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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2
김지원 지음 / 나무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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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술이란 문화의 한 부분에 속하면서 어느 특정 계층이나 부류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즉,누구에 의해 창조되고 탄생된 예술작품은 만인들에게 심미안을 넓혀가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꾸어 가며 기능성과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대중들의 즐거움과 미적 감각을 자극하고 함양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내장식을 비롯하여 외부의 건물,조각,섬세한 정원의 모퉁이의 아기자기함과 엉뚱하면서 아이디어성을 갖춘 디자인 작품을 바라보면 참신하면서도 경이적이며 독특한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인간이 미적 감각과 창의성이 발달하면서 예술 작품들도 정형화되고 틀에 박힌 고전적인 개념의 예술작품보다는 생경하고 엉뚱한 현대적인 이미지들이 결집된 작품들이 보다 세인들의 시선을 끌고 찬사와 경탄을 아끼지 않는 것도 시대적인 요구와 배경이 아닐까 한다.

 

 

비단 런던만 디자인이 발달된 것은 아닐테지만 영국의 심장 런던이 갖고 있는 보수적인 이미지와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인의 의식 구조와 대비하여 아이디어 톡톡 튀는 창의적인 작품을 이 도서는 맘껏 발휘하고 있다.오래 된 것을 허물지 않고 보수를 통해 오래도록 전통의 미의식을 보존하고 인간과 환경을 중시하면서 창조된 디자인 작품들,스튜디오나 페스티벌에서도 발견되는 개성과 스타일의 다채로운 면모가 내 마음을 활짝 열리게 하고 시선을 집중시킨다.

 

 

빨간 우체통이 백 년의 수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우표와 같은 조그마한 곳에서도 유행과 시각적인 이미지를 표출하고 있으며 전시장의 다양한 물건들이 총집합하여 사물들이 일체가 되어 있는 발랄하고 밝은 느낌,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고 벗이 되어 주는 공간의 여유로움,2차 세계대전의 전화를 피해가고 간신히 살아 남은 고색창연한 옛 건물들,뾰족한 산형세의 돔 건물과 아래로 흐르는 운하의 유유자적한 모습,한적한 타워브리지와 근처 잔디밭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다채롭고 고급스러운 양장의 도서들,이름없는 벽들이 외로워할까봐 살아있는 언어로 채색된 반짝이는 단문장들,5인 이하가 60%를 차지하는 스튜디오의 빼곡하게 치장된 디자인의 세련미에서 런던의 디자인은 삶을 풍성하게 하고 지루하지 않도록 잘 꾸며져 있다.

 

 

생각하고 사유하며 이것을 모양과 그림으로 기록하고 싶은 인간의 마음이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시대의 요구에 맞게 부응해 가려는 것이 놀랍고도 신비스럽기만 하다.한국의 서울도 런던 못지 않게 각양각색의 디자인이 연출되고 시선을 끌기에 족하지만 거의가 서구 스타일에 가까운 것이 너무도 많은게 흠이고 아쉽기만 하다.한국의 전통미를 살리고 내한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만의 모습을 보여줄 '코리언 디자인'이 그들의 입에서 탄성과 흥분을 살 수 있는 디자인의 연구와 개발,독창성이 런던 디자인 산책을 통해서 느낀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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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인간 - 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2
정병설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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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한국 역사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사료를 바탕으로 충실하고도 생생한 현장감을 살려 재미와 교훈을 안겨 주는 점이다.특히 조선시대는 숭유억불 정책과 성리학에 바탕을 둔 왕조의 정체성과 왕권과 사대부들의 낭과 패와 같은 이해관계 속에서 왕위 계승과 훈구파와 사림파,민생을 외면한 당쟁,외국 문물을 실사구시에 맞게 적기에 수용하지 못했던 조선 오백년 역사가 후대들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 준다.역사는 위정자들의 선각자적인 안목과 통찰력,시대를 앞서 읽고 실천해 나가는 수용력과 진보적인 사고,민생을 최고로 여기고 받느는 '민본위주'가 한 나라의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켜 간다고 생각한다.

 

 

조선 왕조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왕위를 지키고 '탕평책'으로 민본 정책을 펼친 여조에겐 역사의 오점을 남긴 아들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부분이다.이덕일저(著)의 <사도세자의 고백>을 통해서 영조가 사도세자에 대한 기대감과 그가 뒤주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까지 부자 관계가 그리 탐탁치 않은 '견원지간'과 같은 갈등과 고뇌의 연속이었고 사도세자의 죽음은 단지 영조 개인의 선택과 결정에 의한 것이 아닌 주변 인물들의 고변과 친인척의 관여가 커다란 요인이 아닐 수가 없다.또한 당대 노론과 소론이라는 당파간의 치열한 이전투구가 소론으로 분류된 사도세자에겐 치명상이 되었고 훗날 자신의 아들 정조에 의해 명예가 복원되고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은 엄중한 처벌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희궁에 의해 태어난 사도세자는 돐을 지나면서 동궁으로 승격되고 차기 왕위를 계승할 인물로 영조는 점찍었다.그래서 일찍부터 세자시강원에 보내 논어,맹자 등 사서를 학습시키고 예의범절,왕으로서의 체모와 자질 등을 관원들로부터 익히게 하는데 사도세자는 공부보다는 체질적으로 밖으로 나가 노는 것을 즐기고 학습엔 그다지 흥미가 없었던 모양이다.이러한 학습 과정이 영조의 귀에 들어가니 때론 부왕에게 타이름을 받고 꾸지람을 들어가면서 사도세자가 철이 들고 자신의 뒤를 이어주기를 바라지만 나아지지를 않게 된다.또한 왕이 되어야만 한다는 심리적 강박증과 일반불안장애,충동조절장애 등으로 헛것을 보기 시작하고 1760년(26세) 자신의 생일날 부왕을 욕하기 시작하고 나경언이 올린 고변서가 영조가 사도세자를 폐세자로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된다.그것은 왕손의 어미를 때려 죽이고 여승을 궁으로 (빙애) 끌어 들이며 서로(西路)에 행역(行役)하고,북성(北城)으로 유람까지 한 점이 세자의 자질을 훼손시켰고 실망스럽다는 것이었다.

 

 

나경언의 고변에는 배후 인물로 김한구,윤급,홍계희를 꼽으면서 즉각 나경언을 효수했다고 한다.그 배후를 밝히는 것은 권력 중심부에 있었던 인물들이고 깊게 조사가 진행되면 권력 중심부가 피바다가 될게 불보듯 뻔한 일이었기에 여오는 두려움과 꺼림칙함으로 나경언 한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일단락된듯 하지만 세도세자는 역시 '뜨거운 감자'로 당시 조정의 살벌한 분위기를 몰아가고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간 이유는 그의 정신 분열증과 당쟁에 희생되었다는 점인데 평소 논리적이었던 영조가 신령의 말을 거론하면서 '변란이 호흡 사이에 있다'라는 점이 직접적 이유이며 이는 <영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폐세자반교>는 <승정원일기>나 <한중록>에서 엿볼 수가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그 해당부분이 삭제되었다.<대천록>,<현고기>,<모년기사>에 수록된 <폐세자반교>에서 '세자를 폐위하노라'라고 명령을 전국에 반포했으며 선희궁의 말은 폐세자로 삼아야 할 당위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자가 내관,내인,하인을 죽인 것이 거의 백여 명이오며,그들에게 불로 지지는 형벌을 가하는 등(중략)...장번내관을 내쫓고 어린 내관,별감들과 주야로 함께 있으면서 재화를 그들에게 나눠주고 기생,비구니와 음란한 일을 벌였습니다.그리고 제 하인을 불러 가두기까지 했고 잘못이 너무 심하여 한 번 아뢰고자 하나 모자의 은정 때무네 차마 아뢰지 못했습니다. P214에서

 

 

이제 사도세자는 부왕에 의해 자결을 요구받지만 변명과 살고 싶다는 항명을 고하지만 한 번 굳어진 마음을 되돌릴 수 없게 되며 사도세자를 뒤주 속에 죽이려 발의한 사람은 장인 홍봉한이라고 한유 등 공홍파(功洪派) 혜경궁 친정을 공격하지만 혜경궁은 극구 부인한다.다만 <영조 실록> 및 <임오일기>에는 뒤주가 들어오기 전 장인 홍봉한이 이미 입궁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에 시간의 선후와 진실성의 의심이라는 점에서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거구의 세도세자는 숨이 막히는 뒤주 안에서 살려 달라고 애원을 하기에 관원들이 뒤주 밑에 뚫린 구멍으로 음식물을 제공하지만 이를 알아챈 영조는 구멍을 막고 뒤주 윗쪽으로는 풀잎을 얹어 놓아 굶주림과 원한,외로움,분함,자책감으로 뒤주에 들어간지 8일만에 싸늘한 시체로 변하게 된다.

 

 

부왕에 대한 사도세자의 괴씸죄,역모,고변 등이 절대권력의 왕조시대였던 당대에 영조는 왜 자식을 비윤리적으로 죽였는지는 당대의 당쟁과 부왕의 심기를 거스르게 한 사도세자의 행적들이 종합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지 않았는지 모른다.영조는 자식이 죽고 초라한 장례 의식을 치르게 하지만 사도세자의 묘지명에는 진실로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랐으나...죽었다는 비보를 들었노라.라고 후회와 분노의 심정을 드러낸다.이 글은 <승정원 일기>,<영조실록>,<한중록>을 바탕으로 쓴 글이고 저자는 이덕일저자가 쓴 <사도세자의 고백>에 대해 그의 죽음과 관련하여 많은 비판을 서슴치 않고 사료에 바탕을 두지 않고 진실성과 어긋난 글이라고 반박한다.

 

 

조선의 사회는 엄격한 절대 왕권과 세습체제하에 있었기에 왕의 심기나 비위를 거스르는 행위나 행적은 커다란 재앙과 화를 자초하게 된다는 교훈을 얻는다.한 편 자신의 뒤를 이어가고 왕조를 더욱 빛내 줄것을 크게 기대한 만큼 아들 사도세자의 행위와 행적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덧붙여 사도세자를 모시고 충언과 간언을 했던 권력 중심부의 관원과 사대부들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사도세자의 죽음을 막았어야 마땅하지 않았는가 한다.그러나 절대권력 앞에서는 부모형제,자식,친인척도 당대 사회는 용서와 화해는 없고 능상에 어긋나면 죽음과 유배,강등과 좌천,노비로 전락되는게 어두웠던 조선의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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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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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직접 부딪히면서 친밀해지기도 하고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마음 속에 연모의 정과 우상이 되는 존재가 있기도 한다.좋은 관계로 이어지고 오래 함께 있을거 같지만 서로의 삶은 갈 길이 다르기에 어느 순간 멀고 먼 뒤안길이 되어 버려 빛바랜 앨범 속의 추억물쯤으로 기억을 되살리기도 하는데 그러한 관계가 애틋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다시 만나 진한 회포를 풀고 싶은 마음이 이는 것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따뜻한 마음과 끊겨버린 관계를 복원해 가려는 인간의 심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나아가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과 마주보면서 대상을 탐색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이해타산이 생기면서 이것 저것 재보기도 하는 과정 속에서는 한차례 뒤숭숭하면서 튕기기도 하고 마음을 쉽게 열기까지 다소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나는 평소 말이 많지 않지만 남의 말을 경청하고 내 입장이라면 어떻까?라는 생각과 배려를 하려고 하는 편이다.어린 시절 부모님이 객지에서 '양은 그릇,건채물'등을 장사하였기에 주로 조부모님의 잔소리와 부지런함,예의범절들을 듣고 배우면서 사회적 질서와 겸양의 미덕이 나도 모르게 몸에 배였다.특히 할아버님의 인자하고 과묵하며 성실한 촌부의 모습과 긍정도 부정도 아닌 미소로 세상을 관조하고 매사를 소걸음마냥 묵묵히 임하셨던 생전의 모습이 그립기만 하다.아직도 할아버지의 인자하신 모습은 불현듯 꿈 속으로 날아오셔서 나를 건강하고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듯 굵은 손마디와 고개를 숙이고 밭과 논의 풀을 뽑으시고 몸에서 발현되어 오는 구슬땀을 수건으로 훔치시는 모습이 가끔 꿈 속에서 할아버지님의 생전 모습이 선연하게 다가오고 꿈에서 깨어나면 왠지 그립고 슬프며 인생이 너무 짧다는 감정이 복받친다.나는 쉬지 않고 조금씩 일해 가는 모습과 부처님마냥 인자한 미소가 좋다.그러한 모습 속에서 할아버지를 생각하고 어린 시절 담배 냄새,땀냄새로 가득했던 할아버지가 꿈 속에 보이면 내 마음은 촌가의 마당과 들판으로 팔랑개비마냥 빙글빙글 돈다.

 

신경숙작가의 단편 모음집 <모르는 여인들>을 읽다 보니 옛 추억이 농밀하게 그리워진다.누구를 닮고 싶고 00상회에서 주인을 속이고 슬쩍 껌 한통을 훔친 일,절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가족이 하와이로 이민을 가게 되어 비포장 도로 위에서 마지막 작별을 고하던 기억,친구가 이종사촌 여동생을 소개해 주었는데 마음이 동하지 않아 그녀를 차버리게 되고 친구는 내게 배신감이라도 들었던지 영영 연락을 끊게 된 사연,나보다 머리도 좋고 공부를 잘해서 그의 모든 것을 모방하고 그와 똑같이 되려고 했던 중학 시절의 나의 승부욕,내 밑으로 여동생만 줄줄이 셋만 태어나니 할아버지께서 어머니께 "또 딸이냐!"라고 자조섞인 말씀과 그리고 바로 밑으로 남동생이 태어나니 할아버지의 이젠 됐다라는 표정 등이 내가 살아오면서 가족과 친구,나의 내면속의 기억을 끄집어 내게 한다.

 

낙천 아저씨의 신발 이야기,화분을 돌보는 이야기,왼손과 오른손의 다른 인격체를 갖고 있는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사이코패스마냥 양심의 가책도 없이 살인을 일삼는 주인공이 가족이 모두 사라진 뒤 그에게 남은 일말의 양심과 회개,지나가는 행인을 따뜻하게 밥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사찰의 여인,외국으로 떠난 친구의 친구가 어떤 사연인지 모르지만 남편에게 몇 마디 남기고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실종당일 사라진 A와 나와의 편지가 남편에게 발각되고 고양이를 집에 들이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이야기,수술을 받는 남편을 병원에 두고 귀가하던 날 젊은 시절의 연인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고 재회를 하면서 흘러간 시간과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 곱씹는 스토리로 이루어진 그녀의 전반적인 스토리이다.

 

지나간 시절의 이야기 및 진행형,앞으로 다가올 일들은 모두가 인과관계가 있고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벌어지는 서사적인 것들이다.그러한 이야기들이 보다 나은 삶을 이끌어주기도 하고 다시는 생각조차 꺼내기도 싫은 것도 있을 것이다.평생을 함께 살거 같은 대상도 언젠가는 진토가 될 것이고 연애와 같은 설레이고 실연에서 오는 상처와 트라우마 등도 나이와 세월의 무게만큼 침잠해지고 자유스러워지는게 중년의 모습일 것이다.나와 함께 했던 시간들과 존재들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빛이 바래져 간다.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고독한 존재로 거듭나 살아가는 시기가 중년이후의 삶이다.나 자신만의 기억과 추억,관계를 통해 내 자신이 거듭나는 완전한 자유인이 되고 싶고 고독의 절망이 아닌 고독을 이겨내는 행복하고 후회없는 내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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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코바야시 야스미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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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도 대단하지만 독자들의 흥미와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기에 사건의 전말과 이를 전개하는 힘,알리바이의 오리무중과 예기치 않은 반전 등이 뒤섞여 미스터리 장르의 힘을 한층 제고시키기도 한다.<밀실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진 고바야시야스미(小林泰三)작가가 펴낸 단편 미스터리 모음집 7편은 제각각 특성이 있다.살인 사건을 둘러 싸고 범인을 맞추기와 먼저 범인을 밝히고 그 범인을 어떻게 추적하는가를 담은 도치서술 미스터리 그리고 일상 속의 작은 미스터리를 담은 일상 미스터리가 오밀조밀하게 짜여지고 전개되고 있다.또한 작가는 나레이션마냥 1편의 미스터리가 완료되면 그 간 읽고 미스터리를 이해하고 범인을 누구인지를 짐작했는지를 물어보고 다음 미스터리로 안내하는 그만의 독특한 미스터리 전개력을 발휘하고 있다.

 

황당사건으로 150년 전의 플라이스토세의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시그마 탐정의 출현도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데 고고학 연대측정에는 방사능분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또한 가상 세계 원리를 응용하여 세계 자체를 모델화시켰다는 것인데 인간의 뇌는 어떤 컴퓨터도 당해 내지 못하는 훌륭한 성능을 가졌다는 점과 사인(死因)을 모르는 상태에서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를 통해 소생시키려는 아마추어적인 방법,사고처럼 복잡한 것은 이식에 성공하지 못했고 이식 가능한 거은 오감의 자극과 격렬한 감정의 기억뿐이라는 점이 미스터리의 흥미요소로 다가왔다.또한 빵조각의 평균수명과 빵조각이 흩어진 길을 찾아 범죄의 단서를 찾으려는 점도 작가가 일상 속에서 발생할 만한 소재들을 치밀하게 각색했다는 점도 백미이다.

 

반전과 트릭을 예상하고 이 글을 읽어내려 가기 시작한 나는 반전과 트릭,스릴보다는 일반적인 범죄 맞추기,도치서술 미스터리,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흥미와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과 수사진들의 논리와 추리,감초마냥 나타나는 한 영감의 재치있는 끼어들기,시체의 기억을 SF요소로 색다른 맛을 선사해 주 이 도서는 7가지 단편 미스터리가 제각각 특징과 웃음,그리고 풍자를 안겨주었다.살인 사건에는 으례 단서와 탐문들이 조합되어 용의자가 압축되고 정밀한 과학수사를 통해 X파일이 탄생되면서 올가미에 갇힌 범죄자를 연상케 하는데 미스터리는 말그대로 황당하고 기괴하며 독자들의 의문을 증폭시키는 매력이 있기에 풍부한 상상력과 냉철한 지성이 필요함을 새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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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늘 - 신경숙 산문집, 개정판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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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도 절제되며 늘 사유와 사색에 빠져 있을거 같은 여류작가 신경숙의 산문집은 동세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녀의 삶의 근저와 여정,생각의 힘 등은 어디에서 샘솟았는지 궁금했다.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통해 그녀는 밥먹고 잠자는 시간외에는 책과 함께 하는 삶이고 그게 그녀의 전부인거 같아 멀고도 험하지만 그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여성적이면서도 속삭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생각의 그릇을 종이에 담아 독자들에게 살며시 다가오는거 같다.

 

그녀의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추억과 가족과의 일상,고(故)성철스님의 마지막 길을 떠나보내려 달려가는 마음과 박경리 작가,오정희 작가 등과의 만남 등이 그녀의 기억과 추억의 앨범으로 담담하게 그려가고 있다.특히 성철스님이 남기신 마지막 열반송이 가슴에 크게 와닿는다.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오욕칠정보다는 노자의 순기자연(順其自然)이라는 말이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올 수가 없다.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산 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 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

둥그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뱉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P54에서

 

성철 스님은 법정스님과 검박하고 단초로운 생활이 대동소이한거 같다.작은 한 공기의 밥과 잘게 썬 솔잎 한 종지,당근 몇 조각,누더기 한 벌 등이 속세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고 자식들 잘 키워 한 집안의 돈과 명예를 대대손손 향유해 나갈 것인지를 머리를 싸매고 오늘도 내일도 정신과 몸이 망가져만 가는 세태이기에 종교인의 참된 가르침과 실천행위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한다.

 

오빠 둘,농부인 부모님들의 내리 사랑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작가는 하얗게 세상이 변한 함박눈을 아버지께서 외출하는 길,샘으로 가는 길,뒷간에 가는 길을 대나무 비로 싹싹 쓸어놓은 모습을 보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힘세고 무서운 오빠를 둔 덕분에 남자 급우들의 놀림 대상에서 제외가 되었던 일,막걸리를 처음 입에 대고 붉게 달아오르던 이야기 그리고 박경리 작가와 오정희 작가와의 만남에서 글을 쓰는 후배에게 던져 주는 조언 등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향수와 추억을 달래고 있다.

 

어둡고 아픈 구석을 들추어 내어 세상에 하소연이라도 하는 것이 글을 쓰는 사람들의 고백일지는 모르겠지만 신경숙작가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평이하고 두드러지지도 않지만 수줍은 소녀의 연애고백담과도 같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한국인의 의식과 심성을 잘 전달해 주는게 매력이고 특징이라고 생각한다.그녀와는 일면식도 없는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언어와 문장이 낯설지 않은 친밀감을 강하고 짙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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