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의 <바보>와 <순정만화>를 읽은 후 강풀을 섭렵하기로 결정, 대여점에서 빌려와서 읽었다.
딸들이 나보다 더 눈독을 들인다.
내가 먼저 보고 보여준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위 둘의 잔잔한 순정만화와는 달리
이것은 초절정 엽기썰렁 코미디이다.
그래도 애들 보는 거 안될 거 뭐 있나 했는데
마지막 챕터가 남자들의 외로운 성생활(자위)에 관한 것으로
민망한 장면이 넘쳐난다.
나야 재미있었지만
이걸 딸들에게 보여주어도 될 것인가?
괜히 찔려서 오늘 아침 들고 나왔다.
(나 없는 새 해송이가 볼 것 같아서ㅠ.ㅠ)

 

 

 

 

<일쌍다반사>는 웃기고 재미있어서 잠이 안왔고
이 책은 그야말로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바람에 나를 한참 잠못들게 했다.
특히나 그 치매걸린 할머니의 얘기가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책읽다 말고 한참을 줄줄 울었다.
손이 덜덜 떨렸다.
정말 지은이 말대로 인생은 때때로, 대책없이 참혹, 하다.
그외에도 병원에서, 외과의와 마주치는 인생이란 것이
대체로 급박하고 암울하고 처절한 삶들이라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 한켠이 무겁고 도무지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결국 내일을 위해 중간에서 접고 불을 껐다.
불을 끄고도 한참을 뒤척거렸다.

건강한 것만으로도 축복,이라는 평범한 말이
전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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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1-1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은 안벌어다주면서 아내를 때리는 남편이 어찌나 많은지, 읽다가 치가 떨립디다.

깍두기 2005-11-1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제가 읽은 데는 그런 대목 없던데, 그건 2권에 나오나요?

paviana 2005-11-1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이분글 여기저기서 읽었는데, 사는게 참 먹먹할때가 많아요.정말 훌륭한 의사선생님이라는 생각에 안동으로 이사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잠시 했어요.

숨은아이 2005-11-1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무력감에 살이 떨려요. 나는 아주 작고 약한 인간이라...

chika 2005-11-17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독일에서의 힘든 일정 끝내고 돌아오는 뱅기안에서 아름다운 동행 읽었어요. ;;

호랑녀 2005-11-1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2권에 나와요. 저는 2권만 봤어요.
저분 주변에는 어쩜 저렇게 사연들이 많을까 생각했는데 아름다운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봐서 그런 것 같다는 결론에 혼자 도달했습니다.

책읽는나무 2005-11-1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을 못이루게하는 책이라굽쇼?..ㅡ.ㅡ;;

하루(春) 2005-11-17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쌍다반사> 있어요. 아직 다 읽진 않았지만... ^^

깍두기 2005-11-1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앉은 자리에서 30분이면 해치워지던데요^^
책읽는 나무님, 네^^ 보통 웬만한 책들은 잠자리에 누워서 10분이면 꿈나라인데, 저는요^^
호랑녀님, 애고 빨리 2권도 봐야겠다^^
치카님, 우왓! 독일, 이라는 글자만 눈에 들어옵니다^^
숨은아이님, 님은 외유내강. 다 알고 있어요^^
파비아나님, 훌륭한 의사선생님 따라 이사를....그런 생각까지 들게 하는 정말 따뜻한 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