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플라시보 2004-10-16  

플라시보입니다.
쥴님. 오늘 우연히 님의 서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호사스러운 나날에 적으신 저에 관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님이 그 일을 그만 잊으셨으면 하는데 님은 도저히 제가 용서가 되질 않으시나 봅니다.
물론 님의 코멘트를 사전 동의없이 삭제를 한 것은 명백한 저의 잘못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 감정이야 어찌되었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님도 너무 오래. 그리고 길게 반감을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님이 인용하신 그 일로 나름대로 좀 속이 상했었습니다. 그런데 님의 서재에 그게 비웃음거리가 된 걸 보니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겪은 속상한 일에 남들도 쌍수들고 함께 속상해 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게 비웃음거리는 되지 말았으면 하는게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놀랐던 것은 님이 제 서재에 들어오지 않으시는줄 알았는데 들어오셨더군요. (저 사건을 아시는 것으로 봐서 들어오신다고 그냥 제 멋대로 생각했으나 틀렸다면 죄송합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들어오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 서재가 그냥 할랑한 공간이듯. 님도 만약 다녀가신다면 즐겁게 다녀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모든 사람이 다 자기 편일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공간에서 만큼은 적을 가지고 싶지 않은게 제 바램입니다. 제 바램이 제 소행에 비해 시건방질만큼 큰 바램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저 또한 그때의 일은 제 기분에 너무나 치우쳤던 실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감히 동의없이 코멘트를 지우다니 그래놓고도 실수라고 하면 다냐 라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님에게 지극한 반감을 가지고 치밀한 계획하에 그런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님도 이제 그만 너그럽게 용서를 하시길 바랍니다.
님께서 반감을 가지시니 저도 마음이 참 불편합니다.
저는 완벽한 인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감히 완벽하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쓰는 글은 실제의 저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글들 투성입니다. 어쩌면 그런 글들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도 있을꺼라고 짐작이 됩니다. 하지만 감히 그럴수만 있다면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솔직히 코멘트를 삭제할때 이렇게 될 것이라고 조금이라도 내다볼 수 있었다면 한번 더 생각했을 것이고 아마 삭제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한번 부탁드리건데 혹 제 허접한 서재에 다녀가시걸랑 즐겁게 다녀가시길 바랍니다.
모두가 상처를 받지않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인간은 아니지만 실제 세상이 아닌 여기에서 만큼이라도 되도록이면 상처는 줄이고 웃는일을 만들고 싶은게 제 생각입니다.
이 글이 님에게 또 기분 나쁜 글이 될지 모르기에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플라시보 2004-10-17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페이퍼에 답글을 달았습니다. 긴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물론 내용두요) 머니스토리 재밌게 읽으신다니 감사합니다. 요즘들어 부쩍 돈돈 하게 되는군요. 아마 나이탓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코멘트 삭제에 관한것요. 예전에 님의 리뷰에서 몹시 안좋은 코멘트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거 보고서 막 흥분을 했었거든요. 악의에 차 있는것도 그렇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는 코멘트였었는데 아무튼 저라면 어쩌면 열을 너무나도 받은 나머지 손을 부르르 떨며 삭제 버튼을 눌렀을지도 모르겠는데 님은 그러지 않으셨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제 일을 떠올렸습니다. 제가 허락없이 삭제한게 제 선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당시 감정이 감정이었는지라) 생각했지만 님께는 다를수 있었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저라면 충분히 거품 물었을 코멘트가 달려도 지우지 않으시는걸 보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 정보가 노출되는 문제가 아니라면. 그리고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양해정도는 하고 코멘트 삭제를 해야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오랜 뒤에도 그 코멘트가 여전히 달려있는 것을 보고 님이 참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보실때 마다 속이 상하실듯 하신데도 말입니다.)

플라시보 2004-10-1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다보니 얘기가 길어져 버렸네요. (더이상 안올라가고 짤려서 다시 씁니다.)아무튼 제 서재 간혹 들러주셔서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님이 오시면 좋은 시간이 되고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님도 좋은하루 되십시오.
그리고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처음에는 글을 올렸다가 지울까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제가 님께 말씀 드린게 잘한걸로 끝이 나서 더더욱 다행스럽습니다.
 


비로그인 2004-10-14  

^^*
일러스트 동화작가 "숀 탠"의 <빨간나무> 그림이랍니다.
쩝... 저는 색감도 꽝, 스케치도 꽝.
꽝꽝 두드려 대기만 합니다.
두드려서 떨어지면 좋으련만 ^^*
 
 
 


비로그인 2004-10-12  

쥴님 쥴님!!!
저요, 부탁이 있어서 찾아왔어요
아시다시피 얼마 전이 오즈마님 생일이었잖아요?
근데 제 침대맡에서 뒹굴고 있는 곰돌이를 드릴랬더니 돔앙만 치고 안 받으시는 거예요 !.!
그 녀석, 어차피 저한테 받을 거라야 구박밖에 없는데 오즈마님네 가서 잘 살게 해 주고 싶답니다
그러니 님, 제 서재에 조그맣게 오즈마님 주소 좀 알려 주시면 안 될까요?
폭탄은 같이 안 넣을게요 부탁드려요 :)
 
 
비로그인 2004-10-14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력으로 성공~ ^^;
 


코코죠 2004-10-12  

쥴님. 음. 문제가 심각해요
(진지한 얼굴로) 쥴님, 엊그저께 일이에요. 회사에서 저한테 서류를 하나 보내줬거든요. 근데 집배원 아저씨 말로는 그걸 3층 주인집에 맡겨놓았대요. 찾으러 갔더니 (우리 주인 아줌마는 쪼끔 성격이 특이하세요) 우편함에 그냥 꽂아놨다는 거에요. 다른 사람 물건이 집에 있는 게 싫다면서요.
덩치가 산만한 오즈마가 헐레벌떡 우편함에 뛰어내려가는 게 상상이 되시나요. 그래서 지금 걱정이 되어요. 혹시 그때에 쥴님이 보내주신 책도 잃어버렸으면 어떡하죠. 오즈마 엄마랑 언니도 일을 다니기 때문에 우편물을 받아줄 사람이 평소에 없거든요.
아직 기다리고 있는데 오지 않아요. 저는 4층 아래 우편함에 몇 번이나 다녀와봤어요.
쥴님, 언제 부치셨나요. 혹시 등기 영수증 가지고 계셔요. 그럼 번호 알려주실래요. 제가 우체국을 뒤져서라도 찾아내겠어요.
그건 단순한 책이 아니쟌아요. 그건 쉘 실버스타인의 책이기 이전에 쥴님의 책이라고요. 저는 그걸 꼭 찾아야 해요.
부디 제가 "쥴님, 나 그 책 받았어욧!" 하고 폴짝거리는 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
 
 
 


코코죠 2004-10-12  

오즈마는 고단한 아이에요
요즘처럼 고단했던 시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라고 적으려다가 저는 퍼뜩 깨달았어요. 아아, 전 지난 달에도 고단했고 작년에도 고단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고단한 사람을 살아낼 거에요. 그러니까 오즈마는 고단한 아이에요.

쥴님도 많이 고단하시지요, 오늘 쥴님의 도시락 반찬은 감자볶음이었나요. 언젠가 오즈마도 쥴님의 감자볶음에 밥 비벼 먹고 싶어요. 그런 날이 올까요. 배가 고파요, 지금요.

쥴님께 보내드릴 만한 무엇을 만드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쥴님은 그걸 받으시곤 씩 웃으실 거에요. 그건 한권의 얄팍한 책인데요, 오늘 마지막으로 보고 넘겼거든요. 다음주면 나온다나요. 저는 쥴님께 가장 먼저 그 놈을 보내드릴 생각인데, 받아주시겠어요. 이제껏 그래주셨듯이 기쁘게, 소박하게요.

쥴님의 꿈을 또 꾸었어요. 우리는 처음 꿈에서 만났을 때처럼 막 반가워 하지는 않았고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마주 앉아 주절주절 슬픈 이야기들을 했어요. 제가 물었어요. 고단하죠 쥴님. 쥴님이 그래요. 오즈마야, 원래가 삶은 고단한 거란다. 고단하지 않은 사람은 없어. 그러니까 마음 놓고 그냥 고단해 하렴.

고단이란 말을 백번쯤 썼더니 고단이 고단같지 않고, 무슨 나물 이름 같아요 :)

횡설수설. 그러니까 여기까지만 쓸께요. 참, 오늘은 우표를 대신 붙여 편지 보내주는 북까페엘 갔는데 쥴님 주소를 적어갖고 다니지 앉아 편지지만 만지작거렸다죠. 담부턴 그런 실수 안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