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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화 쉽게 하기 - 일반 색연필 기법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어릴 때부터 색연필을 마냥 좋아했다. 그전에는 연필과 크레파스가 전부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색연필
을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금도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12색 수채 색연필을 갖고 있다. 그런
데 이 책과 함께 온 12색 일반 색연필도 생겨서 기분이 더 좋아졌다. 솔직히 사용할 일이 적지만 그런데
도 가끔 연필깎이로 깎아서 정리해두고는 한다. 그만큼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이 책은 훌륭
한 길잡이가 되었다.
색연필도 파스텔처럼 문질러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다. 예전에 파스텔 책을 구입해서
따라하다 그만두었던 생각이 났다. 파스텔은 예쁜 색감을 가졌지만 가루가 많이 날리고 손으로 한 번
문지르면 온 손에 난리가 난다. 물론 면봉이나 티슈로 문지르기도 하지만 성격상 손가락으로 직접 문지
르는 것을 좋아해서 여백에 지문이 찍힌 일도 있었다. 그와 비교하면 색연필은 휴대도 편하고 손에도
거의 묻어나지 않으니 쉽게 오래도록 쥐고 있을 수 있다.
내게 그림이란 집중의 시간을 의미한다. 미술 작품을 보기 좋아하지만 그와 별개로 직접 그려서 나를
표현코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다. 선 하나하나를 긋다 보면 그것이 썩 훌륭한 작품이 아니어도 그저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무언가를 그리려는 시도가 치유가 될 수도 있다. 쉬운 일이 없듯
그림 그리기도 꾸준한 연습이 아니면 힘들다. 그러나 조급함을 버리고 책에 나온 예를 따라 하나씩 연
습하다 보면 그림에 만족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오랜만에 즐거운 놀이를 만난 기분이었다. 우연히 색연필 찌꺼기가 있는 거 같아 테이프로 찍어내었는
데 그 테이프 자국이 남으면서 색다른 느낌이 되었다. 내친김에 옆에 있던 칼로 쭉- 그어보니 그도 재미
있었다. 먼저 칼로 그리고 난 후 색을 입히니 재미있는 놀이가 따로 없었다. 어린아이처럼 웃는 내 모습
이 싫지 않았다.
모든 표현 예술은 무엇인가를 더하는 기술과 빼는 기술의 조화에서 비롯됩니다.
그 중에서 빼는 기술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실감하게 됩니다. (49쪽)
정말 동감 가는 말이었다. 뭘 그리 그리려는 건지 결과물을 보면 답답할 때가 있었다. 여백의 미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앞으로 잘 새겨 임해야겠다.
초보자가 접하기에 수월한 구성이었고 크로키 연습, 캐릭터 드로잉, 꽃과 나무 등 도움되는 것이 많아
서 손이 바빴다. 기초 드로잉 편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함께
온 연습장은 아직 쓰지 않고 대신 갖고 있던 크로키 연습장을 이용했는데 이 연습장을 다 쓰고 어느정
도 손에 익으면 사용할 계획이다. 그간 그저 손이 가는 대로만 그려오던 내게 진선에서 나온 그림 시리
즈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한숨도 나왔다. 이미 내식으로 익은 것을 바꾸려니 낯설어서
인데 맹목적으로 따라하고 싶지는 않고 길 안내만 받고 싶다. 이 두 가지가 잘 절충되면 그때는 나만의
색연필 그림이 나올 것도 같다. 그날까지 이 책과 색연필은 책상 가장 가까운 곳에!
못 그렸지만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