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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평점 :
이 책은 다분히 미국인의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고, 지극히 작가의 주관적, 개인적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다.
초반에는 지루함으로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책이 손에서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오른쪽 책장이 얇아질수록 저자의 글에 익숙해지면서 재미가 새록새록 솟아난다.
5부로 나누어진 133명의 작가에 대해서는 그의 생애와 사회상, 대표작 그리고 작품 세계에 대해서 주관적 감정을 가득 실어서 이야기한다. 참고로 좋은 말보다는 나쁜 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기억 속에 '따분한, 짜증난, 별 볼일 없는...'등의 말이 남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남들이 "고전이야. 좋은 책이지. 무조건 읽어야 해!" 라며 섣불리 비평하지 못하는 책에 누군가 나서서 신랄하게 이런 말을 해준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너무 재미있다.
<월든>, <시민 불복종>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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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작품은 논평할 것이 별로 없다. 그는 자기 자신을 잘 설명하는 대가이다. 하지만 이것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해두어야 한다. 그는 위험한 인물이다. 그는 혁명가는 아니지만 아주 파괴적인 사람이다. 예수 못지않게 과격한 인물이다. -271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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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이 들었다. '클리프턴 패디먼은 보수적이고 부유한 공화당 지지자였을거야.'
그리고 <죽은 혼>의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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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이라는 작가도 그리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다. 그는 집안으로부터 유산을 별로 물려받지 못했고 불안정한 청년 시절을 보냈다. 법률 공부를 하다가 그만두었고 공무원, 배우, 교사 등의 직업을 전전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짧은 생애가 끝날 때까지 여자 경험이 없는 숫총각으로 남았고 만년에는 종교적 열광에 사로잡혀 정신이 흐려졌다...
-2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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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매력적이지 않다니...고골은 꽤 좋아하는 작가인데 좀 섭섭하다.
읽었던 중 최고는 이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번역도 되지 않은 책, <헨리 애덤스의 교육>의 헨리 애덤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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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애덤스는 성격적으로 불행한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1885년에 자살하자 그는 더욱더 비관론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는 속물근성이 있었고, 지적으로 허세가 심했으며, 천박할 정도로 인종차별주의자였으며, 자기비하는 때때로 가식적인 것이었다.-311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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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 허세, 천박, 인종차별, 자기비하, 가식'이라니...세상에 나쁜 말은 다 써놓은 것 같다.
창작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하면서 작가들의 평균 수명이 일반인에 비해 짧다고 했던 것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책을 읽어보면 정말 성한 작가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명한 작가가 2명-존 밀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우울증, 노이로제에 걸린 작가가 아마도 3명-조나단 스위프트, 프란츠 카프카, 가와바타 야스나리
정신 이상, 정신병, 광기에 시달린 작가는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간혹, 도움이 되는 글도 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을 때 염두해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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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40년 6월 16일 낮과 밤 동안에, 다수의 더블린 사람들이 한 생각과 행동을 가능한 한 많이 기억하라.
2.그 중에서도 다음 두 명의 언행을 완벽하게 숙지하라. 이제 현대 지식인의 전형이 된 스티븐 디덜러스와, 디덜러스의 정신적 아버지이며 보통 사람인 레오폴드 블룸.
3. .....-3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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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서양의 작품들이고 중국과 일본, 인도, 중동의 책, 작가들이 실려있다.
133명이 끝이 아니다. 그 뒤에는 더 읽어야 할 작가들로 100명의 작가들이 짧게 소개되어 있다.
비교적 현대에 가까운 작가들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니코스 카잔차키스, <대지>의 펄벅, <침묵의 봄> 레이첼 칼슨, <일반 상대성 이론>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여기에 수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작가는 아쉽게도 한 명도 없다. 심지어 100명의 작가에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작가도 있는데...
*책을 읽다가 발견한 사실-
마쓰오 바쇼에 대한 글 중에 이런 글이 있다.
그는 먼저 도쿄(당시에는 에도)에서 북쪽으로 갔고 이어 험준한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가서 일본해에 이르렀다. 이어 다시 산을 넘어 남서쪽으로 가서 오가키(현대의 나고야 근처)에 이르러 여행을 마쳤다. -182p7줄-
그러니까 북쪽으로 갔다가 서쪽으로 가면... 동해인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출판된 책이니까 동해라고 해야 하지 않나?
소설 속에 재현되는 세계를 주로 다음 세 가지이다.-387p3줄-
과학자가 일반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물과 세계에 대하여 보다 정교하교 기술적인....-421p5줄-
이 그룹에는 버지니아 울프, 아서 웨일리, E.M.포스터, 존 메이너드 케인스, 기타 저명한 작가가 지식인들이 참가했다.-463p8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