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본 인상깊은 만화의 한 장면이 있었다. 잊고 지냈는데 <영혼의 정원/마리온 퀴스텐마허>을 읽다가 떠올랐다.
   엄마와 어린 아들이 행복하게 살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엄마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먼 길을 나선다. 수많은 우여곡
을 겪으며 엄마는 온몸이 망가진다.

   그 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은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조건으로 엄마의 눈을 요구하는 등 대가가 컸기 때문이다.
 그중 어떤 가시덤불과 만나는
데 그 가시덤불 역시 순순히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면 알려주겠노라고
 했다. 추운 겨울 엄마는 따뜻한 가슴으로 가시덤불을 안고
그 가시는 엄마의 몸을 찌른다. 이런 과정을 겪고 결국 아들의
 생명을 되찾
아 행복한 결말을 맺었던 거 같다. 그러나 오래전 기억이라 정확지는 않다.

   그런데 왜 이 가시덤불 이야기가 생각났을까. 그 녀석은 피라칸타가 아닌 거 같은데…. 가시라는 말 때문일 것이다.
 피라칸타의 흰 꽃을 보면 가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마치 장미에 끌려 가시를 못 보듯 말이다.

   가시덤불은 사람을 찌를지 모르지만 그 안은 안락한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그래서 새들이 둥지를 짓기도 한다.
 새끼를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지
만 가시의 차가움보다 섬세함이 더 느껴진다. 너무 예민하면 차가워지기도 하니까.

가시는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이를 무서워하면 결코 다가설 수 없다. 살면서 그런 가시들을 만날 때마다 
            

 뒷걸음질치면 결국 자신에게 비겁해지고 이런 무력감이 마음을 짓누르게 된다. 저자의 생각에 동감하며 글을 인용한다. 

 "가시덤불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찾아낸 사람은 그 안에서 신과 자신의 새로운 친밀함을 맛볼 수 있다."

                 

두려움이란 마음 안에 가둘 때 더 커진다. 가시덤불로 무조건 뛰어들기보다 탐구하듯 그 속으로 걸어가 보자.



 
 

■ 이미지 출처 = 식물나라(http://user.chollian.net/~k95092/doc/basic.html)
                

■ 책 = 영혼의 정원

 

 

 

 

 

-4340.8.20.달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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