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대담하게도 딸이 자고 있는 틈을 타서 딸 방에 침입했다.
오늘도 여전히 딸애의 방은 처참할 정도로 난장판이다.
딸년이 깨서 성질낼까봐 조용조용히 청소를 시작했다.
교복3종세트(블라우스, 원피스, 재킷)와 체육복을 옷걸이에 걸고
침대에 있는 과자봉지, 신발주머니, 가방, 만화책, 십원짜리 동전, 축축한 수건을 치우고
방바닥에 있는 양말 몇켤레를 살그머니 주워들고
책상은 그냥 한번 쳐다만 보고(뭘 치워야 하는지 알 수도 없을 지경)
그래봤자 표도 안나는 방꼴을 한 번 쳐다보고 나오려고 하는데

뭔가......
이 장면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랄까.......

 

아하!
이거 노다메의 방이잖아!!!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노다메의 방이 딱 이랬지!
그럼......저기서 손가락 빨며 자고 있는 내 딸이 노다메???

 

 

 

 

그러고 보니 비슷한 점이 많다.
일단 아무리 깨끗이 치워놔도 10분만 지나면 난장판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하기 싫은 일은 백만금을 줘도 안하는 똥배짱과
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무한히 행복해 하는 능력
그리고 뭐.....예술적 감수성이랄까(ㅎㅎ) 거기다 플러스 알파 엽기적 감수성까지.

그러고 보니 내가 노다메를 키우고 있었군그래.
근데 가만, 노다메가 사는 돼지우리 같은 방 꼴을 못 참고 치워준 사람은.....치아키?
헐, 내가 치아키란 말야?

그럴 순 없지.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겠다.
해송이에게 치아키를 구해다 주면 되는 거다.
아, 뭐, 노다메를 닮았다면 치아키 정도야 알아서 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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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11-0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치아키 왕자님 구하면 알려주세요..

반딧불,, 2006-11-0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치아키 ! 훌륭하십니다^^

blowup 2006-11-0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자기 딸을 보고 노다메를 떠올리는 엄마가 있다는 게 신기해서.
노다메 같은 신경줄이라면 본인은 맘 편한 거죠?^---^

깍두기 2006-11-03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그래도 해송이는 착한 편인지, 나중에 알고 나면 고맙다고 하데요^^

파비님, 그건 그렇고 오늘 오실 건지?

반딧불님, 제가 치아키가 될 순 없는 게 아니겠어요. 어떤 녀석이 치아키가 될런지...^^

나무님, ㅎㅎ 퍼뜩 떠오르더라구요. 본인 맘이 편한지는....그렇게 보이기는 합니다만^^

조선인 2006-11-0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니까 정반대로 만나지, 보통은 끼리끼리 만나던데요? =3=3=3

가랑비 2006-11-0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어서 치아키를 발견해 해방되시길... =3=3=3

프레이야 2006-11-03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긴 해도 노다메를 닮은 해송이, 이름처럼 귀엽고 깜찍한 딸일 거 같아요.
깍두기님, 해송이의 치아킨 능력있는 해송이가 알아서 구할 걸요. 운명처럼요.^^

코코죠 2006-11-04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캭캭(치아키 광팬!!!!)

두기 두기 깍두기님, 우우우린 지금 처처천재를 키우고 있어욨!!!!!(왜..우리냐;; 묻어가려는 오즈마;;)

깍두기 2006-11-0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반대로 잘 만나요. 만나서 직싸게 고생하지. 그게 나잖아^^

벼리꼬리님, 그 치아키는 또 무슨 죄가 있어서.....^^;;;

배혜경님, 노다메가 나름대로 귀엽....고 깜찍.....하긴 하지만.....보통 상상하는 그 귀엽고 깜찍한 것이랑은 좀 다르죠. 제 딸도 그렇습니다^^

오즈마, 데스노트 개봉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