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은 아름다움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했다. 이야기의 참신함이나 개연성 같은 중요한 요소를 가차없이 무시했다.
하지만 그렇게 욕심 부리며 만들어 낸 화면들은.....어찌나 아름다운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진부한 아름다움이지만, 워낙에 압도적이기에 미처 이의를 제기할 틈도 없이 빠져들고 말았다. 탐미적인 내 욕심을 꽉꽉 밟아 채우고도 넘치는 그 장면, 장면에 참, 황홀했다.

내가 본 <연인>은 전반 십 분이 압권이었다. 지각해서 5분이라도 늦게 살금살금 들어가보려 한다면, 적극 말리고 싶다. 장쯔이가 차려입고 술청에 나와 선 순간,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이 아름답다'라는 말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정말 1~2초 쯤은 숨을 쉴수가 없었다. 그녀가 춤사위를 펼치자....이번엔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가 다가왔다. 정말 한 두 방울의 눈물을 동반하고. 그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애써 "예쁘다....너무 예쁘다...정말 예쁘다..."를 주워섬겼다.
<어린 신부>에서 문근영의 깜찍함이 김래원의 매력보다 부각되어 버렸듯이, 결코 빠진다 할 수 없는 금성무의 절절한 눈빛도 장쯔이의 선 고운 어깨와 애잔한 목소리에 빛을 잃었다.

자, 머리를 비우고 '구경하러' 가야 할 영화이다. 그리고, 충분히 구경할만한 가치가 있다.

ps. 장쯔이, 금성무를 데리고 <비천무>를 다시 찍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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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9-16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지난 일요일에 <가족>을 봤는데..ㅡ.ㅡ;;
이걸 볼껄 그랬나??..^^

마태우스 2004-09-1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등하고 있었는데요, 님의 평을 읽고나서 보기로 했습니다!

플레져 2004-09-16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당. 봐야겠네요. 님의 리뷰가 또 발걸음을 재촉하노니....

바람구두 2004-09-1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왜 요새 영화를 못 볼까...요? 흐흐.

숨은아이 2004-09-16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에 대해선 혹평이 자자하던데... 전 낼 저녁에 옆지기랑 보러 가기로 했답니다. [영웅] 때도, 실망하리란 걸 알면서도 굳이 보러 갔듯이. ^^

진/우맘 2004-09-16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이미 혹평을 접수하셨다면, 오늘 본 제 리뷰는 그냥 잊고 기대치를 화악 낮춘 채 가세요.
바람구두님> 혹시, 알라딘 서재 평정에 바빠서?^^
플레져님> 부디 실망치 않고 즐기시길~!
마태님> 마태님도, 졸지 말고 잘 보시길~!
책나무님> 아, 어제는...가족같이 울게 만드는 영화는 보고 싶지가 않더라구요. 터미널을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결과적으로는 다행인가?^^

LAYLA 2004-09-1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쯔이는 그냥 보면 모르겠는데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거 같아요. 아 춤출때 그 요가같은 초고난도 동작과...-0- 붉은 입술이 자꾸 떠오르네요...^^

마냐 2004-09-17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혹평이 너무 많아 옆지기가 완강히 거부하는 중...근데, 진/우맘님 글을 보니 다시 땡김다...게다가 후배가 장쯔이의 어깨선이 황홀했다고 하던데...바로 저건가요? ^^

비로그인 2004-09-22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뭡니까 뭡니까? 난 반대표에 50000표를 붙입니다.
영화는 '연인'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리만큼 15분에 끝났습니다.
전 별다른 감흥 없었더랍니다. 오옹... 장쯔이라서 저정도 하는구나하는 감탄만...
'이안'감독보단야 색깔이 바래고 낯설었습니다.
정체성을 잃어버린 무간도와 반지의 제왕과 매트릭스의 짬뽕 영화.
전... 마냐님의 감사용에 찬성표 50000표 붙입니다. (솔직히 보지 않음...)
장예모라는 장쯔이라는 금성무라는 유덕화라는 간판이 붙지 않은
영화에 밀어주기 한판 ^^*
그럼... 출근도장 찍으며 이제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