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흠, 좌측의 생뚱맞은 물건은, 내 발목인데.....이리 보니...매우...족발스럽고...또 시체스러워서....보는 분께 죄송스럽군요.(,,)('')-
오늘 길에서, 매우 황당한 일을 당했다. 9월 1일자로 신규 발령 난 후배들을 이끌고 차를 마시러 가던 길. 스커트를 차려 입고 최대한 우아하고 당당한 자세로 또각또각 앞장 서서 걷고 있는데....
허거덩, 갑자기 발 밑이 푹 꺼진다.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지나가던 아주머니의 가슴팍을 사정없이 짚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든든한 분이라 내 무게를 버텨 주셨다. 너무 짧은 찰나라 죄송하다는 말씀도 제대로 못 드리고 발 밑을 보니, 허억, 맨홀 뚜껑에 내 주먹 두 개만한 구멍이 덩그라니 나 있고, 내 발이 거기 들어 가 있다. TT
아픈 건 둘째 치고, 이게 무슨 망신이냐....우아, 당당, 다 물 건너 갔다. 새로 온 남자 샘이 위로한답시고 건네는 한 마디, "저도 원래는 잘 넘어져요." 흐윽...... 그 이후로는 보필한답시고 "어, 맨홀, 어, 차요."하며 네살배기 다루듯 한다.
피나기 직전으로 화악 까져서는...끙, 멍이 들려는지 지금은 욱신거리고... 그나마 그 아주머니 아니었음 발목에 금이라도 갔을 거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니, 어찌나 열이 받는지.-.- 아니, 대한민국 길바닥, 왜 그모양인 것이냐!!! 그나마 내 발목 굵기 정도 되었으니 망정이지, 자박거리는 아이들이라면 쑥 빠지겠다.
상처야 시일 지나면 낫는다지만, 후배들 만난 첫 날부터 심하게 망가진 내 이미지는,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하는 거냐고요....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