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는 파주에 갔답니다.
버스타고 지나가기만 하다가 출판단지에 내려서 걷다보니
조용하고 살 만한 곳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군요.
차도 없고 (주차된 차만 보이고)
사람도 없고,
통유리 안으로 보이는 카페 안 사람들은 느긋하게 앉아서 차를 마시고,
물론, 건물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런 의미에서 헤이리의 건물 디자인도 좋아하지 않아요.)
오늘은 가을을 맞이하야 이태원에 쇼핑을 갔지요.
가을이잖아요! 새 옷을 마련할 때가 된거죠!^^
지하철에서 작은 논어책을 보고 있었는데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었더니
맞은 편 외국인이 유심히 바라보고 있더군요.
은근 소심한 저는 '왜 쳐다볼까? 뭐가 이상한가?'하며 온갖 생각을 해보았지만...
딱히 걸리는 게 없어서 그냥 해석할 때 손가락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보니 쟤는 무슨 책을, 그것도 손바닥만한 작은 책을 저리 정신없이 보나?하고 신기해서 쳐다봤을 것이다 하고 혼자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지하철에서 하차...
날씨가 좋아서 사람이 엄청 많더군요.
이태원에서 옷을 사러 가는 가게는 단 두군데입니다.
한 곳은 편한 일상복을 사는 곳이고 다른 한 곳은 원피스를 사는 곳~
저는 남의 옷 봐주는 건 잘 하는데, 정작 자기가 입을 옷은 못 골라서 늘 사장언니의 추천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제 몸매는 옷 사는 데 꽤나 번거로운 몸매라는...
사장 언니 앞에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못 고르겠어요. 이쁜 옷이 너무 많아요."하고
옷을 한 벌 갈아입고 언니 눈 앞에 서면
그때부터 마음씨 좋은 사장언니는 두 팔을 걷어부치고 옷을 골라주기 시작합니다.ㅎㅎ
오늘은 12벌의 옷을 추천 받았어요. 본래 쇼핑을 속전속결로 끝내는데 올 가을에는 정말 예쁜 신상이 많이 나왔어요.
단풍색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고민하는데 (아~저의 튼실한 하체를 속으로 저주하고 있었습니다만...)
키크고 예쁜 백인 여자가 옆에서 이쁘다고 하길래 잠시 보류...(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이쁘다고 하는데 망설일 수 밖에 없잖아요ㅋ )
그녀는 똑같이 키크고 잘생긴 남친이 예쁘다고 생각했던 but 저에겐 어울리지 않는 터키블루색 원피스를 사주더군요. 부러워라~
그런데 그 단풍색 옷이 보면 볼수록 매력있는 옷이라 입어 본 뒤 다른 옷은 눈에 들어오지 않......
역시 전문가의 눈은 예리해요. ^^
그리고 그 중에 2벌을 골라 왔는데 입어 봤던 한 벌이 자꾸 눈 앞에 아른거려서 다시 가야 할 듯 해요. 아~구두도 사야하는데 말입니다.
이번 달에 시간나면 무조건 간송미술관 가을전시회에...
풍속인물대전이라는데 김홍도, 신윤복, 안견, 정선, 심사정, 장승업 등 52명의 100여점이 넘는 작품이 전시된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30일까지인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사람이 엄청 많을 것 같아서
저는 다른 날에 가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