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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삼국지 한시
나채훈 지음 / 리더스하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농경사회, 산업화사회 등을 거쳐 이제는 정보화사회가 되고 있다. 농경사회는 집약된 노동력을 바탕으로 생활을 영위하였기에 서로간의 끈끈한 정이 있었다. 모든 것을 다 오픈하고 함께 공동체생활을 해야 했기에 사람간의 도리가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사회였다. 산업화사회 또한 경제부흥기로서 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일들이 많았기에 농경사회 못지 않은 끈끈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은 물질만능이 사람들의 정신적인 구조까지 지배하는 정보화 사회가 되어 있다.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간적인 도리보다는 개인의 정보에 의해 집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회가 되다보니 정보가 있는 사람이 정보가 없는 사람을 이용하는 경향이 팽배해지고 권모술수가 판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집단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회, 기득권을 가지면 빼앗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보유하려는 이기주의로 가득찬 사회가 된 것이다. 이런 모습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소위 사회지도층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 아닐까 한다.
내가 아는 과거의 정치인들은 파벌은 있었어도 개인의 이익과 안위, 출세를 위해 오늘날같이 하루아침에 정당을 바꾸고 어제의 동지들에게 가혹할 정도의 폭언을 서슴치 않는 정치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과거 김영삼총재가 대통령에 대한 야욕을 위해 절대해서는 안될 전두환 및 노태우를 위시한 군사정권의 주체들과의 삼당야합을 기점으로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정당을 바꾸는 이른바 철새정치인들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음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결국 의리라고 하는 것은 눈을 씻고 찾을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사실 나는 의리를 몹시 중요하게 여긴다. 삼국지한시에서 인의예지신에 대한 리더십을 도출하고 각 리더십에 대한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례와 사례에 대한 함축적인 시를 통해 교훈을 전달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 의를 통한 리더십이었다. 특히, 삼국지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 1, 2위로 대두되는 관우에 대한 일화 등은 왜 사람들이 그를 존경과 멘토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의리가 있다. 의로운 생각을 가졌다. 의기가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 지도자는 다수로부터 신뢰를 받고 지지를 얻는다. 기업이든 사회든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의"의 기본은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마음가짐이다. 즉, 신뢰를 받아 남보다 윗자리에 올라간 것을 자기능력이라고 교만하지 말고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겸양은 덤으로 얻어지기도 한다.
이해관계에 얽혀 어제의 동지를 배반하고 등을 돌리는 것쯤은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적과의 동침'을 하는 경우가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신뢰를 저버리는 처세술이 필요악처럼 번져나가는 세상은 분명 어지러운 세상이다.
관우가 한때 허도에서 조조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일이 있다.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도망치다가 화용도 산길에서 관우에게 목을 잘릴 상황이 있었고, 관우가 조조의 목을 베어 돌아간다면 최고의 전공을 세우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신세진 일 등으로 '은혜를 모르는 인간은 결코 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에서 알 수 있듯 대접을 받았으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갚아준다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모르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다는 사고방식은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지도자는 물론 어떤 조직을 이끌지라도 꼭 필요한 자세가 아닐 까 싶다.
그리고 관우가 주군 유비에 대한 의리는 허도에 있을 때 조조가 베푼 어떤 유혹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지켜냈기에 죽은 후에도 황제처럼 숭상받아 관제묘가 세우졌고 많은 이들에게 신처럼 추앙받는 이유가 되었다. 조조에게 선물받은 적토마도 관우가 죽은 후 어떤 걸 주어도 먹지 않고 끝내 굶어 죽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까지 더해 성공하는 지도자가 되려면 "의리없는 인간" 만큼은 결단코 곁에 두지 말라는 교훈을 가슴속 깊이 새겨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