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고물 자전거
이기원 지음 / 지상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영광 굴비의 비릿한 내음이 나는 듯하다.

난 책을 고를 때 표지디자인과 저자의 약력부터 살핀다. 사실, 겉표지는 한없이 실망스러웠다.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전혀 없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저자가 영광 태생이기 때문이었다. 내 스스로 제 2의 고향이라 일컫는 영광은 겨울에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반가운 마음에 집어 들긴 했지만 책을 쭉 넘겨봤을 때는 읽고 싶지 않았다.

길어야 네 장 정도인 짤막한 이야기들로 엮어져 있다. 한 장씩 읽어나가면서 섣불리 단정지은 내 판단이 죄스러웠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적당히 버무려져 있어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했다. 옛 시절 혹은 요즘의 어느 동네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들.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해도 읽는 것만으로도 눈물 머금게 하는, 가슴 한 켠이 아려오는, 마음이 찡해지는 이야기들이다.

아직도 여전히. 우리 주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웃의 작은 손길이 그들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도 있는데 모른 채 하는 사람들이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뜻대로 쉽게 할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이면 하루에 한 번씩 남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 중이다. 서로에게 따뜻한 웃음을 준다면 이 세상은 밝게 빛날텐데.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단 한 명도 없을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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