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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토끼 ㅣ 돌개바람 5
임태희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6년 2월
평점 :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각각 개성있는 일곱가지 이야기로 펼쳐지는 '내꿈은 토끼' ... 이 책속엔 작가인 임태희선생님의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것 같다.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전공하고 동화책에 푹 빠져 글 쓰는 행복을 느끼게 해준 작가의 첫번째 동화인 만큼 이 동화엔 분명 작가의 정신세계가 듬뿍 녹아 들었다고 해도 의심할 여지는 없으리라.
작가 스스로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아마도 말이 어눌하기 때문 아닐까?' 라고 자문자답하고 있는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내 말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질않아.
난 말머리만 꺼내 놓았다가 더 이상 아무도 내 얘기에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는 입을 꾹 닫아 버리기 일쑤지.
.... .... (생략)
'언젠가 적절한 때가 오면 너희들을 꼭 자유롭게 풀어 줄께. 약속해.'
이렇게 다짐하며 써 내려 갔을 일곱가지 이야기의 줄거리는 저마다 느낌이 다르지만,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있는듯도 하다.
자신의 따뜻한 마음을 아이들 앞에서 펼쳐 보이지 못해 늘 아이들이 너무나도 싫어하는 선생님이 된 '깐깐 선생님과 요술연필' 과 무대공포증으로 아이들 앞에서서 말을 드듬거리며'후~ 후~' 하며 알수 없는 추임새만 연발하는 ' 후후 선생님은 날마다 생일이야' 는 말주변이 없어 아이들에게 오해를 받고 있는 학교 선생님들의 말못할 고충을 표현해 놓았고.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어' 는 말장난으로 선생님을 괴롭히는 악동과 그 엉뚱한 행동을 이겨내기엔 이제 힘이 조금 빠진듯한 정년을 앞둔 선생님의 이야기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내 꿈은 토기'라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단편동화는... 늘 우등생이던 영빈이가 엉뚱하게도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반아이들 앞에서 '내꿈은 토끼..' 라고 발표한후 늘 꼴찌만 전전하며 영빈이와 비교당하던 민우는 영빈에게 관심이 생기고 둘은 친구가 된다. 그리고 민우는 선생님 앞에서 ' 내꿈은 나비' 라고 말하며 영빈과 함께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게 되는데... 선생님이나 어른들 앞에서 자신들의 꿈조차도 제대로 솔직하게 표현할수 없는 초등학생 아이들의 깜찍한 발악이 서글픈 현실을 들여다 보게 한다.
뒤에 나오는 세가지의 이야기도 그 또래들의 이야기들을 때로는 콧끝 찡한 감동으로 때로는 흐뭇한 웃음을 선사하며 써내려 가고 있다.
일곱 가지 이야기 모두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 대한 작가의 배려가 흠뻑 느껴지는 책이다.(그래서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 아마 학교 성적때문에 짖눌린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면서도 막상 도움을 주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어른... 모두를 대변해 주고 싶었나 보다.... 작가는 그간에 풀어놓지 못한 말들을 이 책을 통해 풀어놓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녀석들은 종이 위로 나오자 마자 춤도 추고 마구 널브러져 한바탕 뒹굴기도 하는거야.
그러면 나는 장단에 맞춰 발을 까딱거리기도 하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녀석들을 주시하며 가슴을 졸이기도 하지.
내 글은 대개 이렇게 시작돼.
다음에도 작가가 아이들을 향한 마음을 경쾌한 장단에 맞춰 풀어 놓기를 기다려며 오늘은 우리 아이들 꿈은 무엇인지 귀기울여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