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생의 가지 끝에
아슬히 매달렸네
폭풍의 손에 붙들려
위태로이 흔들리다
간신히 돌아왔네
풋내음 띠고 그곳까지 간 것이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이었네
나 다시 그곳에
떫은 생애 그대로 걸린다면
얼마나 부끄러우랴
푸른 알몸 햇살에 더 쪼이고
마음의 색깔도 진하게 물들여
후회 없이 가야지
달디단 눈물로 녹아 흐르는
잘 익은 사랑이 돼야지
- 정세기 '감' 전문 -
----------------------------------------------------------
주황의 한 점을 따려고
푸른 물 떨어지는 하늘을 향해
감채를 당기는 마음이 미안합니다.
푸르다고, 떫다고,
눈길 곱게 주지 않았는데 저 혼자
몸을 달구어 손짓하는 인내 앞에
숙연한 마음입니다.
누군가에게 나는 늘 떫은 사람으로만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떫은 것을 인식하고 나면
기다려주는 센스가 필요할 테고
그런 인고를 겪고 나면 부드럽고
달콤한 속살을 입속에 넣을 수 있는 것!
그것이 감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