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풀의 <바보>와 <순정만화>를 읽은 후 강풀을 섭렵하기로 결정, 대여점에서 빌려와서 읽었다.
딸들이 나보다 더 눈독을 들인다.
내가 먼저 보고 보여준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위 둘의 잔잔한 순정만화와는 달리
이것은 초절정 엽기썰렁 코미디이다.
그래도 애들 보는 거 안될 거 뭐 있나 했는데
마지막 챕터가 남자들의 외로운 성생활(자위)에 관한 것으로
민망한 장면이 넘쳐난다.
나야 재미있었지만
이걸 딸들에게 보여주어도 될 것인가?
괜히 찔려서 오늘 아침 들고 나왔다.
(나 없는 새 해송이가 볼 것 같아서ㅠ.ㅠ)

<일쌍다반사>는 웃기고 재미있어서 잠이 안왔고
이 책은 그야말로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바람에 나를 한참 잠못들게 했다.
특히나 그 치매걸린 할머니의 얘기가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책읽다 말고 한참을 줄줄 울었다.
손이 덜덜 떨렸다.
정말 지은이 말대로 인생은 때때로, 대책없이 참혹, 하다.
그외에도 병원에서, 외과의와 마주치는 인생이란 것이
대체로 급박하고 암울하고 처절한 삶들이라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 한켠이 무겁고 도무지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결국 내일을 위해 중간에서 접고 불을 껐다.
불을 끄고도 한참을 뒤척거렸다.
건강한 것만으로도 축복,이라는 평범한 말이
전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