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
켄 로빈슨 지음, 유소영 옮김, 백령 감수 / 한길아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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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로 접어든 21세기에는 이전의 아날로그적 시대에 비해 더욱 창의성이 요구되어지고 있는 추세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교육제도를 혁신한다고 매번 공약하지만, 창의적인 인재를 확보하기는 해가 거듭될 수록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러한 창의성에 대한 관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위와 같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의 창의성 개념에는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으며, 그와 같은 잘못된 창의성 개념을 가지고 교육을 하다보니 당연히 현실과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서 창의성에 대한 올바른 개념 정립과 창의성을 계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위와 관련하여 오늘날의 교육제도는 19세기 산업혁명기를 거치면서 당시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여 창의성을 아카데미시즘과 동일시하였고 학교교육은 논리력과 사실의 암기라는 매우 좁은 범위의 지능만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지금 현재 우리 교육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즉 국어․영어․수학을 중요시하고 나머지 과목은 그저 주변과목으로 전락해 버렸으니 말이다.

책 제목은 “내 안의 창의력을 깨우는 일곱가지 법칙”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은 요즘 유행하는 처세서와 같은 어떠한 법칙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은이는 먼저 현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현재와 같은 교육이 이루어진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지능과 인간의 능력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잘못 이해되어져 온 창의성의 개념을 바로 잡고, 인간은 본연적으로 창의성을 타고 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길러주기 위한 사회적․문화적 환경의 조성을 강조하면서 글을 맺고 있다.

지은이는 “창의성은 각자가 타고난 능력을 효율적으로 발현하는 방식”이라고 하며, 창의성을 지능지수와 같이 개인이 타고나는 특성이라고 하는 기존의 통념을 깨트리면서, 모든 사람은 창의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이 모든 사람이 타고난 창의성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교육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우리 교육환경에 대한 좋은 충고가 될만한 책이 아닐까 한다, 예전에 비해 많은 교육을 받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아이들의 학습능력은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이는 우리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즉 지금 우리의 교육은 기존의 지능개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환경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는 없었다. 오히려 이런 교육환경에 편승하여 어떻게 하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출간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발생하고 있다. 2001년도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은이의 혜안이 느껴진다. 그와 같은 지은이의 우려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가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존재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느낄 수 있듯이, 우리 모두들은 저마다 가진 창의성이 있는데 획일적인 교육과 잘못된 지능에 대한 개념에 연연하여 단순히 논리와 암기에만 치중하는 교육을 함으로 인해 21세기가 요구하는 미래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육지백년대계”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교육현실에 대한 따끔한 충고가 되는 책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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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1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흔들리는 디케의 저울 - 기업경영과 법관의 법 SERI 연구에세이 70
전삼현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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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삼성 그룹의 임원들이 에버랜드 전환사채의 편법증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 되었다. 이번에도 사람들은 법원이 예전과 같이 큰 이변이 없으면 무죄판결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예상을 뒤업고 실형이 선고된 것이다. 다만 삼성 임원진들에 대한 것이어서 삼성 그룹이 어떻게 대응할 지가 주목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삼성 그룹과 같이 대기업의 기업경영으로 인한 문제가 불거져 형사사건화 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최근들어 법개정으로 소액주주들의 권한이 커지면서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세계화의 파고가 더없이 거세지면서 이러한 기업경영과 관련한 분쟁이 더욱 많이 발생할 조짐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기업경영에 대하여 법원이 어느 정도까지 판단을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고 하겠다. 기업경영이라는 부분이 어떤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어서 자로 재듯이 판결하기가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기업경영에 대하여 법관이 판단한 판시 내용은 실질적으로는 법으로서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기업경영과 관련하여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례, 즉 분식회계, M&A, 주식교환, 전환사채 발행, 풋옵션 거래, 내부자거래, 부당대출 등에 대한 판례를 소개하고, 법원의 경향에 대한 지은이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지은이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디케의 동상을 보면 왼손에는 저울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디케상에서 칼만 보아온 것은 아닌지 반문하며, 법관은 기업경영에 관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국가경제라는 법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는 저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그간 우리사회에서 기업들이 보여준 행태와 관련하여 국민들 사이에 형성된 감정(?)에 대한 고려없이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만약 국가경제라는 법익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에 초점을 맞춘다면 법망을 피해보려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경우에 있어서 경영이라는 대원칙을 내세우며 이를 신성불가침한 것으로 만들어 버릴 염려가 있다.

그런 점에서 법관의 판단에 있어 어떠한 기준으로 어떠한 시각으로 사안을 볼 것인지는 주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전과 달리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경제양상을 보면 이러한 문제는 더더욱 심각한 문제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 글의 주목적이 기업경영의 판단에 대한 것으로 소재를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득이한 결과가 아닐 수 없지만, 지은이가 지적하는 것처럼 국가경제라는 법익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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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재무제표를 읽으면 기업이 보인다
홍성수.김성민 지음 / 새로운제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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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는 갑자기 주식시장이 엄청난 규모로 커지면서 심지어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를 하는 사람이 생기는 기이한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그런데 이렇게 주식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큰 손들이나 외국 거대 자본들이 돈을 챙기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작용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의 경우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 대부분 증권회사 직원들의 말만 믿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고, 남들이 좋다고 하니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은 투자라고 하는 것이 투자를 하려고 하는 당사자 본인의 책임 하에 이루어지는 만큼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회사의 재무구조를 알아야 하는데, 이는 일반인으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제무제표 정도만 볼 줄 알고 이를 통해 회사의 재정의 건정성을 판단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아예 모르고 시작하는 주식투자 보다는 낭패를 볼 소지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일반인들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줄 수 있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이 책이 주식투자를 위하여 기업을 읽는 수단으로 쓰여진 것은 아니다. 회사 경영을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회사와 거래하는 사람들이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알아야 할 것들을 수록하여 두고 있다.

1장에서는 기업들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해서, 2장에서는 대차대조표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 3장에서는 손익계산서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 4장과 5장에서는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결손금처리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를 읽는 방법에 대해서 각 설명하고, 6장과 7장에서는 앞에서 익힌 내용들을 토대로 하여 회사의 재무상태를 알아 보는 방법과 회사의 신용평점을 매기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단어들로 가득하지만 일반인들을 위해 회사의 재무상태에 관한 가장 기초적인 점들에 대해서 이해하기 편하도록 설명해 놓아서 큰 부담감없이 읽을 수 있다. 하나의 회사를 모델로 삼아 처음부터 끝까지 그 회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어, 마치 사례를 읽는 느낌이다.


기업의 운영이나 재무구조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이라면 큰 무리가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다만 기업회계기준이 해년마다 당시의 상황에 따라 변하는 면이 있어 항상 예의주시하여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기본적인 이론에 대해서만 알아 둔다면 절차적인 문제는 이해하는 데 있어 별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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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의 삶 - 옛 편지를 통해 들여다보는 남자의 뜻, 남자의 인생
임유경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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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손수 종이에 정성스레 편지를 쓰던 것도 추억으로 남겨지고, 이메일이 그 자리를 대신해 가고 있다.하지만 누구나가 한 번쯤은 하얀 여백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본 일이 있을 것이고, 편지가 주는 매력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쓰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찢어버리고 또 쓰고. 그렇게 해서 편지를 보내기는 했지만 왠지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편지는 개인의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정성이 담겨져 있다. 안부를 묻는 편지에서 연애편지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편지를 들여다보면 편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의 모습뿐 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상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자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편지의 내용을 통해 우리 조상들, 특히 조선 시대 선비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유교 문화가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던 조선 시대, 대장부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생활을 안팎으로 통제아닌 통제를 하며 살았던 그들의 진정한 모습은 어떠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제1부 “뜻을 세우다”는 오늘로 치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세우는 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서유구가 사촌 동생 유경에게 쓴 편지에서 “지난날 비가 오지 않은 것은 오늘을 위해 쌓아두었던 것이네. 오로지 오래 축적해야 지금처럼 모자람 없이 쏟아질 수 있는 법이지. 문장도 마찬가지야”라고 하는 대목은 오늘날 입시위주의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따끔한 충고가 되는 말이 아닐까 한다.

정약용이 권엄에게 쓴 편지에서 등장하는 ‘면신례’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면 그 때나 지금이나 겪게 되는 통과의례의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면신례’는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게 나아가게 되면 귀한 음식을 마련하고, 기생을 불러 연희를 벌이며 열흘 가까이 선배의 비위를 맞추어야 했던 것으로, 얼굴에 먹물 칠하기, 하루 종일 춤추기, 서꺼래 들기 등 선배들이 후배들의 기를 꺾기 위한 횡포가 대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2부 “벗으로 산다는 것”은 조선 시대 선비들의 진한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을 원이 된 허균이 재주는 좋으나 서얼이라는 이유로 궁핍하게 살고 있는 이재영에게 같이 살자고 한 편지나, 박지원이 친구에게 먼저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친구가 먼저 알아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보내주어 너무나 고맙다는 편지, 홍길주가 말에서 떨어진 친구 상득용에게 위로를 하기 보다는 오히려 잘 된일이라며 사회생활에서 혹시나 자만심을 가지지나 않을까 경계하라는 취지의 에둘러 쓴 편지 등은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들이다.

제3부 “세상살이, 고생길”에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뜻하지 않게 마주치게 된 힘든 일로 마음 고생을 하는 속내를 그대로 털어 내놓고 있다. 여기서는 유배지에서 친구나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들이 많은데, 잘 나가던 사람이 한 순간에 자신의 생활을 떠나 유형생활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일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과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은 육체적인 고통의 수준을 넘어서는 일인 것이다. 노긍이 큰아들 면경에게 가난해도 구차해지지 말라고 한 편지, 정약용이 아들 학연에게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을 담은 편지, 김정희가 아우 명희에게 손자가 태어난 일을 축하하는 편지 등에서 유배지에서의 힘든 삶속에서도 자신의 가족을 걱정하고 친구를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이학규가 지인에게 쓴 편지에서는 유배지에서의 힘든 생활이 가장 솔직하게 표현되고 있다. 선비로서 가지는 체면치레는 찾아볼 수 없다. 그냥 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앞서의 편지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제4부 “아버지로 산다는 것”에서는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당시 조선 시대에서도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은 듯 하다. 유배를 간 정약용이 아들 학유에게 “아침에 햇빛을 받는 쪽은 저녁에 그늘이 빨리 들고, 일찍 핀 꽃은 먼저 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여라. 운명의 수레는 재빨리 구르며 잠시도 쉬지 않는다. 그 점을 기억하고 세상에 뜻이 있다면 잠시의 재난을 이기지 못해 청운의 뜻까지 꺾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라고 쓴 글을 통해 아들에게 현재 힘들더라도 대장부는 언제나 청운의 기상을 품을 것을 이르고 있고, 전우는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허상경이 말하기를, ‘자식의 자질이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나면 걱정할 일이지 결코 기뻐할 일이 아니다‘고 하였다. 미리 자신을 단속하고, 겸손을 익히고, 성정을 두터이 해야 한다”라고 하며 예절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광사가 막내딸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에서는 딸에 대한 아버지의 절절한 마음이 그대로 뭍어 나온다. “손님이 찾아와 온종일 돌아가지 않으면 마음이 답답하여 참기 힘들 지경이고 손님이 돌아서며 섬돌에서 내려서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 딸을 불러대곤 했지. 딸이 예, 예, 대답하며 품에 달려들어 안길 때에는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듯 기뻤지”하는 대목이나 소꿉놀이 하는 모습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진한 감동마저 느껴진다.

제5부 “죽음 앞에서”는 죽음을 앞에 둔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죽음이 가까워오면 누구나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만큼 편지의 내용은 더욱 구구절절하게 다가온다. 이광사, 김정묵, 박사해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쓴 편지, 홍귀달, 조익이 죽은 딸에게 쓴 편지, 이천보가 영조에게 쓴 유서 등 죽은 이를 그리는 편지나 자신이 죽음을 앞에 두고 쓴 유서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산 사람들이 쓴 글과는 확연히 다르게 다가온다.


특히 김창협이 죽은 누이동생에게 쓴 제문에서 “우리 형제가 조금씩 나이를 덜어 네 목숨과 바꿀 수만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무엇이 아깝겠느냐. 그럼에도 하늘이 네 목숨을 일찍 거두어 우리 형제의 가슴을 이리도 아프게 하는구나. 죽이고 살리고 덜어내고 더해주는 것은 하늘도 어쩌지 못한단 말이냐! 슬프고 슬프다. 애통하고 절통하다.” 구절에서는 김창협의 죽은 누이동생에 대한 상실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몇 장에 걸친 장문의 편지든 아니면 몇 줄 정도에 그치는 짧은 편지이든 편지를 통해 조선 시대 선비들의 내면에 숨겨진 진솔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때로는 장부의 늠름한 기상을, 때로는 대장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인간이 가지는 감정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어, 우리는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편지 등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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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 워크 - 인재를 사로잡는 11가지 Fun 노하우
레슬리 여키스 지음, 이혜경 옮김 / 푸른숲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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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에서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노동강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하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아마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이나 현재 직자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가는 보도였을지도 모른다.

연일 계속되는 야근, 직장 내에서의 대인관계, 특히 상사와의 관계는 때로는 업무보다도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것들이 누적이 되다보면 직장 생활이 힘들어지고, 심지어는 직장에 다니기 싫어지기까지 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어떻게 하면 직장 생활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에 대한 해답을 가르쳐 주고 있다.

지은이는 자신이 직접 여러 회사를 방문해서 인터뷰하고 조사한 것들을 토대로 하여, 재미있게 회사생활을 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인재를 사로잡는 11가지 Fun 노하우'라는 부제가 암시하고 있듯이, 이 책은 재미있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경영 원칙 11가지를, 지은이가 직접 경험한 회사나 개인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다루고 있다.

'업무수행의 자유를 허용하라', '편견에 도전하라'부터 '축하하라'까지 재미와 일을 결합하여 성공한 회사와 개인들을 사례들을 열거해 두고 있는데, 읽다보면 자연히 머리가 끄덕여 지는 대목들이 많다.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한 부분들, 미처 알지 못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원칙은 기본적으로 직장내 모든 사람들이 서로 열린 마음으로 대할 때,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책 제3장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이 제2장에 비해 분량적으로는 적지만 더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 우리들의 현재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이 잭에서 지은이가 이야기 하고 있는 일과 재미를 결합한 직장 생활의 노하우에 관한 원칙들은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것들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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