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물이라고는 하지만 무작정 웃을 수만은 없었던 영화다. 취직을 위해 대기업을 비롯해서 베이커리 및 주차관리요원까지 시험을 볼 때마다 낙방하는 방태식(김인권 분)의 좌충우돌 취업전선 에피소드를 바탕으로한 코믹물이다. 취업이 안되는 결정적 원인은 작은 키와 촌스럽게 생겨 먹은 외모다.
우연히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중 동남아 사람으로 오인받아 받게된 급여 때문에 취업에 대한 방향을 전환한다. 한국인으로 행세해서는 정상적인 취업을 할 수 없는 것을 확인한 그는 외국인근로자로 행세하면서 취업전선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가 꿈꾸는 럭셔리한 사무직은 꿈꿀 수 없다. 대부분이 동남아 각 나라별 날씨, 성향 등에 맞게 짜여진 구인의 틀은 우리나라 보통 사람이 적응하기 어려운 3D업종일 뿐이다. 육체적인 고통이 수반되어야만 수행할 수 있는 일이 동남아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음이 씁쓸한 단면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받았던 인종적 차별이 우리나라에서 동남아 사람들을 통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 사람이라는 인종적 차별과 업신여김, 성적인 학대와 임금체불 그리고 불법취업에 따른 추방을 통해 과연 이 나라에 인권이 존재하는 가를 반성하는 계기가 된다. 능력보다는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취업에 대한 합격기준도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취업에 대한 고통을 실감케 한다. 우리나라에 3명 밖에 없는 부탄국적의 방가로 위장해서 취직한 의자제작공장에서 외국인근로자들과 겪는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웃음을 선사한다. 각 섹터마다 적절한 웃음꺼리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었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는 고통과 그들이 겪는 애환을 목격하고 공감하는 장면에서는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듯 하여 가슴 한켠이 아려 왔다. 인간존중에 대한 의미를 되새긴 그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