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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김규항.지승호 지음 / 알마 / 2010년 3월
평점 :
우리는 지구상에서 정말 좁은 땅에 살고 있다. 남과 북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어도 좁은 데 서로 나뉘어져 있으니 더 좁을 수 밖에 없다. 좁은 나라에 살아가는 국민들의 인식은 분단된 조국만큼이나 극과 극으로 나뉘어 싸우고 투쟁한다. 남과 북,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노동자와 자본가, 부자와 가난한 자 등 너무 복잡하다. 그렇다보니 내가 속한 곳, 내가 속할 곳,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내가 추구해야 할 가치 등 모두가 헷갈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분명한 것은 이 나라는 자신이 속한 그룹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극과 극으로 예단하기를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오랫동안 군사독재에 의한 정치권력이 지배했던 사회이다보니 그 기득권의 틀에 갖혀 정확한 진보로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내가 진보라고 한다지만 추구해야 할 진보의 가치 속으로 들어가 보면 보수의 틀에 갖혀 사회에 비판적인 인식 몇마디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보수를 비판하면서도 그들이 만들어 놓은 생활과 행동의 반경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김규항은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우리가 속해 있는 인식의 척도가 어디 쯤인지의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치, 경제, 종교에 대한 한국사회의 실상과 현실 그리고 그를 쫓는 보수와 진보의 군상들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모두가 자녀의 교육을 이야기 한다지만 결국은 대입문제와 연결된 것일 뿐 진정한 교육은 없다라고 단정한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보내기 위해 인간상품을 만들고 좌우도 진보도 보수도 위아래도 없이 벌이는 "아동 잔혹극"은 내가 사랑하는 자식을 지옥의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현실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 동안 추구했던 아이들에 대한 교육방법의 잣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도 핑계일 뿐이었다. 이의가 없는 결론이다. 아이들에게 정의를 떳떳히 말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