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의 웹 2.0 기획론 - 강력한 웹 2.0 서비스를 만드는 13개의 키워드
정유진 지음 / 한빛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오늘자 동아일보 조간신문 톱기사는 올해 대선에서 UCC(User Created Contents)가 대단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 모르게 어느새 우리들 속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UCC라는 신조어는 단어 자체는 잘 모르지만, 생산자들이 만든 컨텐츠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만든 컨텐츠라는 것은 감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2006년 한해의 인물로 꼽은 것은 “You"다. 바로 UCC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만큼 UCC가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YouTube나 위키피디아 같은 사이트는 우리들의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제껏 생산자의 제공에 의한 일방적인 받아들이기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컨텐츠로 제작하고 배포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많은 다양한 생각과 사고가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웹의 화두인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저작원 침해라는 문제가 불씨로 남아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소비자 중심의 컨텐츠를, 생산자 중심의 컨텐츠를 웹 1.0 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웹 2.0이라고 부른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제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웹 2.0 서비스는 각종 포털 사이트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컨텐츠가 풍부하지도 않고 몇몇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생각만큼 활발하지는 않다.


지은이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두꺼운 책만큼이나 다양한 사진과 그림, 그리고 글들은 현재 웹 서비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망라하고 있다. 웹 2.0에 대한 사회학적인 측면은 논외로 하고 주로 기술적인 면에 치중하고 있는데, 여태껏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들이 명확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많은 내용들로 인해 책읽는 재미가 남달랐다.


지은이는 13장에 걸쳐 데이터의 정의, RSS, API, 매쉬업, 애플리케이션 등 요즘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들을 다양한 그림과 도표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각 장의 마지막에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을 언급하고 있다.


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개념들을 실례를 들어가며 그림과 도표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각종 사이트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거라고 본다.


비록 기술적인 면에 치중하는 면은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기술적인 면도 최종적으로는 “사용자에 의한 데이트의 생산 유도와 소셜화 그리고 관계맺기” 라는 것에서 알 수 있다시피 최종적으로 웹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제일 우선시하고 있다. 웹 서비스라는 기술도 이를 이용하는 인간을 우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웹 2.0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건전한 컨텐츠의 운영과 공유, 즉 필터링 내지는 어뷰즈의 남용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각 서비스의 관계맺기가 아닐까 한다. 기술적인 접근이 주가 되어 사회학적인 부분이나 법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현재진행형인 웹 2.0 서비스를 알 수 있게 되어 반가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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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1-13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완전 쌩초보자가 보기에도 괜찮은가요?

이매지 2007-01-13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그래도 요새 웹 2.0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 읽어보고 싶던데^^

키노 2007-01-1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저두 완전 쌩초보인데요 뭘^^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겁니다. 일단 책 좌측에 연관된 단어와 관련한 책페이지를 적어두어 궁금하면 찿아가면서 보면 되는데 한번 읽어서는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API, UI,애플리케이션 등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만 가지고 잇으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재미있어요. 지금 뜨거운 감자인 중복리뷰와 관련하여 정보의 공유와 인간관계를 모토로 하고 있는 웹 2.0이 시사하는 바가 클겁니다. 아프락사스님 수고 많으십니다^^;;

이매지님/ 이책은 인문학과 법학적인 접근은 없습니다. 웹 2.0서비스의 활용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마늘빵 2007-01-1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노님 저도 그래서 관심갖는거에요. 그런것과 관련해서 더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줄 수 있을거 같아서요. 그런거 아니면 컴퓨터 이론/실용서는 아 너무 어려워요. 흠 보관함에 넣어놔야겠습니다.

faai 2007-01-1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정말로 위키피디아가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을까요. 물론 미국에서는 그렇겠죠. 하지만 아직도 '안으로 쌓기' 전략에만 치중하고 있는 네x버 등 국내 포탈들을 보고 있노라면 국내에서 UCC의 활성화는 아직도 요원한 일일 듯싶습니다.

기술적인 접근에 실망하셨다면 <검색2.0 : 발견의 진화>라는 책을 읽어보세요. 저도 지금 읽는 중인데 여러 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더군요.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몰라도 읽는 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키노 2007-01-15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을 느끼며님/반갑습니다용^^ 님이 추천하는 책을 한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
정준호 지음 / 삼우반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작년 출판계에서는 무슨 유행이라도 되듯이  “교양”에 대한 책들을 많이 출간하였다.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되어 한권 또는 두권 정도에 걸쳐 다양한 내용들을 실어 두어서 교양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엠파스 국어사전에 의하면 교양이란 “사회생활이나 학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행과 문화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그런 교양에 목말라하는 이가 바로 이 책을 썼다. 지은이가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 코리아'의「비하인드 더 뮤직」과「마스터 워크」에 연재했던 글들을 한권으로 책으로 엮은 것인데, 음악과 문학, 미술, 영화를 넘나드는 지은이의 해박한 지식에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한다.


대표적으로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이야기 하면서,  킬 고어 중령의 헬리콥터 부대가 바귀너의 ‘발퀴레의 출동’을 배경으로 공습을 하는 장면을 언급하는 것이나, 윌러드가 커츠를  ?아갔을 때 스크린에 등장하는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와 제시 웨스턴의 ‘제식으로부터의 로망스’를 소개하는 것이나, ‘황금가지’라는 책을 타고서 페터 브뤼겔이 그린 ‘사육제와 수난절 사이의 싸움’을 소개하는 등으로 지은이는 이리저리 줄타기를 하면서 다양하게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나위어져 있는데, 제1부 ‘신화와 성서’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음악과 그에 관련된 믄학작품을,  제2부 ‘세상의 노래’에서는 예술 장르 간의 영향관계를, 제3부 ‘파우스트의 편력’에서는 음악과 문학 작품에 묘사된 성장통을, 제4부 ‘사랑의 변주곡’에서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각 실어 두고 있다. 즉 위와 같은 소재를 중심으로 음악과 문학, 미술 등이 상호 영향을 주며 서로 발전해 온 것이라 하겠다.


이 책의 제목인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는 18세기 작곡가 살리에리(영화 모차르트에 등장하는 그 살리에리)의 오페라 “음악이 첫째, 말은 둘째”로부터 빌려 온 것으로, ‘음악’과 ‘대본 또는 가사’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문제로서, “시는 그 자체로 완벽해서 다른 예술이 끼어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시인과 “무릇 문학이란 음악의 옷을 입고서야 진정한 예술가로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 작곡가가 대립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논의와는 상관없이 각각의 장르의 소통과 융화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괴테, 실러에 대한 이야기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내용 자체가 중복되거나 소재의 대상 폭이 한정되어 있다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음악과 문학 등의 상관관계를 끼워 맞추려고 하다보니 억지스러운 면도 있고, 각 내용간의 연관관계가 그다지 매끄럽지 못한 면도 있으며, 어떤 글들은 이야기의 소재를 벗어나 너무 길게 늘어지는 경향도 있어서 이야기의 강약 조절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은이는 교양인이 되고 싶어서 예술분야에 대한 직업을 가지고 그런 쪽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하지만, 이 글 자체가 과연 교양에 대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가 있지만, 일단 글자체가 가지는 독자들에 대한 흡입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편이다. 이는 지은이가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데 있어서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괴테나 그리스 로마 신화, 클래식을 전체적으로 조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무척 부담이 가는 책이 될 수도 있다.


교양이라는 것을 남에게 강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자기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남들보다 몇 가지 더 안다고 교양인이 되는 되는 것도 아니고 보며, 현대에서의 교양은 지식 위주의 자기만족적인 측면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지은이의 시도는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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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브릿팝 앨범'이라 하면 통상 스톤 로지스(Stone Roses)의 89년작 가 꼽히는데 90년대를 대표하는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Oasis)의 노앨 갤러거(Noel Gallagher / 기타, 보컬)는 라스(The La's)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 (90)와 스웨이드(Suede)의 (93), 그리고 자신들의 데뷔작 (94)를 브릿팝의 시작이라고 '뻔뻔하게' 밝힌 바 있다. 반면 저널리스트 존 해리스(John Harris)는 블러(Blur)의 싱글 'Popscene'과 스웨이드의 싱글 'The Drowners'가 발매되었던 92년을 브릿팝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누구 말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브릿팝의 시작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 사이라는 결론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이후 브릿팝의 발전 과정은 2000년을 6년 보낸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며 그 아성은(국내에서만 보더라도) 90년대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브릿팝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된 시점이지만, 그것이 메이저 음악계에서 시장성을 띤 개념으로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90년대 초반, 미국 얼터너티브 음악에 대한 반작용으로 영국의 음악씬이 장르적으로 보다 분명해지는 과정을 밟으면서부터다.

이 시기 영국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빠른 속도로 취합해가던 두 세력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블러, 나머지 하나는 오아시스였다. 이들은 당시 신세대 밴드로서 각각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해가고 있었는데, 얼터너티브의 공격 앞에 절치부심하던 영국언론이 이들에게 라이벌 구도를 적용, 이슈화시킴으로써 '브릿팝'의 이름이 갖가지 논쟁과 함께 세계 음악 팬들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심지가 촉발되면서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생소하다 싶을 정도의 '브릿팝' 뮤지션들도 어느 새 지구 반대편 한국 오프라인 잡지의 커버를 장식할 정도가 되었고, 블러와 오아시스의 선후배들이 그렇게 속속들이 소개되면서 브릿팝은 마침내 오늘의 위치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브릿팝 하면 흔히 '맨체스터 씬'이 빠지지 않는데, 그 이유는 오아시스의 연고지가 그곳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스미스(The Smiths)와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라는 거물 밴드가 음악적으로 먼저 큰 족적을 찍어두었기 때문이었다.

모리세이(Morrissey)와 자니 마(Johnny Marr)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 스미스는 음악적인 영향력에 있어서만큼은 가히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밴드로, 섬세하면서도 음울한 음악, 낭만적이면서도 충동적인 가사로 80년대 영국 젊은이들의 정신적인 지주로 군림하였다.

한편 같은 맨체스터 출신의 스톤 로지스는 1989년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을 발매하며 순식간에 전 영국을 경악케 했는데, '맨체스터 사운드'의 양식을 확립했다는 극찬을 받은 이 앨범은 그러나 비틀즈의 환영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음으로서 향후 브릿팝의 장르적 도그마가 어떤 식으로 불거질 것인가를 의미심장하게 가르쳐주었다.

블러 및 오아시스와 동세대로 분류되는 브릿팝 뮤지션 집단으로는 스웨이드(Suede), 매닉 스트릿 프리쳐스(Manic Street Preachers), 라디오헤드(Radiohead), 펄프(Pulp) 등이 대표급으로 거론된다. 스웨이드는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글램락적 전통 위에 관능적인 퇴폐미를 덧씌워 브릿팝의 범위를 넓혔고, 매닉 스트릿 프리쳐스는 영국 밴드답지 않은 직선적이고 현란란 연주력, 그리고 '골수 사회주의 사상 피력'으로 팬과 미디어의 관심을 끌었다.

데뷔시절 평범한 모던록 밴드로만 그칠 것으로 예상되었던 라디오헤드는 어느 순간 블러와 오아시는 물론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까지 능가하는 압도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였고 펄프는 팝과 그루브, 슈게이징을 효과적으로 짜 맞추는 방법론으로 현재까지도 후배 밴드들에게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 2000년대 중반으로 이르면서 브릿팝의 패권은 콜드플레이(Coldplay)와 뮤즈(Muse)를 중심으로 한 신세대 밴드들에게 이양되었다. 피아노 사운드를 적극 수용, 브릿팝의 이름에 기품과 절제미를 더했던 콜드플레이는 밴드의 프론트맨이 헐리웃의 여왕을 아내로 맞을 만큼 그 명성을 천하에 떨쳤고 '음악의 요정(Muse)'은 내부로 침잠하는 비감의 극치를 선보이며 순식간에 라디오헤드의 아성을 위협해갔다.

이 외에도 2000년대의 브릿팝 씬은 카이저 칩스(Kaiser Chiefs),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 등 젊음과 음악성을 두루 갖춘 뮤지션들을 연이어 배출해 해당 장르가 생겨난 이래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 음악 포털 사이트 도시락(www.dosirak.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글 / 브릿팝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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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벽촌이라고 할 미주리에서 태어난 팻 매스니는 마이애미 대학에 기타 연주 전공으로 입학하여 1학기를 마치자 마자 강사로 초빙될 정도로 어려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21세이던 1975년에 게리 버튼의 밴드 멤버로 재즈 씬에 발을 들여 놓았고 곧 이어 베이시스트 자코 파스토리우스와 함께 기념비적인 데뷔 앨범 [Bright Size Life]를 발표하게 된다. 이후 현재까지 30여 년간 수십 장의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담은 앨범을 발표하며 재즈 아티스트로는 유례 없는 히트와 대중적 지지를 얻어 왔다. 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어디에서든 수천 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채워 넣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재즈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그가 이처럼 큰 성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자유분방한 그의 음악적 행보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분명 재즈 전통에 입각하여 공부하고 연주 활동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거쳐온 길은 언제나 정통 재즈에서는 조금씩 벗어나 있었다. 세월이 변하면서 새로운 앨범을 내 놓을 때 마다 과거와는 다른 음악을 끊임없이 선보여 온 것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 나온 그가 발표한 앨범들에는 시대에 따라 포크에 가까운 어쿠스틱 재즈에서부터 뉴 에이지와 록, 또 팝적인 가벼움은 물론 매우 실험적인 프리 재즈, 정통 스탠다드 재즈 연주 등 온갖 음악 스타일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스타일의 다양함만으로 그처럼 큰 성공을 이끌거나 대중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유사한 활동을 해 온 퓨전 재즈 계열의 연주자들이 많이 있음에도 팻 매스니가 독보적인 영역을 구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독보적인 멜로디와 감성이다.

 
시전통적으로 재즈는 지적인 음악에 속한다. 빌리 할리데이나 쳇 베이커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한다면 재즈의 역사는 진하고 격렬한 감성의 표출보다는 화음과 리듬의 복잡성을 추구하는 쪽에 맞춰져 있었다. 재즈에 감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미묘하게 숨겨져 있어서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는 재즈의 중요한 특성이지만, 한편 재즈가 발전하면 할 수록 대중성이 떨어지는 요인으로도 작용해 왔다. 재즈를 듣고 이해하거나 즐기기 위해서는 다소나마 훈련된 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팻 매스니는 이탈리아계 특유의 속칭 '귀에 감기는' 멜로디를 무기로 일반적인 재즈에 비해 훨씬 감성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그와 동시대에 활동한 퓨전 재즈 아티스트들은 많지만 그들이 정통 재즈보다 더 복잡하거나 혹은 단순하더라도 차갑고 도시적인 음악을 추구할 때 팻 매스니는 세련되면서도 좀 더 인간 본연의 감정에 호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런 점은 작곡과 연주 스타일에서 동시에 나타난다. 팻 매스니의 작품들 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곡 중 하나인 'Are You Going with Me'에서 그는 기존 재즈곡에 비해 단순화된 멜로디와 함께, 감정을 고조시켜 폭발하도록 하는 전형적인 록 기타의 어법을 따르고 있다. 한편 'Letter from Home'이나 'James' 등에서는 도시적 세련미와 목가적인 단순성이 교묘하게 결합된 조용하고도 차분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전혀 다른 형식의 곡들이라도 재즈적 지성보다 촉촉한 감성에 호소하는 음악이라는 면에서 공통점을 갖는 셈이다.

결국 팻 매스니의 인기와 성공은 재즈를 위해 훈련되지 않은 귀로도 듣고 느낄 수 있는 음악의 보편성을 추구한 데에 그 비결이 있다. 그래서 그의 팬 층 역시 재즈 애호가들에 국한되지 않으며, 다양한 직업과 성향을 가진 성인 층에 골고루 퍼져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다.

 
그러나 이런 그의 스타일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자신의 재능을 보다 정통적인 재즈 어법의 발전에 쏟지 않고 상업적인 방향만 추구한다는 것인데, 주로 골수 재즈 팬들이나 평론가 쪽에서 나오는 비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팻 매스니는 진지한 아티스트라기 보다는 거의 팝 스타에 가까운 존재다.

비슷한 맥락에서 일부 재즈 아티스트들은 팻 매스니의 연주에 재즈적 실험성이 결여되어 있거나, 때로 테크닉에 너무 의존한다는 지적을 내 놓기도 한다. 실제로 곡 자체는 감성적이고 쉬운 편이라고 해도 솔로 연주에 있어서의 빠르고 복잡한 기교적인 면모를 그가 자주 드러내온 것은 사실이며 이는 특히 라이브에서 확연하다. 동료 연주자들에게 있어서 이런 그의 모습은 일종의 과시욕으로 비치기도 하고, 또 알고 보면 단순한 연주를 패턴과 기교로 눈속임한다는 식의 신랄한 비난도 있다.

그러나, 팻 매스니의 음악이 대중적이긴 하지만 그 대중성은 오직 히트만이 목적인 천박한 수준으로까지 떨어진 적은 없다는 점에서 상업성에 대한 비판은 때로 지나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히려 팻 매스니를 통해 재즈가 더 널리 알려지고 그 결과 보다 정통적인 재즈 아티스트에게까지 관심이 돌려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테크닉에 대한 비난은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한들 전문가들 수준에서의 논의에 가깝고, 일반 음악 팬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듣고 즐기는 입장에서는 지나친 분석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고, 더욱이 팻 매스니의 테크니컬한 연주 특성이 지금까지 팬들에게 천박한 과시욕으로까지 느껴진 경우는 별로 없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를 크게 문제 삼는 것은 별로 공정하지 못한 일 같다.

이렇게 접근하는 시각에 따라 영웅이자 이단아로서의 두 얼굴을 가진 팻 매스니. 어쩌면 지난 30년간 그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논쟁의 주제인 예술성과 대중성의 경계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그의 줄타기는, 비슷한 시도를 하면서도 사실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둘 다 잃고 마는 다른 많은 경우들에 비해 훨씬 훌륭하게 이루어져 온 것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팻 매스니는 분명 뛰어난 아티스트이고 또 성공한 전략가인 셈이다. 누가 뭐래도 예술가에게 있어서 자기의 작품이 널리 알려지고 사랑 받는 것 이상의 보람과 기쁨은 없고, 그는 지난 30년간 그 일을 너무도 훌륭하게 해 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웅이던 이단아건 간에,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따듯함의 인간미는 세상에 음악이 존재해 온 이유 그 자체와 관련되는 보편적 감성이라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바로 그 힘으로 인해 그의 음악은 앞으로도 계속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것이다.
※ 음악 포털 사이트 도시락(www.dosirak.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글/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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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은 당신입니다.”

'You(당신)'가 만드는 인터넷 세상, Web 2.0

사이트는 공간만 제공, 사용자가 콘텐츠 올리고 댓글 등 평가로 참여·공유

 

 


키워드-웹 2.0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인터넷의 새로운 흐름을 일컫는 말. 참여·공유·개방이 웹 2.0의 특징이다.

UCC(사용자제작 콘텐츠), 블로그(개인 홈페이지), 공개 백과사전 등이 대표적인 웹 2.0 서비스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누구나 손쉽게 자신을 표현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일반인들이 만드는 인터넷 세상, 이른바 '웹 2.0'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1.0' 판에 해당하는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 인터넷이 새롭게 성장·진화했다는 뜻에서 '웹 2.0'이란 말이 붙었다.


성큼 다가온 웹 2.0 시대


   최근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사이트는 유튜브(동영상 공유), 마이스페이스(인맥관리), 플릭커(사진 공유) 등이다. 개인의 일상사와 취미, 의견을 일기 쓰듯이 올리는 블로그 사이트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사이버 공간과 도구만 제공하고, 그 속을 채우는 것은 모두 사용자들의 몫이다. 이 같은 UCC(사용자제작콘텐츠)는 웹 2.0 시대의 핵심 키워드다. 사용자들은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별점이나 댓글을 붙여 적극적으로 평가까지 한다. 인기를 끄는 콘텐츠는 여러 사이트에 옮겨지면서 더욱 확산된다. 참여와 공유의 시스템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위키피디아는 490만개 이상의 항목을 200여 가지 언어로 설명해주는 온라인 공개 백과사전이다. 하지만 위키피디아에는 전문 편집자가 한 명도 없다. 일반인이 누구나 참여해 사전 항목을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는 개방형 체제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백과사전의 용량을 무한대로 늘려가고 있다. 미국의 저명 과학잡지 네이처는 "위키피디아의 정확도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거의 동등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자신의 지식을 조금씩 모아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이루는 '집단 지성'은 웹 2.0의 또 다른 특징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유학 중인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은 "웹 2.0을 통해 탈(脫)권위주의와 인터넷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관념을 깨라


   웹 2.0 경제권에서는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깨어진다. 고정관념에는 '20%의 고객(혹은 직원)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20 대 80' 법칙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건당 수백~수천원 하는 소액 검색광고를 수없이 끌어 모아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로 성장했다.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룬 것이다.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든 비(非)인기서적이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를 한 기업이 독점하지 않고, 무료로 공개하는 흐름도 확산되고 있다. 구글의 지도 서비스, 이베이의 상품정보 등은 기본 프로그램(API)이 공개돼 있어 이를 바탕으로 많은 응용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다.


과도한 환상과 기대는 경계해야


   최근 발표된 다우존스 벤처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웹 2.0 기업에 대한 투자액수는 5억달러(약 4700억원)에 달했다. 전년도보다 2.5배가 늘어난 액수다. 구글·야후·마이크로소프트·뉴스코프 등 거대 기업들은 인기 있는 웹 2.0 사이트를 앞다투어 사들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터넷 기업에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던 시절에 빗대 "웹 2.0이 과대포장 되면 '버블 2.0'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 분야의 유명 블로거인 매트 마샬은 "요즘 웹 2.0 기업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공개(IPO)보다 대기업과의 제휴나 인수합병(M&A)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전문가들끼리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예전 같은 버블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웹 2.0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네이버 지식검색 같은 서비스는 전형적인 웹 2.0 서비스로 평가된다. 네이버와 싸이월드는 올 초 웹 2.0의 최신 기술을 이용, 사이트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한국의 앞선 인터넷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을 잘 개발하면 글로벌 사업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김희섭기자 fireman@chosun.com

2007/01/01

일부편집 by Han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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