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여행을 다녀와 사진이라도 올려봐야지 했는데 어느새 한달이 되어간다.^^;;;
지난 7월 30일 부터 8월 2일까지 찾아간 영월은 작년에 이어 두번째다.
작년엔 갑작스레 일정도 짧게 가서 별로 한 것이 없었기에, 이번엔 일정도 길게 잡고 새벽같이 서둘러 출발했다. 작년에 차가 막히는 것을 대비해 새벽 5시 30분에 출발했는데, 영월에 오후 3시가 넘어 도착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토요일에다 휴가 피크기간이라 그랬던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금요일 새벽 4시에 집을 나섰더니, 영월의 고씨 동굴앞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7시 30분이었다. 동굴앞의 식당에서 산채정식으로 아침을 해결하니 아이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식사를 마치고나니 8시 30분...
함께하기로 한 옆지기 친구 가족이 오려면 2-3시간은 있어야하고, 숙소는 12시가 되야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단 차를 숙소에 세워놓고 숙소옆의 강가로 내려가 낚시도 하고, 물놀이를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은 강옆이 모래밭으로 되어있어 강가가 아닌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기분이 나는 곳이기도 하다. 첫날 묵은 숙소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인데 사장님이 우리를 기억하시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텃밭에서 기른 야채나 김치를 마구 나눠주시는 인심좋으신 분들이다.^^
옆지기 친구 가족이 도착하여 함께 점심을 해먹고, 영월 나들이에 나섰다. 1박 2일을 촬영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한반도 지형은 정말 우리나라를 축소하여 옮겨놓은 듯한 모양이다. 서해안의 완만한 지형과 동해의 급경사까지 그 오묘함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는 곳이다.
한번도 지형을 열심히 바라보며 조 아래 보이는 뗏목을 체험하러 가자는 의견에 모두 동의했다.
뗏목체험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삿대와 노를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고, 돌아오는 길에는 아이들을 위하여 모터의 방향을 운전해볼 기회도 주신다. 하얀 모시옷에 밀짚모자를 쓴 사공아저씨의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설명 또한 맛깔스러웠으며, 커다란 양은냄비에 삶은 옥수수를 나눠주시는 넉넉한 인심도 고마웠다.
돌아오는 길에는 청령포에 들렸다.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는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이고 서쪽은 암벽이 솟아 있어 마치 섬과 같다. 문화해설사님의 설명에 따라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지만, 장난치는 재미에 빠진 아이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단종이 걸터앉아 말벗을 삼았다는 관음송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라는 얘기는 기억난다.^^
둘째날... 숙소를 옮겨야해서 오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점심으로 토종닭 백숙을 먹으며 계곡에서 물놀이를 잠시하고 영월 옆의 단양으로 갔다. 온달관광지를 갔는데 드라마세트장, 온달전시관, 온달동굴, 온달산성 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이곳에서 천추태후, 바람의 나라, 일지매, 태왕사신기, 연개소문, 미인도, 쌍화점 등을 촬영했다는데 도무지 TV를 안보니 확인할 길은 없다.^^
온달전시관에서 엽서를 나눠주는데 거기에 내용을 쓰면 무료로 보내준단다. 옆지기가 아이들에게 엽서를 쓰고 우체통에 넣으라니 아이들 신나서 뛰어갔다. 우체통의 크기를 보라~~ㅎㅎㅎ
여기는 드라마 셋트장... 울 둘째 형들이 자기랑 안놀아 준다고 심술이 나서 엉엉울다 자기보다 더 큰 붓을 보더니 언제 울었냐고 신나있다. 역시 아이들이란~~~
온달동굴 구경도 나섰다. 이렇게 동굴을 만들어 놓은 자연에도 감탄하지만,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놓은 기술에도 감탄한다.^^ 제주도의 만장굴은 굴이 커서 안전모 같은거 없이 똑바로 서서 걸어 다녔는데, 온달동굴은 사진처럼 쭈그리고 힘들게 가는 코스도 있었다. 그래도 동굴안이 무척이나 시원해서 좋았다. 사실 밖으로 나오고싶지 않았다는게 맞다.^^
동굴 이곳저곳에 특색에 맞는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위의 것은 기억이 안나고 아래는 <온달과 평강공주>, <산삼>이다. 산삼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시길...ㅎㅎㅎ
숙소에서는 저녁마다 폭죽을 한데 묶어 한꺼번에 터뜨려주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정말 멋진 광경이었다.
세째날... 숙소에 패키지로 되어 있는 리버버깅 체험에 나섰다. 리버버깅은 우리나라에서 두곳에서만 시행하고 있고, 래프팅보다 훨씬 재미나다는 말에 겁도 없이 참여했다. 사실 나는 물에 대한 겁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긴 했지만, 안전하게 복장을 갖추고 들어가니 물에 빠지고 싶어도 둥둥 뜨더라는...
뭐~~ 우리 부부가 그리 사이가 좋은건 아니지만 사진 찍는 분이 시키니 이런 연출도 한번...ㅎㅎ
오전에 어른들의 리버버깅 체험동안 지들끼리 놀아준 아이들을 위해 오후에는 동강축제로 향했다. 햇빛이 어찌나 뜨거웠는지 가만히 있기도 힘든 날이었지만, 아이들은 물놀이 시설과 맨손으로 송어잡기 체험에 푹~~ 빠지는 즐거운 날이었다. 같이간 아이들 아무도 물고기를 잡지 못했는데 울 아들만 손에 송어 한마리 들고 찰칵~~~ 아무리 헤매도 못 잡으니 옆에서 누가 한마리 잡아 줬단다. 그러고는 엄마한테와서 한마리 잡았다고 큰소리 치기는...ㅋㅋㅋ
동강축제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단종의 묘인 장릉에 들렸다. 단종역사관에서 전시물들을 둘러보고 설명을 읽다보니, 청령포에서 문화해설을 해주시던 분의 말씀이 하나하나 기억난다. 조금은 숙연해지는 마음이 들법도 한데, 아이들은 그저 신났다. 입구의 연못에는 연꽃이 하나가득 피었다. 색도 모양도 어찌나 곱던지...
여행의 마지막날... 모두들 피곤했는지 늦잠을 자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영월 10경 중의 하나인 선돌은 기암괴석이 탑 모양으로 솟아 있으며,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단다. 대단한 자연의 위력을 다시한번 느끼는 곳이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더 둘러보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흐리던 날씨가 장대비로 바뀌었다. 결국 이번 영월여행은 여기서 접기로 했다. 우리 큰 아이는 별마로 천문대에 가지 못한 것을 제일 속상해 했는데,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두달전에 예약을 해야한단다. ㅜㅜ
그런데....
이번주 금요일에 우리는 옆지기 친구네 가족과 함께 다시 영월로 떠난다.
리버버깅을 체험했던 숙소에서 다녀간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다시한번 리버버깅 체험과 숙소제공을 하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잽싸게 별마로 천문대 방문을 예약했다. 비록 늦은 밤은 이미 예약이 차서 못가지만, 저녁에라도 가보면 뭔가 보이겠지... 그리고 재미난 리버버깅을 다시 타볼 수 있다니 신난다. 그런데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단다. 강사님 말씀이 비올때 타면 더 재미나다고 해서 그건 좋은데, 천문대에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 같다.
이런들 어떠하리~~~ 그저 다시한번 떠난다는데 의의를 두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