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 풍월당 주인 박종호의 음악이야기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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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누구나가 자신만이 간직한 사연이 깃든 노래가 있을 것이다. 그 음악이 클래식이든 팝음악이든, 아니면 가요든 자신만의 추억이 깃든 노래들이 있을 것이다. 그 음악이 나오면 꼭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곡같기도 하고, 몰래몰래 간직하고 나 혼자 듣고 싶은 그런 애착이 가는 음악이 있을 것이다. 음악이 없는 세상은 아마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음악은 장르를 불문하고 우리들의 삶을 풍부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가 볼때 좀 심하다 실을 정도로 그 애정의 정도가 남다른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을 쓴 지은이는 클래식 음악을 너무나 좋아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풍월당이라는 클래식음반 전문매장을 낼 정도로 클래식에 대한 유별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책으로는 보통 두가지로 대별해 볼 수 있는데, 클래식 음악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책과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클래식 음악에 대해 느낀 감정을 옮겨 놓은 에세이류가 있다.

클래식 음악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책은 클래식 음악 자체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는 반면 너무나 방대한 내용 등으로 초보자들에게는 자칫 클래식 음악에 접하기도 전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해 버리는 단점이 있다. 그에 비해 에세이류는 쉽고 편하게 클래식 음악에 다가갈 수 있는 반면 클래식 음악 외적인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지은이 자신의 주관적인 면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지은이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위와 같은 흠을 최소화하고 장점만을 아우르는 책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태생적인 한계라 하겠다.

이 책은 후자의 입장 즉 에세이적 입장에서 서술된 책이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감정이입이 잘 되는 면이 있다. 물론 지은이의 눈으로 바라본 음악위주로 되어 있는 단점은 이 책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지은이는 그러한 점을 인식하였는지 책의 말미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음악에 대한 음반들을 올컬러로 수록하여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을 주제로 하여 각각의 챕터에서 계절에 관련된 음악을 소개하는 서술방식은, 음악사 위주로 소개된 여타의 책들과 달리 신선한 점이었다. 각각의 음악에 얽힌 자신의 여행담이나 일화, 작곡가들의 에피소드 등이 한데 버무려져 마치 잘 익은 김장김치와 같은 맛을 느끼게 한다. 숙성된 김치를 씹으면 씹을수록 그 특유의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처럼 지은이의 오랜 세월동안 음악에 천착해 온 삶에서 느껴지는 울림은 이 글을 통해 아주 인상깊게 다가온다.

백건우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라파엘 쿠벨릭, 클라이버 부자(父子),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자클린 뒤 프레를 거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에 이르기까지 음악에 얽힌 여러 에피소드는 음악가들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정과 정열, 고득, 슬픔 등을 이야기 한 것이라기 보다는, 지은이의 그 음악들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배어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개된 음악들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각각의 글에 담긴 지은이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이라는 제목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나의 인생”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자신의 생활에 대한 정열로 가득하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에게나 아니면 클래식 애호가들 모두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하겠다. 

이 책 한권으로 클래식 음악을 모두 이해하기는 힘들다. 직접 그 음악을 듣고 자신의 귀와 감성으로 담아내지 않으면 이 책은 단순히 정보를 주는 정도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다. 지은이의 글을 통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을 느끼고 즐긴다면 더없이 즐거운 생활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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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자유와 스크린쿼터제
강철근 지음 / 사회교육연구회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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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 우리나라는 한미FTA 협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국민들 대다수는 FTA체결에 대해서는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적 합의없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러한 목소리에 동참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영화인들도 눈에 뛴다. 영화인들은 무엇보다 스쿼린쿼터제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가 축소된데다가 이번 한미FTA로 실질적으로 스크린쿼터제라는 제도 자체는 유명무실해지는게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크게보면 영화산업도 무조건 보호하기 보다는 문호를 개방하여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과 영화는 거래의 대상인 상품과는 차원이 다른 그 나라의 문화이므로 지키고 나가야 할 최소한의 부분은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람들마다 자신의 주관에 따라 입장의 차이를 보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는 예술의 한 장르라는 데 대해서는 모두 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술의 한 장르이자 문화상품이기도 한 영화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여야 할지는 명백하다. 문화예술과 산업의 관점에서 이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러한 영화가 가지는 이중적인 특성에 주목하여 법학적인 관점에서 예술의 자유 차원에서 스크린쿼터제를 논하고 있다.

지은이는 대공황이 많은 국가를 국가주의적으로 우경화하게 하였으며, 음향은 각국이 언어장벽을 가지게 하여 각국은 독자적으로 활로를 찾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스크린쿼터제가 생성되었다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의 영화진흥정책과 영화산업정책을 실례로 들어가며 스크린쿼터제를 하여야만 우리나라 영화가 잘 된다는 상관관계는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금같은 멀티미디어관에서는 오히려 스크린쿼터에 의한 의무상영제는 일부 블록버스터만 배불리는 결과가 되고 있으며(이부분은 최근 영화 ‘괴물’에서 쇼이스트의 영화관 독점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진 바가 있다), 역으로 예술영화나 미국이외의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화도 산업적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의 제작과 상영에 대한 무제한의 자유권을 인정함은 영화의 사회적 책임의 문제와 동시에 또 다른 관점인 영화의 산업적 측면에서 비롯되는 다른 기본권과의 충돌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본서 113쪽 참조).”고 언급하며 “스크린쿼터에 의한 국산영화 의무 상영제는 국가가 영화 창작의 주체들을 보호하는 주체인 반면, 극장주와 일반 국민은 영화선책의 자유, 즉 예술의 자유를 제한하며 헌법상 기본권인 경제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제한한다면서, 예술의 자유는 예술창작의 작업은 물론, 예술 작품의 전시와 보급 등의 작용영역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예술가 뿐만 아니라 그 중개자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법우너과 헌법재판소의 결정문들에 대한 지은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지은이는 근본적으로 영화도 산업이므로 산업적 측면에서 보아야 하며, 예술의 자유를 인정한다면 창작자에게만 그 자유를 폭넓게 인정할 것이 아니라 영활르 배급하는 업자에서부터 극장주까지 모두에게 그 자유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크린쿼터제에 의한 국산영화의무상영제는 경제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은이의 주장처럼 산업적 측면과 예술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스크린쿼터제를 살펴볼 수 있지만, 영화가 단순히 산업적 측면으로만 보아야 할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고, 예술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제한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는 이는 어는 한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는 없는 문제고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하겠다.

지은이가 본서의 앞부분에서 밝히고 이듯이 “예술의 자유가 대지 위에서 뿌리내리고 모두가 누리는 진정한 자유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를 포함해서 어느 한 집단의 논리가 일방적으로 통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실로 상호 소통의 개방 논리와 문확구가의 이념에 입각한 모두의 실천이 뒤따라야만 할 것이다(본서 제23쪽 참조).‘라는 주장이 계속해서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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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이 녹고 있다고? - 펭귄에게 배우는 변화의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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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하는게 일반적인 심정이다. 혁신이니 개혁이니 하면 괜히 일만 많아지고 결과가 안좋으면 아니함만 못한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고인 물은 섞기 마련이듯 흐르지 않는다면 언제나 정체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21세기는 20세기보다 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게 아니라 아예 도태되어 버린다. 어떻게 들으면 살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게 현실이다. 이런 변화의 목소리는 비단 직장내에서만 유효한 논의가 아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것들이다.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우화형식의 경제서나 처세서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존 코터가 자신의 이론인 기업혁신을 위한 ‘변화관리 8단계 모델’을 펭귄부족의 이야기를 빌어 적용하고 있다.

펭귄부족의 보금자리인 빙산이 녹고 있음을 발견한 프레드, 탁월한 실행가 엘리스, 현명한 리더십의 소유자 루이스, 인간미 넘치는 버디, 치밀한 분석과 논리를 가진 조던,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노노. 이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지은이는 각 캐릭터의 특성을 부각시키며 변화가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아무래도 루이스가 불안해하는 펭귄부족들에게 유목생활을 독려하기 위해“이 빙산은 우리의 전부가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일 뿐이죠”라는 연설하는 부분과 샐리 앤이 탐사대원을 위한 먹이를 잡아 줄 펭귄을 구하기 위해 자기 아이하고만 음식을 나눠먹는 펭귄부족의 오랜 전통을 파괴하는 부분이었다.

기타의 다른 우화집과 달리 이 책이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존 코터가 자신의 이론을 그대로 이야기에 적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에 자신이 발표한 이론들이 가지는 정치함이 그대로 뭍어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신선한 느낌은 없을 것이다.

각 장마다 토론 주제를 실어놓는가 하면 펭귄어록이라는 제목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을 따로이 정리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어떤면에서는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변화라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계속 비슷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워낙 뚜렷하다 보니 글의 결말이 어떤 식으로 날 것인지 다 예측이 가능하므로 조금은 맥이 빠진다.

“변화는 인간사의 영원한 숙제다. 변화에 대한 유일한 진리는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라는 사실뿐이다. 변화란 기존의 것을 더 바람직한 상태로 바꾸려는 이련의 노력을 말한다.”(본서 제176쪽 참조) 라는 내용처럼 우리 모두는 변화가 절실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는 잘 모른다. 이는 개개인의 강한 의지에 달린 문제라 하겠다.

변화관리의 8단계처럼 위기를 인식하고, 현실을 타개하려는 강한 의지하에 목푤르 세우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변화와 혁신을 해야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에 옮기는 행동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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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2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어갈수록 어른들처럼 변화가 두려워지네요.
지난번 알라딘의 틀린 그림찾기 이벤트에서 이 그림을 여러번 틀려서 많이 들여다 보아선지 이 책은 여러번 읽은 느낌이에요.
 
선인들의 공부법
박희병 엮어 옮김 / 창비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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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뉴스에서 중3이 예전의 고3처럼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요즘은 특목고를 지원하기 위해 그렇다고 한다. 심지어는 학교를 자퇴하고 아예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한다고 한다. 정말이지 이런 뉴스를 볼때면 우리나라 교육이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학부모, 학생, 교사 그리고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총체적인 난맥상인 것이다. 누구나가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돈 잘 벌고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기왕이면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남들보더 좀 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란게 그게 전부가 아니란 것을 알지만 이것처럼 강한 유혹도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 똑같을 수는 없다. 저마다의 재능이 있고 저마다의 생각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육은 모두를 일렬로 세워 등수를 매겨 이 사회에 내놓으려고 한다. 잘못된 것인 줄은 알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교육이라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이다. 현 참여정부에서도 교육부 장관이 얼마나 많이 교체되었는지는 이런 교육의 어렵운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지금 소개하는 이 책을 읽으면 아마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어떻게 살아가냐고 반문할 것이다. 물론 당시의 시대상과 지금의 시대상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목적은 뚜렷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면 경제적으로야 당장 자신에게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적으로 본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만 자꾸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선인들이(이 책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학자들을 선인으로 소개하고 있다) 공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정리해두고 있다. 편역자가 이 책의 서두에서 “동아시아 학문론에서는 삶의 과정 그 자체가 바로 공부의 과정이며, 삶과 공부는 별개의 것으로 분리되지 않는다.‥‥‥공부란 특별한 것이거나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해나가면서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향상시키고, 세상을 밝히며, 인간과 우주의 도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다”(본서 제6쪽 내지 7쪽 참조)라고 밝힌 것이 어쩌면 이 책에서 선인들이 이야기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요지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젊은이는 집에서는 효도하고 밖에서는 공손하며, 행실을 삼가고 말을 성실하게 하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이와 친해야 한다. 이를 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학문을 한다.”,“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 하는 것만 못하다.”라는 공자의 말에서부터

“공자께서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말씀하셨다. 배운다는 것은 일을 익혀 참되게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대저 성인의 학문은 마음에서 찾지 않으면 어두워져서 얻지 못하는 까닭에 반드시 생각하며 그 미묘한 것을 통해야 한다. 그러나 일을 익히지 않으면 위태로워져서 불안한 까닭에 반드시 배워서 실천해야 한다. 이처럼 생각함과 배움은 서로 계발해주고 서로 도움을 준다.”라는 이황의 말과

“아래로 사람의 일을 배운 다음, 위로 하늘의 이치에 통하는 것이 학문에 나아가는 올바른 순서이다. 사람의 일을 버리고 하늘의 이치만 말하는 것은 입에 발린 이치이고, 스스로를 돌이켜 보지 않고 지식만 주워 모으는 것은 진정한 학문이 아니다. ”라는 조식의 말,

그리고 “나는 천성이 글을 좋아한다. 그러나 종일토록 고심하여 글을 읽어도 실오라기 하나 곡식 한 톨도 내힘으로 생산하지 못하니, 어찌 이른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마리 좀벌레가 아니겠는가.”라는 이익의 말까지 어느 하나 버릴 수 없는 선인들의 오랜 삶을 통해서 배어나온 공부에 대한 생각은 지금의 우리 교육계 현실에 대한 좋은 답이 될지도 모른다.

학교는 한창 예민한 시절인 청소년기의 인격이 형성되는 곳으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사람이 되어가는 사회를 배워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 학교가 이제는 공부만 하는 마치 입시학원처럼 되어가고 있고, 사교육이 공교육을 위협할 정도로까지 번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서글픈 현실에 대한 답은 참된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부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린 탓 때문일거다. 이 책이 더없이 소중하게 와닿은 것은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한다. 짤막짤막한 글들이지만 그 글들에 담긴 정신은 오랫동안 되씹어보며 우리들을 반추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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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0-2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는 제가 어렸을때도 했던 고민이었는데 아직까지도 하고 있네요.

키노 2006-10-2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마찬가지^^
 
스무살 경제학 - Try Again! 내 미래의 인생을 책임지는
오다나가 나오키 지음, 김은진 옮김, 박만섭 감수 / 다산북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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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IMF가 터지고 나서부터 경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하여, 신자유주의의 거센 파고가 몰아치면서 한․미 FTA가 전 국민적인 이슈로 등장한 지금, 경제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에 발맞추어 서점가에도 경제교양서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서적들이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 터잡아 경제를 재미나게 풀어 쓰고 있어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도 그러한 요즘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책이다. 경제학이 필요한 이유 그 중에서도 경제학사가 필요한 이유로 시작하여, 7개의 주제 즉, 분배, 가치, 생존, 정부, 효용, 기업, 실업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경제학사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주제들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들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알지 못하고는 올바른 경제관을 가질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우리의 실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오늘날 문제되는 복지, 노동문제, 구조조정, 경제에 있어 정부의 역할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분배를 강조할 것인가, 아니면 성장을 주요시할 것인가를 두고 정부와 실무가들 사이에서 많은 논쟁이 오갔으며,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우파가 집권하면서 분배문제가 또다시 경제정책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문제는 지은이가 설파하고 있는 것처럼 경제학자들이 어떤 시각을 가지고 경제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이는 무엇보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정책이 입안되게 되는 것을 보게되면, 오랜 시간을 걸쳐오면서 만들어진 각종 경제이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어떤 사항을 절대시하지 않고 상대화하는 자세를 익혀두면 하나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 대립하는 복수의 사항을 알아두고 상호 비교하는 과정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비교하고 상대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역사를 통관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졍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게 된다.”(본서 제25쪽 참조)고 이야기하며, 경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경제학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역설하고 있다.

이 점이 이 책이 가지는 다른 경제교양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과거로부터 오늘을 읽고 오늘로부터 미래를 읽는다는 말을 하듯이 과거를 알면 현재 우리에게 닥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주제들과 관련한 경제학사적인 접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이야기들이며, 우리가 경제현실에 대해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겠다.

다만 경제학사의 입장에서 주제를 논하다 보니 경제학사를 간략하게 간추린 정도로만 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경제학사에 대한 다이제스트같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지은이가 일본인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경제학에 대해서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일반인들은 접근하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주제부터가 무게감이 있는 것들이어서 간단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스무살 경제학이라고 하는 책의 제목은 독자층을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는, 스무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붙인 것같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라도 경제에 대해서 알고싶은 욕구로 똘똘 뭉쳐진 사람들이라면 현실의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쓰여진 기존의 경제교양서와는 다른 각도에서 쓰여진 이 책을 통해 경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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