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 여자의 등산은 정복이 아닌 행복이다
이송이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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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열 살 때, 전라도로 이사를 했다. 공기 좋은 시골 작은 마을로. 등산을 즐기시던 아버지께서 주말이면 가족들을 이끌고 마을 뒷산으로 올라가셨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 높지 않은 산이었을텐데, 어릴 때 오르던 그 산은 나와 동생들에겐 올라가기 싫은 높은 산이었다. 그래도 산 정상에 올랐을 때 상쾌함과 뿌듯함은 나를 기분 좋게 해주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내 몸이 등산하는 데 조금씩 적응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등산을 멀리했던 고등학교 3년을 보내고, 열아홉에 대학 동아리 사람들과 처음 도봉산을 오르면서 몸이 가뿐했다. 하지만 대학교를 좋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동네 뒷산에 두 번 '들른' 게 전부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산악회가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산행을 하는데, 도봉산 이후 10년 만에 오른 산이 한라산이다. 흰 운동화를 신고 올랐던 한라산, 몸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산에서 내려오면 꼭 하는 말이 있다. 힘들어서 다음엔 안 올 거라고. 그러면서 내가 가보지 않았던 산에 오른다고 하면 또 신청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난 등산이 아닌 산山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산에 간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말 그대로 산에 오르는 행위가 좋아서 산에 가는 줄 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 등산登山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산 속에 펼쳐진 자연이고 자연이 내어주는 호흡이고 배낭에 싸들고 간 간식이다. 내가 원하는 건 새소리 물소리이고 나무와의 접촉이고 가감도 없고 과장이나 가식도 없는 계절의 내음이고 사색의 시간이다. (35p)

 

 

그리고 올해, 서른의 1월에 난생 처음 등산복을 입고, 등산화를 신고, 등산장비를 갖추고 태백산에 올랐다.

 

'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 싶었다. 내 생각과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서울과 근교에 있는 산을 알려주고 있어서 좋았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맨 앞장에는 지도에 산과 역 이름을 표시해두었다. Part 1에서는 등산의 효과, 등산장비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Part 2에서는 30곳의 산을 소개한다.

 

파주출판단지에서 오를 수 있는 심학산, 공원 산책하듯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우면산, 산책로 말끔히 닦인 공원 같은 개화산,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청계산, 숲을 즐기는 여자들이 걷기 좋은 아차산, 성곽길 따라 걷는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남한산…. 집에서 가까운 수리산이나 삼성산, 관악산부터 올라가 봐야겠다. 산행이 습관이 되고 오히려 안 가면 몸이 뻐근해지는 기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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