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모임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이라면 흔히 말하는 불*친구들로 구성된 모임이 하나씩은 다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어린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 나는 친구들로(초딩친구) 8명이 모여 만든 모임이 있다.
   지금은 옆지기들이 더 활성화를 시켜 나가고 있으며 명절 당일 14:00에 동네의 식당 등에서 모임을
   갖는다.
   명절당일에 모임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옆지기들을 명절증후군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함이다.
   명절 당일 14:00정도면 시누이들이 친정으로(옆지기들은 시댁) 몰려오는 시간이기에 집안 일로부터
   빨리 탈출시키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다.
  
   대부분 이 모임에 참석한 후 처갓집을 가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한
   다. 나를 포함해 처갓집을 가지 않는 친구(4쌍)는 일단 청주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 첫번째 코스가 항상 영화관이고 다음 스케줄은 영화를 본 후 상황에 따라 조정한다.

2. 명절의 마무리

  ㅇ 첫번째 코스 : 영화관
     늘 본정통에 있는 쥬네스를 갔었지만 이번에는 율량동에 새로 생긴 SFX시네마로 향했다. 이번에
     는 근무가 있었던 경찰친구가 미리 예약을 하는 바람에 기다리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영화제목은 가문의 부활!
     그전에 가문의 시리즈는 거의 다 보았던 터라 그리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웃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았다. 21시경에 청주여고 후문 근처에서 대구전골 등으로
     술과 저녁을 마무리하고 나니 22시가 넘고 있었다. 이 때 문제가 발생했다.
     아이들은 친구집으로 모두 보내고, 부부들만 남았는 데 뜻밖에 여자끼리만 나이트를 갈 테니 남자
     들끼리 알아서 시간을 보내란다. 지금껏 이런 적이 없었는 데 이런 배신이 있나.
     여자들을 보낸 후 배신감을 삭이며 남자들은 우선 친구집으로 가기로 했으나 술을 더 먹기로 결정
     하고 노래방으로 향했다. 순순히 보내 주는 우리친구들 세상에 이런 남편들이 또 있을 까?
     내가 생각해도 우리들은 참으로 착한 남편들이다. ㅎㅎ

  ㅇ 두번째 코스 : 나이트, 노래방 그리고......
     서로가 여자들에게 배신을 당했다면서 울분(?)을 토로하면서 집 근처의 노래방으로 갔으나 너무
     썰렁했다. 남자 넷이서 맥주를 시키고, 노래방 도우미를(우리라고 그냥 밋밋하게 놀 수야 없지) 불
     러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는 데 30분이 지나도 도우미가 오질 않더니만 나이트로 간다던 여자들에
     게 합치자는 전화가 왔다. 기분은 나빴지만 워낙 착한 우리 친구들은 모든 것을 취소한 후 여자들
     이 기다리고 있는 7080들을 위한 라이브카페 쉘부르(율량동 성모병원 근처)로 향했다.
     그곳에서 우리들은 추석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낼 정도로 열광했고, 또 무대에 서서 마치 가수가
     된 양 노래를 부를 수도 있었다. 손님들이 같이 어울려 라이브를 감상하고 환호하기도 했으며, 더
     불어 너무 재미있게 보낸 그런 시간이었다. 얼마만큼 열광적인 시간을 보냈는 지 나올 때는 온몸
     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처음 옆지기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던 것이 모두 용서가 되었다.
     라이브카페를 나온 시간이 새벽 2시였다.

  ㅇ 세번째 코스 : 찜질방
     명절기간 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라이브카페에서 날려 버리고 마지막코스로 간 곳이 근처
     의 찜질방! 많은 주부들이 명절의 후유증을 달래려고 와 있었고, 우리 네쌍의 부부도 각 방을 돌며
     피로를 달랬다. 그 동안에 있었던 얘기로 시간을 보내면서 밤을 지샜고 새벽녁에 1시간정도
     숙면(?)을 취한 후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추석의 긴 연휴를 친구들과 함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마도 우리친구들의 옆지기들은 행복한 여인들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생각해 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편들이 있으니 말이다. (공치사하는 건가? ㅎㅎ)

다른 알라디너 여러분들도 명절증후군을 깨끗이 날려버리셨져?
추석에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있다면 말끔히 날려 버리고 활기차게 10월을 시작합시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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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0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

전호인 2006-10-09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추석 잘 보내셨나요? 아자!

2006-10-09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6-10-09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님, 그렇게 생각해 주시다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어차피 여자들이 남편을 보고 시집을 오는 것인데 이런 배려는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남편분들도 다들 이렇게 하지 않을 까요? "여보! 수고했어" 라고 하는 한마디가 피로를 날려주는 시금석이 될 것도 같습니다.

마노아 2006-10-0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무리가 멋졌어요!

치유 2006-10-10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멋진 호인님..

소나무집 2006-10-10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댁 옆지기는 스트레스라는 게 뭔지도 모를 것 같은데요?

전호인 2006-10-10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보람있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너무 즐거웠던 추석이었다고나 할까????

배꽃님, 추석과 설날 매년 이렇게 하고 있답니다. 옆지기들도 즐거워 하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소나무집님, 아유 스트레스가 전혀 없기야 하겠습니까마는 명절로부터 오는 후유증은 사전에 잠재우는 효과는 있지 않을 까 합니다.

비자림 2006-10-1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여자분들의 명절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겠네요.
님과 친구분들 모두 멋져요!

비자림 2006-10-1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의미에서 추천 누르고 가옵니다.

전호인 2006-10-11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추석연휴를 알차게 보내시고 오신 듯 합니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하고 있답니다. 제가 생각해 봐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ㅎㅎ, 사실 이렇게 하니까 옆지기의 바가지도 줄어들고 가정에 평화가 오는 것이 정말 좋더라구요. 이런 남편들 있음 나와보라 하십시오(큰소리 한번 쳐보자! ㅋㅋ)

2006-10-11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6-10-1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님, 베푸는 만큼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옆지기로부터 전달될 바가지가 아직까지 도착되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말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