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국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평점 :
입추가 지났는데 더위는 가실 줄 모르고, 의자에 앉아서 책표지 구경을 하다가
구석에 있던 <설국>에 시선이 멈췄다.
더울 때는 추운 이야기가 제격이다.
삼나무 가지 위에 쌓인 눈이 무게를 견디지 못할 정도에 이르자,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다다미방에서 칙칙거리는 주전자의 증기 내뿜는 소리,
차가운 공기의 울림만이 존재하는 여관의 복도,
하얀 눈 속에 파묻힌 조그만 온천 마을,
그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겨울...
시마무라가 매년 들르는 온천 마을은 내 기억 속에는 언제나 이런 인상으로 남아있다.
시마무라도 고마코도 요코도 나에겐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그들은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