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지배 - 부는 지식이 결정한다, 반양장
레스터 서로우 지음, 한기찬 옮김 / 생각의나무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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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Building Wealth]를 <지식의 지배>로 번역한 후 부제까지 '부는 지식이 결정한다'로 달아두었다. 아마 이렇게 번역한 바람에 판매부수는 더욱 늘었을지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 및 장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세기에 개인/기업/국가가 생존하려면 어떠한 부의 피라미드를 구축해야 하는지의 방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계경제의 현황 및 경제전쟁의 현 지점 등을 정리한 책이며, 이 시대의 부의 체계가 어떤 토대 위에 구축되어 있으며, 그러하기에 새로운 세기에서도 부의 축적의 영속성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토대의 어느 부분에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대어야 할 것인지를 명쾌하게 밝혀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부의 피라미드가 밑에서부터 사회조직, 기업가 정신, 지식 창출, 기능, 도구, 자연자원 및 환경자원 등 6가지 토대를 갖춤으로써 구축된다고 하며, 이의 토대를 기반으로 '부'가 찬란히 빛을 발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소 지루한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나 그렇다고 이 책을 중간에 덮으면 크게 후회하게 된다. 이 책의 백미는 후반에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6가지 토대가 부실해짐으로써 '보물(부)'을 잃어버려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일본/유럽의 경제만이 아니라 90년대 들어 전도양양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마저도 피라미드 토대의 부실을 진단하고 있다.

일본은 피라미드 제일 하단의 사회조직 부분이, 유럽은 기업가 정신 부분이, 미국은 기능 및 도구 부분이 부실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 역시 지식 창출 및 자연자원/환경자원 부분의 토대에 관하여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렇게 부의 피라미드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는 한 21세기까지 부의 영속성을 찬란하게 가져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유럽/일본의 내면까지도 속속들이 파헤치면서 세계경제의 문제점 및 방향을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 책도 그리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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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6 - 팍스 로마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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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6권은 CF의 스톱모션 기법을 사용하여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 시대를 묘사하고 있다. 카이사르의 현란한 화려체 영화를 보다가 옥타비아누스의 유구한 만년체 영화를 보려면 우선 영화 감상법을 바꾸어야만 한다. 그러할 때 스톱모션이 주는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아우구스투스를 읽을 때도 항상 드리워지고 있는 그늘은 카이사르다. 실제 아우구스투스가 카이사르가 만든 밑그림을 따라 덧칠을 해나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시오노 나나미 탓이기도 하다. 카이사르 시대가 지나면 시오노 나나미의 '카이사르 섬김'도 이제는 보지 않을 줄 알았다. 아우구스투스에 대한 평도 기본적으로 카이사르의 나침반에 의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6권에서도 '카이사르는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아우구스투스에 대한 기본적인 평은 어떠한가. 가장 큰 줄기는 카이사르의 노선을 충실히 따른 훌륭한 후계자라는 평이다. 하여튼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 사후의 혼돈을 가장 훌륭히 정리함으로써 로마의 번영을 가져왔다.

아마 옥타비아누스의 최대의 공적은 카이사르 사후 계급·계층 갈등을 잘 마무리한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라도 그 당시처럼 로마 국경이 평온하고, 속주세 수입도 안정적이고 게다가 거기에 계급대립 마저 안정된다면 승승장구 태평성대를 구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6권을 읽으면서 시오노 나나미에게 가장 의아스러운 부분은 왜 帝政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거의 없을 수 있냐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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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기업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5
아리 드 호이스 / 세종(세종서적)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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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기업>의 저자 아리 드 호이스는 MIT 조직학습센터 이사이자 38년간 로열 더치 쉘 그룹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한 경험과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이 책을 서술했다.

부를 창출하는 키워드는 인류 역사에 따라 변화해왔다. 중세 이래는 토지가 그 역할을 해왔으며, 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부터는 자본으로 그 역할을 넘겨야만 했다. 저자는 2차대전 이후 자본이 축적되면서 자본의 희소성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부를 창출하는 핵심요소는 사람으로 이동했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노동적 측면이 아니라 지식적 측면을 얘기한다. 이제는 자본을 최적화 하는 기업 경영에서 인재를 최적화하는 경영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제 사람이야말로 경쟁 우위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외부에서는 기업을 자본회수율이나 자산 등 경제적 기준에 의해 성공을 측정하고 판단할지 모르나, 내부에서는 기업의 성공이 구성원들의 재능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쟁 우위의 원천을 상승시키려면 필요한 것이 바로 학습역량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저자는 회사라는 조직을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책 전반부를 경과하면서 예시되는 내용이 너무 경험에만 치우져 있어 본류의 내용들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또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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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느낌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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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악어>는 19세기 후반 자본주의 도입의 진통을 겪고 있는 러시아 상황을 빗댄 사회 풍자소설이다.

소설은 어떤 관료가 유럽에서 도입, 전시되고 있는 악어를 관람하다가 악어에게 삼켜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여느 소설 같다. 항상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는 살인이 등장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 살인을 둘러싼 인간군상의 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들지 않은가.

그러나 악어에 삼켜진 그 교양있는 중년 신사가 악어 뱃속에 들어간 것일 뿐 살아 있음이 확인되는 순간부터 아하~ 도스토예프스키의 일반 소설류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다.

<악어>는 러시아에 도입된 자본주의를 상징한다. 악어의 주인 역시 독일인이다. 악어가 중년 신사를 삼킴에 따라 (자본주의가 러시아를 삼킴에 따라) 이를 둘러싼 사회문제, 인간 갈등관계가 발생한다.

중년 신사(러시아)를 구하기 위해서 악어의 배를 따려는 부인/친구와, 자신의 자본인 악어가 혹시 죽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윽박지르다가 오히려 이로 인해 관객이 늘어 (자본 가치가 증식되어) 입장료를 4배로 올리며 즐거워하는 독일인이 대립하면서 벌써 이 소설이 무엇을 풍자하려는 것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악어를 등장시켜 사회환경 및 각 계층을 망라하여 풍자하려 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번뜩이는 상상력과 풍자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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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바로 그거야 사계절 1318 교양문고 57
마틴 가드너 지음 / 사계절 / 199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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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논리/수/조합/기하학/절차 등 5개의 단원으로 나뉘어 있다. 이 책은 직관을 길러주기 위하여 쓰여진 책이라 한다.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 곧 문제를 짧고도 명쾌하게 해결해주는 영감을 심리학자들은 '아하!(aha!)반응'이라고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지능하고는 전혀 다른 범주라고 한다.

한문제 한문제 풀어나가느라고 진도가 상당히 더디게 나갔다. 어떤 날은 지하철에 만난 한문제를 회사까지 걸어오면서 머리 속으로 푸느라 하루에 2~3페이지밖에 나가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하면서 결국 문제를 풀었을 때 이는 어떤 쾌감에 비교할 수 없었다. 그렇다 이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나의 작업을 가장 방해한 것은 다름아닌 고교 수학이었다. 순열과 조합이나 기하학에 관련된 문제가 나올 때 고교 때 배운 수학공식이 나의 직관을 가로막아버리는 것이었다. 고교 수학은 문제를 푸는 최대의 지름길이자 나의 직관을 높이는 최대의 방해물인 셈이 되어버렸다.

두 번째로 나를 방해한 것은 끈기와 시간이었다. 고교 때 시간에 쫓겨서인지 막히게 되면 종종 답을 먼저 보고 풀이를 이해해가던 적도 있었는데 그 버릇이 그대로 살아나는 것이었다. 이 저자는 <이야기 파라독스>를 지은 것으로 더 알려진 마틴가드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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