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권-60주_1/ 죽비소리 - 정민, 마음산책(2005)
 점수

  : 우리 옛 글에서 가려뽑은 주옥같은 마음의 양식. 매일 한 장씩 읽지만 가끔 더 읽기도 한다. 때로는 소리 내어 읽어보며 마음을 가다듬는 연습을 날마다 하고 있다. 정녕 멋진 책!

 
 8월 2권-60주_2/ 영혼의 정원 - 마리온 퀴스텐마허, 책씨(2006)
 점수

 : 이 책 또한 매일 조금씩 읽는다. 한 번에 깨달을 수 없기에 소화할 수 있을 만큼만. 저자의 깊은 내면탐구를 다 이해하려면 나는 아직 멀었기에. 그러나 자연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


 8월 3권-60주_3/ 포의 그림자1 - 매튜 펄, 황금가지(2007)
 점수


 

 : 포의 죽음을 다룬 미스터리.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포를 다시 돌아보게 한 책.

 


 8월 4권-61주_1/ 포의 그림자2 - 매튜 펄, 황금가지(2007)


 

 

 8월 5권-62주_1/ 색연필화 쉽게 하기 - 김충원, 진선(2007)
 점수


 : 진선에서 나온 그림 시리즈. 색연필을 좋아하던 내게 그야말로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하느라 색연필을 깎아대고 하던 생각이 난다. 차근히 연습해서 책의 그림을 많이 응용하고 싶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책!

 8월 6권-62주_2/ 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 수지 모건스턴, 보물창고(2007)
 점수

 
 : 저자의 자전적 사랑 이야기. 제목처럼 우리들의 사랑이 지구를 돌게 함을 기억하고자. 상쾌한 책이었다.

 

 8월 7권-62주_3/ 추사1 - 한승원, 열림원(2007)

 점수

  : 작가 한승원이 그려낸 인간 추사! 한 시대의 천재였던 그의 삶을 인간적인 방향에서 조명한 책으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8월 8권-62주_4/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 공지영, 김영사(2001)
 점수

 
 : 예전에 문득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구입했던 책. 그리고 다시 읽었다. 잠시 성당에 다녀보고 세례도 받아본 나이기에 전부는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사실 종교에 무관하게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수도원 하면 이 책이 생각날 것이다.
 

 8월 9권-63주_1/ 그리그리나무 위에는 초록바다가 있다 - 린 호셉, 다른(2005)
 점수


 : 제목이 마음에 들어왔던 책. 내용도 그러했다. 실망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그리그리나무 위의 초록바다는 내 노트북 액정에도 책장에도 가득하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 이 책을 선물한 린드그렌님에게도 그런 책이었을 거 같다. 행복한 책.


 8월 10권-63주_2/ 추사2 - 한승원, 열림원(2007)


 : 추사 1권에 이어 역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

 

 8월 11권-63주_3/ 한여름밤의 꿈 - 셰익스피어, 전예원(2007, 개정판)
 점수


 : 셰익스피어의 희극에서 아마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 희극을 셰익스피어의 환상희극이라 부른다. :)
 몽환적인 달빛이 비치는 여름밤이면 어김없이 이 희극이 생각나니까.

 

 8월 12권-63주_4/ 우리 헌법의 탄생 - 이영록, 서해문집(2006)
 점수


 :무지할 뿐 아니라 무관심하던 내게 이 책의 만남은 색다른 경험.
 비이님의 이달의 책으로 선정된 책인데 좀 더 빨리 읽었으면 좋았을 것을!
 의무감이 아니라 우리 헌법에 도대체 뭔지 관심이 살짝이라도 간다면 읽어볼 만한!

  

[ 2007년 계획 ]

 *셰익스피어 관련 책 다시 읽기. (누적 14권)
*장르를 넓혀서 다양하게 읽기. (실용서, 과학서, 몇 년 사이 소원한 예술서 읽기)
*읽은 책은 모두 서평 쓰기. (100% 실행 중이었으나 8월부터 서평을 거의 못쓰고 있음.)

 
:: 8월은 12권을 읽었다. 피곤이 몸에 쌓여 집중이 어려웠고 불면증이 사라지며 잠이 늘었기 때문. 지인들에게

 책나눔을 하면서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서 그나마 권 수가 늘었다. 사실 권 수보다는 질적인 책읽기가 중요하지만. 

 
(추사 1, 2/ 그리그리나무 위에는 초록바다가 있다) <- 이달의 베스트. 추사가 가장 좋았다!

 
언제나처럼 소화될 수 있는 만큼만 먹자! 셰익스피어 책을 이달에도 1권밖에 못 읽었다.
보통 1주일에 한 권과 만나며 최대는 4권이었다. 꾸준한 책읽기를 하자!  

 ..........................................................................................................................

29주/ 사랑의 원리 - 장기표, 한길사(1996년)
30주_1/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열림원(1998년)
30주_2/ 햄릿 - 셰익스피어, 민음사(1998년)
30주_3/ 새로운 인생 - 오르한 파묵, 민음사(1999년)
31주_1/ 주식 투자의 심리학 - 조지 C 셀든, Human & Books (2006년)
31주_2/ 한 여름밤의 꿈 -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브루스 코빌 다시 씀, 미래M&B (2002년)
32주/ 오셀로 - 셰익스피어, 민음사 (2001년)
33주_1/ 향수 -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 (1991년)
33주_2/ 여자 경제학 - 유병률, 웅진 지식하우스 (2006년)
.......................................................................................................▲여기까지 1월(9권)
33주_3/ 맥베스 - 셰익스피어, 민음사 (2004년)
34주_1/ 지상에 숟가락 하나 - 현기영, 실천문학사 (1999년)
34주_2/ 대한민국 20대,재테크에 미쳐라 - 장철진, 한스미디어 (2006년)
34주_3/ 위험한 책 -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들녘 (2006년)
35주_1/ 집없는 소녀 - 엑토르 말로, 궁리 (2004년)
35주_2/ 리어 왕 - 셰익스피어, 민음사 (2005년)
36주_1/ 화장 (2004 이상문학상 작품집) - 김훈 외, 문학사상사 (2004년)
36주_2/ 르네상스의 비밀 - 리처드 스템프, 생각의 나무 (2007년)
36주_3/ 나목 - 박완서, 세계사 (1995년)
.......................................................................................................▲여기까지 2월(9권)
37주_1/ 서른, 시에서 길을 만나다 - 로저 하우스덴, 21세기북스 (2007년) *얼리 리뷰
37주_2/ 문학 속의 서울 - 김재관/장두식, 생각의나무 (2007년)
38주_1/ 호미 - 박완서, 열림원 (2007년)
38주_2/ 로미오와 줄리엣 - 셰익스피어, 달궁 (2007년)
38주_3/ 겨울 이야기 - 셰익스피어, 달궁 (2005년)
38주_4/ 정원 일의 즐거움 - 헤르만 헤세, 이레 (2001년)
39주/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을유문화사(1993)
40주_1/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박태원, 문학과지성사(1998)
40주_2/ 십이야 - 셰익스피어, 전예원(2005)
41주_1/ 꽃들에게 길을 묻다 - 김판용, 예감(2007)
41주_2/ 자연을 담은 사계절 밥상 - 녹색연합, 북센스(2006)
41주_3/ 제5도살장 - 커트 보네거트 , 아이필드(2005)
41주_4/ 말괄량이 길들이기 - 셰익스피어, 전예원(1990)
....................................................................................................▲여기까지 3월(13권)
42주_1/ 까만 네리노 - 헬가 갈러 글/그림, (주)한국몬테소리(1999)
42주_2/ 사과나무 - 미라 로베, 안겔리카 카우프만 그림, (주)한국몬테소리(1999)
42주_3/ 땅 속의 친구들 - 이블린 하슬러, 캐티 벤트 그림, (주)한국몬테소리(1999)
42주_4/ 천변풍경 - 박태원, 문학과지성사(2005)
42주_5/ 어느 개의 죽음 - 장 그르니에, 민음사(1997)
42주_6/ 고독하지 않은 홀로되기 - 필리프 들레움, 마르틴 들레움 그림, 동문선(2001)
42주_7/ 일상적인 삶 - 장 그르니에, 민음사(2001)
43주_1/ 게으름의 즐거움 - 피에르 쌍소 외, 호미(2003)
43주_2/ 이기적인 유전자란 무엇인가 - 나카하라 히데오미. 사가와 다카시, 전파과학사(1994)
44주_1/ 한 줄도 너무 길다 - 류시화 옮겨엮음 , 이레(2000)
44주_2/ 섬 - 장 그르니에, 민음사(1997)
44주_3/ 손의 신비 - 존 네이피어, 지호(1999)
44주_4/ 파한집 - 이인로, 범우사(1994)
45주_1/ 뜻대로 하세요 - 셰익스피어, 전예원(1990)
45주_2/ 지중해의 영감 - 장 그르니에, 한길사(2003)
45주_3/ 에덴 밖의 강 - 리처드 도킨스, 동아출판사(1995)
45주_4/ 노빈손의 가을여행 - 함윤미/문혜진 , 뜨인돌(2001)
....................................................................................................▲여기까지 4월(17권)
46주_1/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같은 세상 - 우디 앨런, 황금가지(2000)
46주_2/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 수잔네 파울젠, 풀빛(2002)
46주_3/ 행복한 죽음 - 알베르 카뮈, 책세상(1998)
47주_1/ Bez와 디카 망고의 100일 여행 스케치 - 백은정, 이레(2004)
47주_2/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로맹가리, 문학동네(2001)
47주_3/ 19세 - 이순원, 세계사(1999)
47주_4/ 현대건축가 111인 - Kester Rattenbure/Rob Bevan, 국제(2006)
48주_1/ 안과 겉 - 알베르 카뮈, 책세상(1998)
48주_2/ 행복한 책읽기 - 김현, 문학과지성사(1992)
48주_3/ 관촌수필 - 이문구, 솔(1997)
48주_4/ 첫 맥주 한 모금 그리고 다른 잔잔한 기쁨들 - 필립 들레름, 장락(1998)
49주_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갈라파고스(2007)
50주_1/ Flower & Tree - 마리안네 보이헤스트, 을유문화사(2002)
50주_2/ 앤토니와 클레오파트라 - 셰익스피어, 전예원(1995)
.....................................................................................................▲여기까지 5월(14권)
50주_3/ 고양이는 알고 있다 - 니키 에츠코, 시공사(2006)
51주_1/ 자전거 여행 - 김훈, 생각의 나무(2000)
51주_2/ 르 꼬르뷔제의 손 - 앙드레 보겐스키, 공간사(2006)
51주_3/ 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 - 윤형두, 범우사(1997)
52주_1/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 공지영, 황금나침반(2006)
52주_2/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 - 장 자끄 상뻬 글/그림, 미메시스(2005)
52주_3/ 아발론 연대기 01 마법사 멀린 - 장 마르칼, 북스피어(2006)
52주_4/ 호이겐스가 들려주는 파동 이야기 - 정완상, 자음과모음(2005)
53주_1/ 빈센트 반 고흐 - 엔리카 크리스피노, 예담(2006)
53주_2/ 문장강화 - 이태준, 창비(2005)
53주_3/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해냄(2002)
54주_1/ 헛소동 - 셰익스피어, 전예원(1994)
....................................................................................................▲여기까지 6월(12권)


55주_1/ 고흐 - 주디 선드, 한길아트(2004)
55주_2/ 미운 4살부터 막무가내 8살까지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 크리스토프 호르스트, 책그릇(2007)
55주_3/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 은희경, 창비(2007)
56주_1/ 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생각의 나무(2003)
56주_2/ 포우 단편 - 애드가 알랜 포우, 꿈꾸는아이들(2006)
57주_1/ 중국인 거리 외 - 오정희 외, 하서(2006)
57주_2/ 바리데기 - 황석영, 창비(2007)
57주_3/ 오 자히르 -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2005)
57주_4/ 스케치 쉽게 하기, 풍경 드로잉 - 김충원, 진선(2007)
58주_1/ 피천득 시집 - 피천득, 범우사(1987)
58주_2/ 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 웅진닷컴(2002)
58주_3/ 뭉크뭉크 - 에드바르드 뭉크, 다빈치(2000)
58주_4/ 천재화가 이중섭과 아이들 - 강원희, 예림당(1999)
59주_1/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 엘리자베스 길버트, 솟을북(2007)
59주_2/ 베니스의 상인 - 셰익스피어, 전예원(1989)
....................................................................................................▲여기까지 7월(1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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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7-09-04 13:02   좋아요 0 | URL
와, 대단,,,전 여전히 1주일에 1권의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다행히 올해는 7월달만 빼고는 달성중입니다.

향기로운 2007-09-04 15:46   좋아요 0 | URL
저도 일주일에 한권 혹은 두권... 감히 따라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숫자에요^^

은비뫼 2007-09-06 20:20   좋아요 0 | URL
잉크냄새// 저도 최소 1주일에 1권의 책읽기로 시작했어요. 그때는 그 한권을 집중탐구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읽다보니 욕심이 생겨서;; 대략 한 달에 10권 정도인 거 같아요. ^^

향기로운// 일주일에 한, 두 권이 좋은 거 같아요. ^^* 질적은 책읽기가 좋죠.

2007-09-07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추사 1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글씨에 대한 굳은 신념. 그리고 인간 추사!

 추사체로 학창시절 배웠던 추사 김정희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두 권이지만 내게는 너무도 짧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역사 속 인물 중 제대로 알고 있는 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가. 그리고 그
한 명조차도 왜곡되거나 이미지화되어 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사 그렇더라도 그 속에서 각자가 찾
아낸 의미는 다를 것이다. 내게 추사 이야기는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한승원 작가가 그려낸 그의 모습
은 너무도 인간적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첫 장부터 글씨를 쓰고자 마음을 다잡으려 힘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봉은사 전각에 쓸 글씨
때문이었는데 이야기의 끝과도 연결된다. 판전(板殿)이라는 글을 쓰고자 그는 온정신을 기울였던 것이다.
그의 고뇌를 마주하며 '도대체 난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게야?'라고 몇 번이나 자문(自問)해 보았는지 모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화해 없는 영원한 싸움을 치르는 것이다. 싸움을 걸고 있는 모든 적의 얼굴은 비가시
적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싸우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ㅡ 450쪽.



 나 또한 비가시적인 것들과 얼마나 싸워왔는지 모른다. 가끔은 그조차도 잊어버린다. 그런 순간은 이미
그것들에 지배당한 후였겠지만.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지 않고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순간의 편리한
게으름으로 삶을 낭비한 것이다. 추사의 모습은 딱 정신이 번쩍 드는 채찍이었다.

 새삼스럽게 추사의 글씨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앞으로 꾸준히 추사관련 자료에 관심을 둘 거 같다. 그의
글을 마주하며 마음의 심지가 꺼져갈 때마다 온 마음을 모아 써간 그의 글씨처럼 꿋꿋해지고 싶다.

 추사에게 글쓰기는 모든 것이자 그를 지탱하는 원동력이었다. 유배되어 제주도로 가는 뱃멀미 속에서
도 하늘을 보며 글씨 쓰는 생각에 집중했으며 지네에 물려 정신이 아득할 때도 글씨를 쓰며 이겨내었
다. 그러니 꿈에서조차 글씨가 선명하게 자리 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추사라는 한 남자가 평생 글씨를 써오면서, 닳아져 못 쓰게 되어버린 몽당붓이 몇백 자루나 되는 줄 아
느냐? …… 천재는 없고 신을 향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 사람은 남자이건 여자이건 내 손으로 세상을 바
꾸어 놓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가져야 한다.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물의 흐름, 바람의 흐름을 바꾼다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비추는 햇살의 색깔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하 생략) ㅡ 454쪽.



초의와의 우정. 그리고 인덕.

 해붕, 초의와의 만남에서 오십대의 해봉 스님과의 토론 모습에서 거침없는 추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순간 초의는 서른 살 동갑의 추사를 옆에서 묵묵히 지켜본다. 초의와 추사의 우정은 유명하다. 재미
있게도 둘은 ㅊ으로 엮은 벗들이란 우스운 생각도 들었다. 거기다 추사의 여인인 초생까지 더하면 ㅊ이
세 명이지만 말이다. 첫 만남에서 추사와 초의는 이미 서로를 알아본다. 이들이 서로 얼싸안고 웃는 대
목에선 나도 기분이 좋았다. 진정한 벗과의 시간이란 얼마나 향기로운지 알기 때문일 것이다. 초의가
끓여주던 차의 향기도 그러했을 것이다. 한 입 베어 물면 온 정신을 일깨우던 차 한 모금. 정신을 나눌
수 있는 벗이 참으로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추사 김정희는 그저 천재로 한 시대를 풍미했거니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진
풍파를 거친 이였다. 두 번의 유배를 당하는데 그 유명한 안동 김씨 세력 때문이었다. 추사는 암행어사
도 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으며 무학대사의 비라 알려진 비석을 찾아가 그것이 신라 진흥왕의 순
수비임을 밝힌 사실도 알게 되었다. 글씨, 그림, 시가 다가 아니었다.

 당시 시대가 드러나면서 정치, 문화뿐 아니라 양반과 상놈의 신분도 빠지지 않았다. 첩인 초생의 아들
로 태어난 서얼 자식 상우를 걱정하는 아비의 마음도 참으로 짠했다. 세파에 절대 굴복하지 않았던 그
는 두 번의 유배생활 기간에도 풍토병과 싸우면서 글씨 쓰고, 난을 치는 등 삶의 끈을 놓지 않았다.

 추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덕이 있었다. 물론 악연도 있었지만 오랜 유배기간 동안 그가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은 때마다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이었으리라. 중국에 가서 만난 이들도 그렇고 또한 이름 모를
수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은 것이다.

 이 책은 확실히 인간적인 추사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추사와 작가가 혼연일체가 되어 깊은 연
못으로 나를 데려가는 거 같았다. 어디까지가 추사고 어디까지가 작가인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작가란 누군가의 정신이 깃든 순간이 오면 이를 놓치지 않고 글을 쓰며 그렇게 독자에게도 그 정신이
전해진다는 것! 나는 이 책에서 인간적인 추사로 끝나지 않고 그 정신을 본받고자 한다. 오랜만에 참 가
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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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화 쉽게 하기 - 일반 색연필 기법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어릴 때부터 색연필을 마냥 좋아했다. 그전에는 연필과 크레파스가 전부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색연필
을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금도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12색 수채 색연필을 갖고 있다. 그런
데 이 책과 함께 온 12색 일반 색연필도 생겨서 기분이 더 좋아졌다. 솔직히 사용할 일이 적지만 그런데
도 가끔 연필깎이로 깎아서 정리해두고는 한다. 그만큼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이 책은 훌륭
한 길잡이가 되었다.

 색연필도 파스텔처럼 문질러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다. 예전에 파스텔 책을 구입해서
따라하다 그만두었던 생각이 났다. 파스텔은 예쁜 색감을 가졌지만 가루가 많이 날리고 손으로 한 번
문지르면 온 손에 난리가 난다. 물론 면봉이나 티슈로 문지르기도 하지만 성격상 손가락으로 직접 문지
르는 것을 좋아해서 여백에 지문이 찍힌 일도 있었다. 그와 비교하면 색연필은 휴대도 편하고 손에도
거의 묻어나지 않으니 쉽게 오래도록 쥐고 있을 수 있다.

 내게 그림이란 집중의 시간을 의미한다. 미술 작품을 보기 좋아하지만 그와 별개로 직접 그려서 나를
표현코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다. 선 하나하나를 긋다 보면 그것이 썩 훌륭한 작품이 아니어도 그저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무언가를 그리려는 시도가 치유가 될 수도 있다. 쉬운 일이 없듯
그림 그리기도 꾸준한 연습이 아니면 힘들다. 그러나 조급함을 버리고 책에 나온 예를 따라 하나씩 연
습하다 보면 그림에 만족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오랜만에 즐거운 놀이를 만난 기분이었다. 우연히 색연필 찌꺼기가 있는 거 같아 테이프로 찍어내었는
데 그 테이프 자국이 남으면서 색다른 느낌이 되었다. 내친김에 옆에 있던 칼로 쭉- 그어보니 그도 재미
있었다. 먼저 칼로 그리고 난 후 색을 입히니 재미있는 놀이가 따로 없었다. 어린아이처럼 웃는 내 모습
이 싫지 않았다.


모든 표현 예술은 무엇인가를 더하는 기술과 빼는 기술의 조화에서 비롯됩니다.
그 중에서 빼는 기술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실감하게 됩니다. (49쪽)



 정말 동감 가는 말이었다. 뭘 그리 그리려는 건지 결과물을 보면 답답할 때가 있었다. 여백의 미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앞으로 잘 새겨 임해야겠다.

 초보자가 접하기에 수월한 구성이었고 크로키 연습, 캐릭터 드로잉, 꽃과 나무 등 도움되는 것이 많아
서 손이 바빴다. 기초 드로잉 편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함께
온 연습장은 아직 쓰지 않고 대신 갖고 있던 크로키 연습장을 이용했는데 이 연습장을 다 쓰고 어느정
도 손에 익으면 사용할 계획이다. 그간 그저 손이 가는 대로만 그려오던 내게 진선에서 나온 그림 시리
즈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한숨도 나왔다. 이미 내식으로 익은 것을 바꾸려니 낯설어서
인데 맹목적으로 따라하고 싶지는 않고 길 안내만 받고 싶다. 이 두 가지가 잘 절충되면 그때는 나만의
색연필 그림이 나올 것도 같다. 그날까지 이 책과 색연필은 책상 가장 가까운 곳에!

 못 그렸지만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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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비뫼 2007-08-30 22:13   좋아요 0 | URL
:: 비밀글// 감사합니다. :)
 


어릴 때 본 인상깊은 만화의 한 장면이 있었다. 잊고 지냈는데 <영혼의 정원/마리온 퀴스텐마허>을 읽다가 떠올랐다.
   엄마와 어린 아들이 행복하게 살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엄마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먼 길을 나선다. 수많은 우여곡
을 겪으며 엄마는 온몸이 망가진다.

   그 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은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조건으로 엄마의 눈을 요구하는 등 대가가 컸기 때문이다.
 그중 어떤 가시덤불과 만나는
데 그 가시덤불 역시 순순히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면 알려주겠노라고
 했다. 추운 겨울 엄마는 따뜻한 가슴으로 가시덤불을 안고
그 가시는 엄마의 몸을 찌른다. 이런 과정을 겪고 결국 아들의
 생명을 되찾
아 행복한 결말을 맺었던 거 같다. 그러나 오래전 기억이라 정확지는 않다.

   그런데 왜 이 가시덤불 이야기가 생각났을까. 그 녀석은 피라칸타가 아닌 거 같은데…. 가시라는 말 때문일 것이다.
 피라칸타의 흰 꽃을 보면 가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마치 장미에 끌려 가시를 못 보듯 말이다.

   가시덤불은 사람을 찌를지 모르지만 그 안은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그래서 새들이 둥지를 짓기도 한다.
 새끼를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지
만 가시의 차가움보다 섬세함이 더 느껴진다. 너무 예민하면 차가워지기도 하니까.

가시는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이를 무서워하면 결코 다가설 수 없다. 살면서 그런 가시들을 만날 때마다 
            

 뒷걸음질치면 결국 자신에게 비겁해지고 이런 무력감이 마음을 짓누르게 된다. 저자의 생각에 동감하며 글을 인용한다. 

 "가시덤불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아낸 사람은 그 안에서 신과 자신의 새로운 친밀함을 맛볼 수 있다."

                 

두려움이란 마음 안에 가둘 때 더 커진다. 가시덤불로 무조건 뛰어들기보다 탐구하듯 그 속으로 걸어가 보자.



 
 

■ 이미지 출처 = 식물나라(http://user.chollian.net/~k95092/doc/basic.html)
                

■ 책 = 영혼의 정원

 

 

 

 

 

-4340.8.20.달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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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 …다, …다. 다들의 행진이 이어지는 김훈의 간결한 문장. 때로는 문장의 끊어짐에 속도감이 붙는
다. 미화시키지 않은 꾸밈없음은 애써 어렵게 의식적으로 돌려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활자가 너무도
빨리 지나감이 느껴지는 순간 멈추게 된다. 제어하지 않으면 작가의 글을 곱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의 글에서는 관찰과 분석이 느껴진다. 모든 것에 관심을 둔 관찰력이 아니었다면 분석해내지
못하는 부분을 그는 여지없이 잡아낸다. 때로 그것이 단어를 조합한 짜맞춤 같지만 의식없는 서투른 흉
내가 아니기에 재미가 있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조악하기 그지없어서 참아낼 수 없을 것이다. 그
래서 작가는 말한다. 「 나의 떨림으로 너의 떨림을 해독할 수 있다. 」(31쪽, 아날로그적 삶의 기쁨 中)
그 특유의 유머러스한 말. 아니 이 말을 다른 작가가 했다면 감각적인 느낌이었을 텐데 김훈이 말하니
왠지 익살스럽다.

올해 출판된 <남한산성>의 치욕에 관한 이야기도 언급된다. 미리 구상하고 있었던 그의 치욕에 관한
이야기의 요점은 한마디로 그 치욕을 긍정하자는 것이다. 책장에서 넘겨주기를 갈망하며 기다리는 <남
한산성>과 마주하기란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인가. 읽어야겠다고 하면서 여태 손에 잡지 않을 걸 보니
진달래 꽃빛의 표지 안에 든 역사를 객관적으로 읽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다. 그렇더라도 여
름이 가기전에는 뚜껑을 열어보아야겠다고 재차 다짐한다.


내 말은, 그 견딜 수 없는 치욕을 치욕으로써 긍정하자는 말이다.
치욕을 긍정하는 또 다른 치욕이 아무리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그 또한 감당되어야 할 치욕인 것이다. (105쪽, 늙은 기자의 노래 中)



후반부에는 기형도에 관한 문학평론과 인터뷰가 이 책을 마무리 짓고 있다. 기형도와 김훈 둘 다 좋아
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기형도 주위의 인물 김훈이었는데 이제 먼저 간 시인보다 살아있는 작가의 책을
잡는 일이 손에 익었다. 그렇더라도 가을이나 초겨울 이유없이 기형도 시집 속으로 나는 다시 흡수될
것임을 안다. 동시에 이제 더는 시인의 주변인이 아닌 또 다른 한 명의 작가로 김훈을 기억할 것이다.
둘 다 과대평가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으나 정작 이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시간이 멈춘 시인
은 그런 평가에서 해방되었으며 ㅡ 저세상에서는 평가에 상관없이 시를 짓고 있을 테니. ㅡ 노(老)작가
는 그런 평가를 들리지 않다는 듯 꼬장꼬장하게 글쓰기에만 전념한다.

언제부터인가 그의 인터뷰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 시작했다. 늘 느끼지만 이렇듯 거침없이 술술 풀어져
나오는 그의 방식에 흥미를 느낀 것이다. 평소 생각이 습관이어서 언제든 그에 관해 어떠한 질문을 하
더라도 확고하게 대답할 수 있는 모습. 또한, 쉽게 단언할 수 없는 문제는 그렇다고 말하는 거침없는 모
습이 작가 김훈이다.

이 책은 김훈의 평소 생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신변잡기적이기도 해서 그만큼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그
런만큼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문학적 가치보다 작가의 말발과 글발이 더 흥미롭다. 깊이보다 한 작가의
주변에 관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 하여 깊이가 없다는 것은 아니며 그를 친근
하게 느껴지게 한다. 문장가인 그의 모습에 더한 것이 바로 유머러스한 말이다. 평소 그의 인터뷰 등을
자주 접했다면 익히 알고 있겠지만. 오죽하면 제목도 <밥벌이의 지겨움>이랴. 밥벌이의 괴로움도 아니
고 말이다. 일부로 고상한 척 하지 않는 모습이 좋다. 게다가 밥벌이의 고단함에 치여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절망이기보다 지겨워도 그렇게 살아가듯 써둔 모습이 좋았다. 작가는 한없이 우울함에 빠지게
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그까짓 거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듯하다. 돈이 좋다고 거침없이 말하며 지긋지
긋해도 별수 있느냐는 식이다. 그나저나 작가는 내용의 절망이 아닌 그의 깔끔한 문체로 나를 절망에
빠뜨린다. 별수 있나. 이미 김훈의 글에 맛 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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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2 11:42   좋아요 0 | URL
후... 김훈의 글에 매료된 적도 있었고
솔직하고 직선적인 그의 화법도 맘에 든적 있었지만
이제 전 김훈의 문체가 너무 느끼하단 생각밖에 안드니...:)

그것과 별개로 리뷰는 참좋네요 추천!

twinpix 2007-08-22 22:44   좋아요 0 | URL
친구집에 꽂혀 있는 걸 보고 조금 읽어봤는데 흥미가 가더라고요. 이 리뷰를 읽으니 더욱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읽고 갑니다.

잉크냄새 2007-08-23 12:52   좋아요 0 | URL
저도 이미 김훈의 글에 맛이 들렸답니다. 전작주의는 아닌데 김훈의 책은 하나둘 계속 쌓이고 있지요.

은비뫼 2007-08-23 21:23   좋아요 0 | URL
낙서가// 리뷰도 아니고 김훈 이야기만 한 거 같네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체셔고양이// 전 아직 김훈의 작품을 더 읽어야 할 거 같습니다. 다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 간결함에 깃든 생각이 좋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체셔고양이님.

twinpix// 그러셨군요. 친구분께 빌려서 읽어보시고 마음에 들면 구입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잉크냄새// 저도 전작주의는 아니지만 가끔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우르르... 그런데 <남한산성>은 손에 잘 안잡혀서 아직도 못 읽었습니다. 훔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