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놀았던 계곡은 제일 깊은 곳은 제 목까지 차던, 제법 깊이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튿날에는 외할아버지가 장만해 놓은 보트까지 띄워 놓고 신나게 놀았지요.
겁이 나는지 물 속에 들어가면 괴성(?)을 지르는 연우를 보트에 태우고, 외할아버지, 꼬드겨 볼 요량으로 잠자리를 한 마리 잡아주었습니다.
아....할아버지는 연우를 너무 과대평가했던 모양입니다.
연우, 기대했던 것처럼 신기해 하거나 무서워 하질 않았다 하더군요. 그저, 낯선 물건 하나가 손에 들어왔다고 생각했는지. 아차 하는 순간에 날개 하나를 똑! 떼어버리고...흑흑, 그 놈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필경 몰랐겠지요.
아이고 연우야 어쩌고 하며 할아버지가 잠깐 한 눈을 판 다음 순간, 연우를 보니 뭔가를 열심히....우물거리고 있더랍니다!
두둥~~~~~
그..리..고.... 잠자리를 보니.....머리가.....머리가 없어랍니다. 끄아아악~~~~
시급히 입을 뒤져 불쌍한 잠자리의 머리를 꺼내주고....흑흑....그 광경을 실제로 목격하지 못했으니 다행이지, 글을 쓰는 지금도 발가락에 힘이 들어가요.TT 모기도 못 잡는 나, 나의 아들이 어찌 그런 만행을!
비명에 목숨을 버린 잠자리야, 연우를 대신해서 미안.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