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5. 20. - 올해의 52번째 책
★★★★
'서재 결혼시키기'의 앤 패디먼에게 제일 부러웠던 점은, 그녀가 독서라는 취미를 남편과 공유한다는 것.
울 서방님과 나는 독서라는 취미를 사이에 두고 양 극단을 달린다. 나는 경미한 활자중독이 의심되는 독서 광신자(?), 서방님은 경미한 책 알러지가 의심되는 독서 불신자(?!).
그러던 서방님이 올해 들어서는 무슨 결심을 했는지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무협지나 만화도 곁눈으로 안 훑던 양반이, 서가에 꽂힌 내 책들을 야금야금 갉아 먹기 시작하더니, 어라, 요즘 <폴라리스 랩소디.에 들어서는 TV도 마다하고 책을 읽는 사람으로 변해 버린 것! 3권까지는 나보다 한 권 뒤에 쫓아오던 서방님, 읽는 속도가 하도 빨라서 내가 <빛의 제국>으로 한 템포 쉬어주고 앞 권을 양보해 주었다.
주말 동안 감기가 심해서 계속 침대 신세였는데, 베개를 잔뜩 고여놓고 서방님과 나란히 누워서 같은 책을 읽는 그 기분이라니....^^
나도 이제 앤 패디먼이 부럽지 않다오. ㅎㅎㅎㅎ
5권을 읽던 서방님, 문득 말한다.
"대체 머리 속에서 이런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은, 어떤 사람인거야?!"
하긴, 말이라기 보다는 좀 길다란 감탄사에 가깝다.
"그러게말야. 진짜 대단하지!"
나도, 이영도 작가의 머리 속이 궁금하다.
그러고 보니 이영도님, 울 부부에게 지대한 공헌을 한 작가다.
이전에도 딱 한 번, 남편과 나란히 한 시리즈를 탐독한 기억이 있는데...그것이 바로 <드래곤 라자> 였으니까.^^
PS. 요즘 서방님은 콧등에 난 정체불명의 대왕 뾰루지로 고생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바이러스 성 어쩌고 저쩌고...했다는데.... ㅋㅋㅋ 문득, 떠오른 생각. 울 서방님...정말로 책 알러지가 있는 건 아닐까? 과도한 독서로 인해 알러지가 발진으로 나타난 건지도....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