쟁이 단골 소재로 쓰이는 이유도 위에서 보는 것처럼 전쟁으로 자의와는 상관없이 바뀌어 버리는 인생과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참혹한 삶과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처럼 인류의 운명을 바꾸어버린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은 군사라고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9개 챕터에서 군사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물론 군사라는 의미 자체가 조금은 모호하게 들린다. 한국어로는 어감차이일 수 있지만, 군사라고 하면 육군, 공군, 해군, 특공대, 무기 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뤄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과 전쟁 등이 서로 혼재되어 있어 굳이 군사라고 제목을 붙일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전쟁의 내막, 군사도구, 특공대, 명장, 제2차 세계대전 시에 발생한 의문의 죽음, 스파이의 세계, 보물 등으로 나누어 군사가 함축하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군사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지은이의 글쓰기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거나 미스터리 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다. 지은이가 중국인이다보니 자국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인간의 본질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특질에 따라 인간을 호칭하는 것도 다양하다. 인간의 본질을 유희에 두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 경제적인 측면에 두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기술적인 면에 두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의 본질이 폭력이나 전쟁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이 책은 중국에서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이라는 시리즈로 출간된 책 중에서 ‘군사’를 다룬 책이다. 읽는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시리즈물의 특성상, 군사의 본질적인 모습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는 군사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우리의 흥미를 자극하는 면에 치중하고 있다.

지금도 어느 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어떠한 명목을 내걸어도 그건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은 아무런 목적도 없다. 전쟁 자체가 목적이다. 21세기에는 전쟁이 없는 세계가 되었으면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각종 전쟁이나 군사의 배경이나 연원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전쟁이나 군사의 실체를 맞이하게 된다. 인류의 역사에서 왜 그리도 많은 전쟁이 일어났는지를 안다면 우리는 이 지구를 좀 더 평화롭고 이상적인 사회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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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 - 두려움과 설레임 사이에서 길을 찾다
가야마 리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예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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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녀의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심지어는 결혼을 하지 않는 싱글 남녀들도 늘어나고 있다. TV와 신문 등 매스컴은 이런 현상에 대해 크게 보도하며 그 원인을 분석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진 것을 이유로 드는 견해도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견해도 있고, 이런 저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는 등, 여러 가지 견해가 나오고 있다. 대체적으로 사회적인 요인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결혼한 기혼 남녀의 대부분은 결혼을 빨리 하지말고 되도록 즐기다가 결혼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결혼해서 좋다고 하는 사람보다 힘들고 괴롭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아무래도 혼자일 때보다 힘든 건 당연한 일일거다. 이런 분위기에서 남성이나 여성이나 결혼을 앞두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일단 결혼을 하면 육아문제, 살림살이, 그리고 요즘은 직장문제까지. 여성이 챙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불안해 할만하다.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이든 아니면 결혼을 꺼리는 사람이든 결혼에 대해서는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책은 그와 같은 결혼에 대해 여성들이 느끼는 점을 심리학적인 입장에서 살펴보고 있다.

지은이는 정신과 의사 출신으로 현재 독신녀다. 임상적인 경험과 자신의 체험한 것 등을 통해 여성들이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심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물론 지은이는 결혼이 나쁘다거나, 좋다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은이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의 불안 심리뿐만 아니라 결혼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우울증, 결혼을 가로막는 장애요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결혼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에 대해 예전과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고찰하고 있다.

책은 총 9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분량도 적당하고 지은이가 겪은 내용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읽기에도 편하고 쉽다.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여성들에게 결혼을 강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다는 보도를 연일하는 매스컴의 행태는 그 단적인 예 중의 하나다. 물론 결혼하지 않고 싱글로 살아가는 여성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은이는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이건 개인의 선택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비난이나 고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하고, 자신만의 일이나 직업을 준비하라고 한다. 아주 현실적인 충고다.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결혼이 이 책의 주제라기 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자세와 그로 인한 문제는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여성으로 거듭나기를 당부하는 책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의 주체가 여성이다보니 남성인 내 입장에서는 이 책에 서술된 내용이 완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아마 여성이었다면 책에 소개된 내용들이 많이 공감이 갈 수 있는 내용이었을지도 모른다. 결혼에 대해 여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흥미로운 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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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혼의 자유를 許하라
    from 날아라! 도야지 2009-11-01 22:41 
    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 지은이 가야마 리카 상세보기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40대 이상 성인들에게는 낯익은 가족계획 구호들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최고의 가치였던 개발시대 높은 출산율은 국가 경쟁력 약화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가족계획이 지나치게 실천되어서일까? 2000년대 들어와서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라는 기존과는 정반대의 구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책쟁이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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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출퇴근 시간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잠시 손에서 놓았던 책을 들게 되었다. 이전에는 직접 운전을 하여 출퇴근을 했기 때문에 책을 읽기 보다는 주로 음악을 들었다.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은 다음에는 책을 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의외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책을 읽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왜 사람들이 책에 빠져드는지를 어느 정도는 실감을 할 수 있었다.

이제는 계획을 짜서 읽고 싶은 책을 정해놓고 책을 읽을 정도로 나름대로의 독서 계획도 세우게 되었다. 틈이 나면 서점으로 책순례도 다니고, 절판되어 없는 책을 구하기 위해 헌책방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책이 내 생활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제는 책을 안 읽으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나름 책을 읽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펼쳐보면서 나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

이 책에 소개되는 사람들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책에 미친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추억의 만화를 찾아 헌책방을 헤매다 만화편집자가 된 만화 마니아 박지수, 28년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내고 북카페를 차린 김종헌, 25년 동안 모아온 10만여 점의 고서를 위해 책 박물관을 열었다가 빚잔치를 벌인 여승구, 독서동아리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난 현대판 나무꾼 김태석, 교회 안에 도서관을 만들어 지역민들에게 제공한 김종대, 불문학 교수로 정년 퇴임 후 명예교수직을 마다하고 간다라 불교 연구에 뛰어든 민희식 등 28인의 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언뜻 보더라도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은이는 ‘꿈꾸는 자들의 책, 사람을 읽다 책을 읽다, 배움의 즐거움, 진리를 찾아서, 사회를 생각한다’ 라는 제목하에 총 5부에 걸쳐 우리 시대의 책쟁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결같이 그들의 삶에서는 치열한 열정을 읽을 수 있다. 단순히 책을 좋아한다는 차원을 넘어 책을 통해 자신과 이 사회를 바라보고 내 주위를 살피는 따뜻한 시선이 묻어나온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마치 모 방송국에서 방송하는 ‘인간극장’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회사원, 우체국장, 한의사, 목재상, 논술강사, 학자 등 직업도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책에 대한 이야기는 더 와닿는 것 같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라는 진부한 질문과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논의의 주제가 될 수 없다.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그리고 책을 읽고 내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하는 것들이 이제 논의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 소개되는 사람들의 서재에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자신들만의 비밀 서재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여 준다.

책에는 부록으로 책 수집 요령이라든지 자신들이 소장한 책 목록, 그리고 독서 방법 등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내용인 것 같다. 요즘 책읽기와 관련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다지 도움이 될만한 책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책에 소개된 내용들이 더 유용한 것 같다. 한 사람이 쓴 책읽기에 관한 책보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닦은 자신들만의 내공을 전해주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웃 일본이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책을 많이 안 읽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잘못된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와 비주얼에 강조되는 현재의 시대적 흐름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이제 너무 안일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책을 통해 나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이 세계와 호흡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경험은 책을 읽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하나의 특권아닌 특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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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재즈가 생각난다. 재즈는 더운 여름보다는 가을이나 겨울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내게 있어 재즈는 가을이나 겨울이다. 가을의 문턱에서 재즈의 백전노장 조지 벤슨이 돌아왔다.  

한때 국내에서 재즈가 엄청난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모 드라마의 영향이 큰 점도 있었지만 당시까지 재즈가 우리에게 많이 생소한 장르의 음악이었기 때문에 순간적인 관심이 폭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관심은 오래 못가는 법인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 반짝하더니만 재즈는 우리들의 시야를 벗어나 버렸다. 

이런 문화적인 현상을 두고 음악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을 탓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들을 탓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협소한 국내음악 시장의 여건과 왜곡된 음악 산업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럴때 항상 비교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이 이웃 나라인 일본이다. 나는 일본과 미국을 우리의 비교대상으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비슷비슷한 경제환경과 사회환경을 가진 나라를 비교대상으로 삼아야 하는데 너무 앞서가는 나라들을 비교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깝다보니 일본은 자주 우리의 비교대상으로 등장한다. 

일본은 다양한 음악 장르의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재즈에 있어서는 강국 중의 강국이다. 외국의 유명 뮤지션들이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음반을 내기도 하고 일본인들이 외국 뮤지션을 발굴해서 일본에서 음반을 출시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이는 영화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서구에서 발매도 되지 않은 사운드트랙을 일본에서만 발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화적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감이 잘 안온다. 

일본인들은 집요할 정도로 자신들의 관심 분야에 파고들어가는 것 같다. 이런 점들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재즈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 버렸다. 다시 재즈 이야기로 돌아오면, 우리나라는 다양한 음악장르를 실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뮤지션들이 자구책으로 홍대에서 인디음악을 하며 하나의 트랜드를 만들어 낸 것은 좋은 시도다. 하지만 인디 음악도 주로 펑크를 위주로 하다보니 재즈라는 음악이 설 만한 곳은 잘 없다. 

요즘 텔레비젼을 틀어보면 모두 같은 춤에 같은 느낌의 노래에 언제나 등장하는 가수들 뿐이다.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문화적인 획일성을 불러 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불러온다.  

가을이다. 한 번쯤 재즈를 접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물론 재즈가 아니더라도 좋다. 뉴 에이지, 클래식, 월드 뮤직 등 평소 자주 들을 수 없는 음악을 들어보면 내 귀가 모처럼 호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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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9일.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날도 아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날이다. 비틀즈가 출시한 전(全) 음반들이 새롭게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디지팩으로 출시되었다. 시디라는 매체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mp3가 대세인 요즘 그것도 새로운 음반이 아닌 예전의 음반을 다시 출시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일반적인 우려를 깨고 비틀즈의 음반은 의외로 선전을 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비틀즈 음반을 가지고 있는 나도 혹해서 몇 장 구입했다. 같은 노래를 담은 시디를 또 구입한다는 것은 그들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일 수도 있다.보드리야르가 현대 사회의 소비행태는 개인의 욕망을 과시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을 하고 있지만, 비틀즈 음반을 새로 구입하는 소비행태는 그런 물신적인 면으로 접근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한다. 

 

 

 

 

비틀즈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는 그들의 노래에서 묻어나는 추억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특히 음악이나 영화는 그 작품이 가지는 강한 작품성이나 오락성도 중요하지만 그 문화를 같이 소비하고 호흡한 동시대를 추억하는 강한 매개체가 된다.  

21세기로 접어든 지금. 음악이나 영화 등에 불어닥치는 복고 열풍은 그와 같은 트랜드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이 전부 8,90년대를 호흡한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8,90년대의 풍경이 우리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비틀즈는 그 시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연령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특이하다. 그만큼 그들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는 매력적인 측면이 있다. 오늘도 아마 지구라는 별 어느 곳에서는 그들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을 것이다.  

  

 

 

 

 

 점점 모든 것이 정보화되어가고 소프트웨어를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별의미가 없어져 가는 사회가 도래하는 것 같다. 제러미 리프킨이 이야기한 것처럼 소유가 종말을 고하는 시대가 오는 것인가. 모든 음악은 컴퓨터를 통해 다운을 받고 음악 파일을 구매한다. 손으로 감지되는 물건이 오고가는 것이 아니다. 점점 우리들의 감각은 무뎌져가고 있다. 큼지막한 레코드 판을 만지고 닦고 할때 손으로 전해져오는 촉감과 코로 호흡하는 그 냄새는 이제 더 이상 공유할 수 없는 추억이 되어가고 있다. 

누군든지 잊혀져가는 것에 대해서는 가치를 크게 두기 마련이다. 지금 세대들은 오히려 mp3가 더 편하고 매력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편하고 쉽게 음악을 구입할 수 있고 품절이 될리도 없다.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세대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개인적인 넋두리일 뿐이다. 시대는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자체밖에 없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변화의 정도와 세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요즘 느리게 살기 운동이라든지 과학의 급속한 발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이기(利器)의 이면에 드리워진 다른 면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음악들은 숙성이 되지 않은 느낌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 맞추기 위해 4분 아니 1,2 분 사이에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하면 나오자 마자 사장되고 마는 일이 발생한다. 그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사회가 점점 기계화되어가고 대기업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매체를 팔아주는 소비자로 전락하고 또 새로운 매체가 나오면 거기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만들어가야 하는 안타까운 신세가 되어 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mp3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대를 제외한 나머지 사운드는 전부 소거해버리고, 깔끔하고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그 이상의 음질은 느낄 수 없다. 물론 시디가 나올때도 마찬가지의 이야기가 있었다. 기술이 발전하면 그런 단점은 조만간 극복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지 기기를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이 기기를 장만했다가 또 다른 기기를 장만해야 하는 일을 반복하다보면 이게 제대로 된 일인지 의문이 든다. 좀 더 나은 음질, 좀 더 나은 화질을 바라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 음악이 가지는 나와의 고리만 제대로 연결되어 있다면 기술적인 부분은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예전에는 레코드테이프에도 음악을 녹음해서 들으며 희열을 느끼곤 했으니 말이다.  

 

 

 

 

  

비틀즈의 음반이 발매되면서 주절주절 개인적인 불만만 이야기한 것같다. ^^ 여하튼 척박한 음반시장에 상큼한 바람을 불어넣어 준 그들의 음반 발매 소식은 오랜 동안 침체되어 온 팝음반 시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생각같아서는 모든 앨범을 구입하고 싶지만 있는 음반을 다시 구입한다는 것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음반인 Help, A Hard ays Night 두 장을 구입했다. 개인적으로 영화음악을 좋아하고 나머지 음반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이 두 장의 앨범은 리처드 레스터(이 감독은 차세대 감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재능에 비해 너무 빨리 우리들에게서 잊혀진 것 같다)가 비틀즈를 주인공으로 해서 만든 두 편의 동명의 다큐멘터리 사운드트랙이기도 하다. 디지팩으로 깔끔하게 처리된 음반은 또 다른 느낌이다. 동시대를 호흡했던 뮤지션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버리면 안타깝기도 하고 추억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느낌인데, 이들의 음악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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