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생의 가지 끝에
아슬히 매달렸네
폭풍의 손에 붙들려
위태로이 흔들리다
간신히 돌아왔네
풋내음 띠고 그곳까지 간 것이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이었네
나 다시 그곳에
떫은 생애 그대로 걸린다면
얼마나 부끄러우랴
푸른 알몸 햇살에 더 쪼이고
마음의 색깔도 진하게 물들여
후회 없이 가야지
달디단 눈물로 녹아 흐르는
잘 익은 사랑이 돼야지

- 정세기 '감'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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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의 한 점을 따려고
푸른 물 떨어지는 하늘을 향해
감채를 당기는 마음이 미안합니다.

푸르다고, 떫다고,
눈길 곱게 주지 않았는데 저 혼자
몸을 달구어 손짓하는 인내 앞에
숙연한 마음입니다.

누군가에게 나는 늘 떫은 사람으로만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떫은 것을 인식하고 나면
기다려주는 센스가 필요할 테고
그런 인고를 겪고 나면 부드럽고
달콤한 속살을 입속에 넣을 수 있는 것!

그것이 감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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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이맘, 또또맘 2006-11-1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인님의 인생철학은 언제 들어도 부드럽고 달콤하답니다. ^^

춤추는인생. 2006-11-17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랜만이예요 ^^
감을 따시면서 그런생각을 하시다니.. 대단하셔요..
이제 너무 멀리가지 마세요..!!

해적오리 2006-11-1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감탄할 뿐이옵니다.

토트 2006-11-17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여전히 좋은 글 좋은 생각 보여주시네요. 잘 읽고 갑니다.^^

마태우스 2006-11-1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제가 떫으세요?
-괜한 시비였어요^^-

전호인 2006-11-1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똘이맘님, 달콤함을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럴려고 하는 데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행동! 요거이 중요한데........

춤추는 인생님, 네 정말 반갑습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재를 비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지요 뭐, 연수원에는 유실수가 꽤 있답니다. ^*^

해적님, 고맙습니다. 달콤한 인생!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토트님, 넘 반갑습니다. 따땃함이 보입니다. ^*^

마태우스님, 네!, 말밥 드릴 까요? ㅎㅎㅎ

소나무집 2006-11-18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오랜만입니다.
일이 많으셨던가 봐요.
저도 지난 주말에 친정집에 가서 감을 땄습니다.
감나무 가득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우리 아이들, 조카들이랑 땄는데
이런 생각은 미처 못 했네요.

전호인 2006-11-2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네 오랜만입니다.
일이 많았다기 보다 정신적인 휴식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시간을 많이 갖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