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사랑하는거 알지. 똘이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엄마 전화번호 외워봐... 아빠전화번호도..."
아침 눈 떠자 마자 확인하고 또 확인한 엄마, 아빠 전화번호 암기는 집을 나서기 직전까지 아니 집을 나서서 엘레베이트 안에서도 이어졋습니다.
집에서는 얼른 공책꺼내 연필로 직접 써 보라고도 했는데, 어쨋든 처음 써 보는것 치고는 엄마, 아빠 전화번호를( 조금 삐뚤 빼뚤 했지만..) 알아볼 정도로 큼직하게 썼더라구요.
우리아들 첫 캠프날입니다.
3살때부터 보낸 어린이집... 행여나 먼데가서 사고나 나지 않을까?... 2년이 되도록 2시간 이상 거리엔 소풍도 보내본적 없이 내품에서 키웠습니다.
혹시라도 장남이라는 족쇄아닌 족쇄로(시어른들 매일 강조하거든요.) 아이 마음을 무겁게 하지는 않을까 해서 저는 둘째와 마찬가지로 늘 애기 대하듯 했는데... 똘이는 어느듯 어엿한 오빠로서의 면모를 스스로 갖추고서 동생이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떼쓴날 아침에도... " 엄마, 오늘은 보내지 말고 ... 한번 기다려봐. 나도 어린이집 가기 싫을때가 있었어." 하며 오히려 속좁은 엄마를 설득시키더군요.
동생하고 똑같이 같은 장난감 가지고 싸우고 토닥거릴때는 철없는 개구장이 같더니... 녀석 언제 이렇게 늠름하게 자랐는지... 대견하고 기특합니다.
그래도 저한텐 아직 품에 꼭 끼고 살고 싶은 울 아들이... 오늘 생전 처음으로 캠프를 갔습니다.
안타까운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똘이는 어젯밤부터 들떠서 아침에는 얼마나 서두르던지.
전화번호 외우라고 쫓아다니는 엄마한테 빨리나가야 한다며 마음은 벌써 나를 떠나 있더군요. 벌써 부터 저는 걱정입니다. 혹시 선생님 떨어져서 혼자 길이나 헤매지 않을지. 냇가에서 캠프파이어 한다던데 ,물 불어서 위험하지나 않을지. 자다가 엄마 찾지나 않을지. 흑흑흑.
우리아들 똘아! 벌써부터 보고싶구나.
1박2일 캠프 보내는 엄마의 심정도 이런데 군대보내는 엄마들의 심정은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하니 더 한숨이 나오네요.
우리 똘이 첫 번째 캠프... 잘 하고 돌아오겠죠.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울 아들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