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에나 있어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 1
쿠르트 회르텐후버 글, 코니 볼프 그림, 이승은 옮김 / 꽃삽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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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쁘다. 글도 이쁘고 그림도 이쁘고. 그 안에 담겨진 마음도 이쁘고 이 글을 쓰는 순간 작가의  손끝에 묻어났을 그 행복이 정말 이쁘다.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와 나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까?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꼬마천사를 만나기전부터 그 만남에 대한 설레임을 숨길수가 없었다. 저렇게 귀여운 모습을 하고 인간세상에 나타난 꼬마천사가 상처입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진정한 행복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찾아보면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해주는 꼬마천사를 보면서 나는 문득 어느나라의 이야기인지 짧은 신화 한토막이 생각났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려 열어보니 너무나도 아름답고 예쁜 행운의 여신이 문 밖에 서 있는 것이었다. 들어가도 되겠느냐고 묻는 행운의 여신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었지만 머뭇거리며 들어오지 않았다. 그 까닭을 물으니 '제가 들어가면 제 뒤의 동생도 함께 들어가야 한답니다.' 행운의 여신 뒤에는 너무도 못생기고 험악한 불행의 여신이 서 있는 것이었다. 차마 들어오란 소리를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머뭇거렸다던... 기쁨과 슬픔이 한 형제이듯이 행운과 불행도 한 자매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난감했던 기억이라니... 하지만 모든 것은 내 마음속으로부터 비롯되어지는 것을 어찌할까. 그 마음별에서 내게로 온 꼬마천사를 만나보기로 하자.

너무 바쁘니까 행복할 시간도 없잖아. 마음을 잃어버리니까 네 자신도 잃어버리고 만 거야. 손으로 한 뼘, 행복은 정말 가까운 곳에 있었구나... 소제목만 들어도 대충은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지레짐작만으로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꼬마천사가 전해주는 말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따스한 느낌을 전해주는지 그것은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까닭이다. "사람들은 늘 행복을 찾고 있어. 하지만 너무 빨리 걷느라 행복을 지나치고 말지" 느린 달팽이가 꼬마천사에게 해 주었던 한마디나, 손으로 한 뼘, 행복은 정말 어디에나 있어.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말한마디에는 마음 깊숙한 공감을 느끼게 되니 말이다. 어쩌면 너무도 흔한 말인탓에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릴 수도 있는 말들이지만 내게는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왔다. 저 책표지의 그림처럼이나.  

아주 작다. 그리고 아주 얇다. 하지만 아주 크다. 그리고 아주 두껍다. 형식과 내면을 비교해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마음별로 떠나기 전에 꼬마천사가 사람들에게 준비한 선물 '큰'것이 든 작은 꾸러미, 그것이 사랑으로 가득 찬 꾸러미였다는 말을 보면서 나는 판도라의 상자를 생각하게 된다. 이길 수 없었던 호기심으로 인하여 열려버렸던 판도라의 상자속에서 미처 나오지 못했던 것이 '희망'이었다던가? 그래서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 있을 '희망'을 찾아 온통 헤맨다고 했던가? 하지만 꼬마천사가 주고 간 선물 '사랑'만큼은 그다지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될 듯 싶다. 바로 나 자신에게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은 사랑을 선물해보는것도 좋을거라는 꼬마천사의 말이 울림처럼 내게 남는다. 참으로 아름다웠던 이야기. 작고 얇았지만 너무나도 크고 두꺼웠던 이야기 한편속으로 눈을 감은 채 잠시 들어가 본다. 그 사랑이 나한테 가득 채워지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꼬마천사의 당부를 잊지 않기 위해... /아이비생각

책과 함께 나란히 내게 왔던 노란 수첩을 바라본다. 책보다도 더 작은 크기의 수첩에 무얼 적을까 생각해본다. 아주 잠깐씩 스쳐지나는 작은 것들을 찾아낸다면 나는 그것을 옮겨보리라 한다. 기회란 놈은 앞에는 털이 숭숭 났지만 뒤는 민머리라는 말처럼 작은 행복이 내 앞으로 지나쳐갈 때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순간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워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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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초대
윤미솔 지음, 장성은 그림 / 떠도는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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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는 언제나 맥 빠지는 소리더라고요 (-23쪽).. 그래 어쩌면 그 진리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맥락을 짚어내기 위해 무던히도 머리를 굴렸다. 종교적인 냄새가 풀풀 풍겨나오는데 이건 어느쪽도 아니다 싶어서. 기독교의 정의를 내세웠는가 싶었는데 그 정의의 실현을 불교쪽으로 갖다 붙이는 듯한 인상도 풍기고.. 신에 대한 호칭때문에 왈가왈부했었다는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실상 우리가 신이라고 정의내린 것에 대하여 확실하게 이것이다,하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있다면 그것도 아마 오만이나 교만일것이다.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당신에게도 전생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런 질문을 던져주면서 우리가 안고 있을 또하나의 선입견이나 편견에 대하여 깨주길 바라는 것도 같다. 사실 나에게 영혼이나 전생을 믿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예스이다. 얼마전까지도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하여 웃기는 이야기일뿐이라고 치부해버렸었지만 내 아버지의 부음과 아버지를 보내드려야 했던 그 순간들을 겪으면서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종교적으로 이야기하는 천국이니 지옥이니 하는 말은 믿지 않는다. 우습게도 영혼이나 전생은 믿으면서 내세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 그것이 또하나의 모순일까?

지은이 역시 그토록이나 사랑하던 아버지를 잃고 단한번만이라도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애타는 마음 때문에 유체이탈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경험했기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거라는 전제를 앞세우고 있는것 같다.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그 진리에 대해 읽어가면서 어쩌면 이리도 가벼운 문체를 썼을까 싶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내 그것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저는 그래서 어려운 말 잔뜩 있는 책이 싫거든요. 그게 뻥이 아니고 진짜라 그래도 그렇게까지 해서 알고 싶지가 않아요. 만약에 그거 다 읽었는데 뻥이면 고생한 거 아까와서 억울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사람들은 어려운 말을 써야 진리인 줄 알잖아요. 어느 대학 교수가 쓴거다 그래야 믿지요. (-79쪽)  그런데 굳이 생각해보자면 딱히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어찌보면 그것조차도 지은이의 편견일수 있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생겨난다. 우리들의 삶속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어떤 형식적인 것을 꼬집는 말로 들리니 말이다. 뜻도 모르는 어려운 말이 가득 들어앉아 있는 책을 읽으면서 봐라, 나는 이런 책 본다! 뭐 이런식의 생각은 하지 말자는 말로 들렸다. 쉽게 썼든 어렵게 썼든 그것은 지은이의 판단일 뿐이며 그것을 읽는 자들의 몫은 따로 있을테니 말이다. 예로 들어준 위의 글만 읽더라도 이 책의 문체가 어떤 형식인지 눈치 빠른 사람들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뭐랄까, 엄마가 아이에게 될수록 알아듣기 쉬운 말로 설명해주고 싶어하는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음이다. 혹자는 그렇기에 더 좋은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이 책속에는 지은이의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어떤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을까? 그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첫문장에서 빌려왔던 지은이의 말처럼 정말 맥빠지는 이야기들이 빨래줄에 걸려 바람이 불어오면 흔들리듯이 책장을 넘길때마다 하나 하나씩 그 존재의미를 드러낸다. 그렇다고 시시하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한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그 모든 순간들이 우리에게는 진리라는 역설일수도 있겠다. 그러니 지금, 바로 지금이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실연한 사람들을 향해 한마디, 신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한마디, 왜 맨날 일이 꼬이는 걸까요? 묻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자살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운명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마디 등등..  소제목만 보더라도 그다지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씩은 한숨과 푸념으로 내뱉어냈을 것들에 대하여 그럴 때는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하고 말해주는 지침서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내 저것만 있으면 행복해지지" 싶은 것도 막상 손에 들어와 봐요. 아무것도 아니예요. 지금 이 상태로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은 '저것'을 얻어도 행복할 수 없어요.- 무엇무엇만 있으면 행복해질텐데... 하는 마음을 버려야 해요.(-211쪽)  책을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지은이처럼 굳이 전생체험이나 유체이탈같은 특별한 경험을 하지 않고도 그것이 진리라고 믿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하지만 그것이 진리인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마음을. 왜 그럴까? 마음을 내려놓는다거나, 욕심을 버리고 비워야 한다거나 하는 말들을 수없이 듣고 좋은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우리에게는 그것이 너무도 어려운 숙제다. 책을 읽고나니 그 숙제의 양이 불어난 것만 같아 왠지 떨떠름하다. 기대감이 컸던 까닭이다. 지은이가 경험했다는 그 특별한 체험에 대한.  책의 말미쯤에 누구나 원하는만큼의 사랑만 얻는다는 말이 나온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구한다면 얻을것이라는 말도.  돈달라는 기도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꾸준히 기도하세요, 그러면 이루어집니다.. 단 기도만 하고 발딱 일어나지 말것!(-184쪽)  좋은 말이다. 그런데 나는 왜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까? 결국 모든 것은 현실로 귀속되는가? (아주 흔한 말이기는 하지만) 지옥도 천국도 모두 내 마음속에 있다는 지은이의 말을 자꾸만 되뇌여본다. 이상하게도 현실이 자꾸만 종교속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아 책장을 덮는 내 손끝이 왠지 껄끄럽다. 그리고 나는 자책한다. 내 옹골진 아집과 편협함에 대하여../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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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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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궁하면... 환궁하면... 그래 환궁하면 너희들에게... - 그리고 그들은 환궁했다. 어찌되었든간에. 임금이 나아가 적의 발아래 엎드려 이마를 땅에 찧었든지 말든지 어찌되었든 그들은 환궁했다. 그리고 그들은 백성들에게 환궁하면...이라고 말하며 가져다 썼던 것들을 갚았을까? 단지 임금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금이 있는 곳으로 따라가지 않고 제 삶의 길로 되돌아간다는 이유로 목에 칼을 맞아야 했던 백성들이었다. 그 백성들이 말했다. 봄에는 조정이 나가는 것이옵니까? 조정이 비켜줘야 소인들도 살 것이온데.... (-319쪽)  그랬다. 나라의 근본이 백성이었음에도 그들은 그것을 몰랐다. 아니 모른체 했다. 그래야만 저희들 뱃거죽에 기름이 낄테니 말이다. 그래야만 저희들이 편하게 살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한숨만 나왔다. 소설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것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그토록 강한 문체처럼 그 때의 그들도 그렇게 살았다면 차라리 나앗을 것이다. 그렇게만 했다면 그토록이나 험난한 여정을 백성들에게 강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나라가, 임금이, 나라일을 한다는 사람들이 백성들에게 하나의 걸치적거림으로 보이지는 않았을 게다. 어찌 그리도 영악스럽지 못했는가 묻고 싶었다. 그 세월을 살아낸 백성들은 오롯이 몸을 낮추고 입을 닫았다.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야만 생목숨이나마 부지할 수 있다고 깨달았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이 가여워서 눈물이 났다. 그들의 후손이 분명 우리일진저...

전하, 지금 성 안에는 말(言)먼지가 자욱하고 성 밖 또한 말(馬)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 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197쪽)
어찌된 일인지 모를일이다. 아니 나도 모른체하고 싶을 뿐일게다. 전쟁이 나도, 태평성대를 누려도 말(言)이 너무 많았다. 전쟁이 나면 제 살길 찾느라고, 제 방패막이가 되어줄 희생양을 찾느라고 말(言)이 많았고, 태평성대에는 제 가진 것을 지키려고, 제 가진 것 빼앗기지 않으려고, 제 가진 것보다 남 가진 것이 더 많아보여서, 그래서 또 말(言)이 많았다. 그들이 나랏일을 했다. 그런 그들이 백성의 안위를 생각할 리가 없었다. 그랫기에 저희들끼리 속삭였을 것이다. 소설속의 구심점은 두개였다. 화친은 곧 죽음이라고 일컫는 자와 화친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자.. 누가 옳다 누가 그르다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 것이다. 길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길을 만날 수 있는지 다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단지 명분이 문제였다. 현실을 배재시킨 뜻없는 명분만이 살아 숨쉬고 있음이었다. 입만 열면 그들은 말했다. 전하, 아니되옵니다... 차라리 신을 죽여주시옵소서.. 내가 임금이었다면 그들을 죽일 수 있었을까? 입만 나불대는 그들을 등에 업고 가야 할 임금의 처지가 애처로웠다. 제 자신의 생각조차도 제것이 아닌 것이 임금이었다고 말한다면 너무나도 치졸하다. 

말을 접지 말라. 말을 구기지 말라. 말을 펴서 내질러라. (-284쪽)
청의 왕 '칸'의 일성에 내 속이 다 뚫리는 것만 같았다. 접지도 말고, 구기지도 말며, 펴서 내질러라! 이 얼마나 호탕한가.. 여우새끼처럼 제 속으로는 저 살 궁리만 했던 시대의 충신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성벽으로 올려놓으니 손과 발가락이 얼어 터져 떨어져나가는 군졸들 앞에서 솜두루마기를 걸쳐입었던 그들이었다. 성 밖으로 내몰려 일전을 치루는 군졸들을 내려다보며 아이쿠, 그럴 때는 오른쪽으로 빠져야지...무릎을 치며 입으로 전쟁을 치루던 그들이었다. 힘겹게 싸우고 다친 병사를 챙겨 돌아온 군졸에게 곤장을 치던 그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임금이 말했었지. 경들이 알아서 하라.. 참다못한 군졸들이 임금앞으로 밀려왔다. 임금을 에워싸고 말만 앞세우는 그들에게 말했다. 승지가 칼을 빼니 산천이 떠는구려. 그 칼을 들고 적 앞으로 나아가시오. 우리가 따르리다. (-337쪽)  그랬지만 그들은 결코 앞장서지 못했다. 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적을 향해 함성 한번 내지르지 못했다. 그들이 내뱉는 말(言)들은 모두 죽어 있었고, 그들을 움직이게 할 말(馬)들도 모두 죽어 있었다. 그들은 말(言)만 있고 말(馬)이 없어서 앞장서지 못했던 것일까?

말로써 정의를 다툴 수 없고,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살아 있는 동안의 몸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다 받아내지 못할진대, 땅으로 뻗은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으리.(- 작가의 말)  작가가 그리고 있는 소설 <남한산성>안에는 살아 있는 것들도 있었다. 그들만이 義였고 그들만이 生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제가 죽인 사공의 어린 딸이 아비를 찾아 성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을 게다. 저야 임금을 따라 성 안으로 들어왔다지만 제 아비의 온기를 찾아 성 안으로 들어 온 계집아이를 보면서도 백성이 근본이라는 생각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예판 김상헌의 그 옹골진 외고집이, 그 터무니 없는 얍삽함이 너무도 미웠다. 그 계집아이를 아무말없이 이어받아 온기를 나누어 주었던 대장장이 서날쇠를 통해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을 게다. 꽁꽁 동여매어진 임금의 문서를 가지고 성을 나와 산천을 휘돌던 서날쇠를 우리의 가슴속에 심어주고 싶었을 게다. 그렇게 서로를 받아들여주는 거라고, 그렇게 서로에 대하여 조금씩은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거라고..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제사 읽은 <남한산성>.. 자책하고야 말았지만 지금이라도 읽을 수 있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랴.. 숱하게 떠돌아다니는 그 남한산성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 꼴도 보기 싫었고 눈도 마주치기 싫었던 남한산성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김훈이라는 작가가 채색한 남한산성은 느낌이 너무나도 달랐다. 힘이 있었고 감히 내치지 못할 그 무언가를 품어 안고 있었다. 일갈하지 않고도 조용하게 깨우침을 전해주었던 작가의 문체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버리고 말았다. 너무도 흔한 것을 통하여 너무도 흔하지 않는 것을 전해줄 수 있는 그런것들이 있었다. 남한산성에 한번 올라보리라 한다. 다음에는 꼭 가야지 하면서 별렀던 그곳에 이번에는 정말 무슨 일이 있어도 가리라 한다. 그 숨결이 머무는 곳으로. 가서 서날쇠의 그 義를 찾아보리라. 발걸음이 무거울 것 같다. 남한산성을 한가슴 가득이 안고 올라야 할테니...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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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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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와 비교를 했다는 것이 일단은 흥미로웠다. 악취를 없애기 위해 생겨났다는 향수.. 보다 더 환상적인 냄새를 찾아내기 위하여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던 한 남자의 시간들을 따라갔던 <향수>속에 뿌리칠 수 없는 한사람의 욕망이 내재되어져 있었다면, <비밀의 요리책>속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욕망이 숨겨져 있는 권력의 역사쯤이라고 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종교의 허울을 쓴? 이라고 말을 바꾼다해도 결국은 권력이 핵심이다. 힘을 갖는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현실속의 안녕을 추구하기 위한, 좀 더 나은 쾌락으로의 지름길일테니 말이다. <비밀의 요리책>이 담고 있었던 승리한자의 역사가 참으로 안스러웠다. 창칼을 앞세워 무력으로 싸우지 못했던 지식의 전달자들이 선택했던 하나의 방법이었겠지만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어진다.

모두에게서 버려져야 했던 사생아 그르누이에게는 냄새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아무런 냄새도 없으면서 세상의 온갖 냄새에는 비상한 반응을 보여주었던 <향수>의 그루누이처럼 <비밀의 요리책>을 이끌어 갈 루치아노 역시 음식과 관련된 어떤 특이함을 타고 났을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편견이다. 물론 이 책의 제목처럼 요리에 관한 이야기들이 쉴새없이 나열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열되어지는 레시피의 대목들을 보면서도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일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매춘부의 손에 잠시 길러졌던 루이차노에게는 그시절에나 있음직한 악마적인 표식, 모반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반으로 인하여 총독의 주방장 페레로에게 선택되어진 루치아노는 그 순간부터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힘겨운 과정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오래전에 아들을 잃어야 했던 페레로 주방장의 아들에게도 커다란 모반이 있었다는 과거를 들추어내며, 읽는 내내 혹시나 하는 의심을 품게 만들었던 것이 이 책을 읽는 내내 하나의 모티브처럼 작용하는 것도 흥미롭다. 그들은 부자지간이었을까? 책의 말미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와의 인터뷰를 읽어본다면 작가의 심중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지금 생각해보아도 참으로 멋진 설정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사랑의 물약, 영원히 살 수 있거나 늙지않게 만들어주는, 혹은 연금술 따위의 허접한 욕망앞에서 한점 부끄럼도 없이 무너져 내리는 인간의 속성이 참으로 서글프다. 소리도 없이 찾아왔던 첫사랑의 설레임을 소유하고 싶어 사랑의 물약을 포기할 수 없었던 루치아노와 매독으로 인해 서서히 다가오는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해 불로불사의 약을 찾아헤맸던 총독의 욕망은 달랐다. 순수함도 영악함도 우리가 안고가야하는 인간의 속성인 것을...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하여 혹은 보지 못했거나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겨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끝도없는 의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가재미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의 세밀화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건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이야. 모래 한 줌이든 포도 한 알이든 아니면 복음이든, 여기 뭔가를 첨가하거나 빼고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거나 인간의 간섭을 거치면서 변화는 일어나게 마련이란다"(-232쪽).. 중세의 배경을 이야기하자면 역시 복음이나 종교적인 색채를 버릴수가 없는 모양이다. 하긴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그것을 피해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만 하겠지만 말이다. 예수를 신으로써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써 바라보았던 시선을 통해 지식의 전달자이자 스승인 선구자로써 평가했다는 것만으로, 손가락질 당하며 단두대위에 올라가 목을 내밀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요리책속에 숨어 있었다는 게 놀랍기도 했지만 요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것 또한 신비로웠다.

끝없는 의심의 샘물같았던 루치아노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음을 심어주었던 페레로 주방장의 존재는 어쩌면 우리가 꿈꾸고 있는 이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진실된 복음의 전달자로써, 가르치는 자로써의 삶을 살았던 페레로 주방장에게 루치아노의 존재는 넘어야 할, 그러나 껴안고 가야 할 역경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전통은 이어져야 한다던 페레로 주방장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진리가, 모든 전통이, 있었던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은 채 우리에게 전해져 왔다면 우리의 역사는 얼만큼이나 다른 모습으로 현재를 만들었을까? 그랬다면 속임수와 술수가 만연한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어차피 욕심과 욕망을 벗어난 인간의 속성은 없을테니 말이다.

"일단 현재의 순간에 사는 법을 배우면, 어느 누구보다 부자가 되기 때문이지. 
 우리는 매순간을 껴안아야 한단다"
"좋지 않은 순간도요?"
"좋지 않은 순간은 특히 더 그래야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시간이니까"(-495쪽)
정말 매력적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인간에게 먹고 마시는 것만큼 절대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작가의 아버지가 이탈리아인 요리사라는 것이 하나의 모티브로 작용했겠지만, 작가가 요리와 요리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들이 페레로 주방장이라는 필터를 통해 루치아노에게 전해졌던 과정들은 정말 촘촘했다. 거미줄같이 정교하다.기억하고 싶은 메세지들이 징검다리처럼 놓여져 있었다. 삶을 살아내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일까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기도 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어야 한다는 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거짓말같은 말이지만 참말이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조금만 더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남겨주었던 책이었다. 동서양의 온갖 지식을 요리에 암호화해 넣은 아주 위험한 요리사에 대한 팩션. 팩션이란 장르에 대해 잠시 생각해본다. 너무나 매력적인 말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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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 값싼 위로, 위악의 독설은 가라!
김별아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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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소통법... 그녀의 책을 마주보면서 생각한다.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살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지. 하지만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 죽는 순간까지도 알지 못하는 게 삶이라던가? 죽는 순간까지도 배워야 하는 게 삶이라던가? 그런데 확실한 것은 그 와중에서도 좀 더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는 게 모두의 소망이 아닐까 싶다. 성격적으로 나는 어지간하면 남들과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 편이다.  타인에 관해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 것도 싫고 나 또한 타인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말듣는 게 싫어 내 일만큼은 확실하게 하고 살자는 주의다. 애들말마따나 건드리지 않으면 조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타인으로부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니, 그랬기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건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나는 나를 들이받는 사람들에게 함께 받아치기 시작했다. 그냥 괜히 나만 손해보는 것 같아서. 허허 웃으면서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돌아서고 나면 왠지 마음 한켠이 아팠다. 그 사람이 나한테 왜 그랬을까? 그러다가는 결국 내가 뭔가를 잘못했을거라고 자책하는 그 순간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내가 같이 받아치기 시작하니 사람들은 내게 들이밀지 않았다. 그랬구나! 역시 내가 바보처럼 산거였구나!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정말 시원하다. 사람이라고 일컬어지지 못하는 종류중의 하나가 '아줌마'다. 열외인간.. '대한민국 아줌마'는 못할게 없고 무서울게 없다지만 나는 못하는 것도 많고 무서운 것도 많다. 아직은 그 '대단한 아줌마'의 대열에 합류를 하지 못한 모양이다. 아니, 솔직하게 말한다면 나는 그 아줌마 대열에 합류하고 싶지 않다. 그악스럽게 현실을 살아내는 그 모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일게다. 우스운 얘기 하나 하자. 언젠가 시외버스를 타면서  돈통에 차비를 밀어넣고 여유있게 뒤쪽으로 들어갔다. "아줌마, 차비 더 내세요!" 나는 뒤도 안돌아봤다. "아줌마, 차비 더 내시라고요!" ..."저요?" .. 묻고 생각하니 그 정류장에서 차를 탔던 건 나 혼자뿐이었다. 시외버스였던 까닭에 요금이 더 비쌌던거다. 돈을 더 내고 자리에 앉아 나는 순간적으로 가슴이 뻐근해져오기 시작했다. 그랬다! 내가 아줌마라는 걸 나는 왜 잊고 살아가는 것일까?  마음은 항상 이십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나이에 대해 의식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일게다.

여전히 인생의 깊은 뜻을 깨닫기는커녕 일상의 희로애락에 꺼둘려 애면글면하는 사이, 어라, 나는 얼결에 사십 대에 접어들었다, 고 말하는 여자 김 별아.. 이 아줌마의 수다가 꽤나 괜찮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리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무지렁이처럼도 아닌 아주 평범한 엄마이고 아줌마인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가끔씩은 그녀 스스로가 배부른 소리라고 하는 말조차도 그리 배부른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아줌마라면, 적어도 아줌마의 오지랖이라면 그정도의 배부른 소리는 해도 괜찮다. 나라걱정은 애국자만 하는게 아닐테니 말이다. 자식을 키우면서 일어나는 일들, 이웃과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일들, 자신과 관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모두가 日常이다. 日常에 대한 短想쯤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을 이 책의 내용들은 그다지 튀지 않는다. 이렇다하게 내세울만한 것도 없어보인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는 내내 왠지 마음이 따스했다면 그녀와 내가 같은 아줌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말일수도 있겠다. 어떤 말을 해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조건들이 많았다는 말일수도 있겠다.

이 책을 쓴 별아아줌마의 말처럼 내 이익과 상관없는 일에는 침묵하며, 내게 필요하다면 행여 손해라도 볼까 목소리를 드높이는 세상이다. 예전에는 (뭐 그리 오래전 얘기도 아닌 것 같은데 돌아보니 나도 벌써 지천명을 바라본다)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 사는 '주부'들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고싶은 말 다하고, 하고 싶은거 왠만큼 하면서 살아가니 그 또한 격세지감이 아닐까 한다. 주부습진이나 명절증후군에 휘둘리지 않는 '주부'의 모습이 그래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자신만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여지는 까닭이겠지 한다. 누구나 다 똑같이 사는 것이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일같다고 한다. 매일 시간에 쫓기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소리지른다. 그러면서도 내 안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기 위하여 무언가를 찾아헤맨다. 그런 것들을 얼마나 잘 다스리며 살아가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얼만큼 자기관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좀 더 다른 평가가 나오는 세상인 듯 하다. 아니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기도 할게다.

사람은 결국 사람에게 닿기 위해 말을 하고 향기를 풍기고 자신을 보기 좋게 꾸민다. 그럼에도 때로는 말이 불필요하거나 말할 수 없고, 향기로 내뿜어 맡게 할 수 없고, 다 보여 줄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그때 사람들은 가만히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머물렀을 것이다. 결국은 사람인데,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인데,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얼만큼이나 소통할 수 있는가인데.. 싶었다. 그러자면 남들이 들이민다고 무조건 밀리기보다는 적당하게 받아쳐야하는 굳센(?) 마음과 기술(?)이 필요할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쓴 별아아줌마 역시 그렇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내심 반갑다. 정당해야한다는 거다. 필요없이 혹은 이유없이 상대방의 잣대에 휘둘려서는 안된다는 거다. 하지만 별아아줌마의 충고도 잊으면 안될것 같다. 남들이 얕잡아보지 못하도록 냉정하고 사무적인 표정을 짓는 동안 마음은 황무지가 되어가고, 남들에게 행여 '우습게 보여서' 한 치라도 손해를 볼까 전전긍긍하는 사이 누구의 입가에도 빙그레 미소를 떠올리게 만들 수 없는 삭막한 사람이 되어가지만... 그래도 여전히 웃음만큼 부드러운 무기가 없다는 말. 많이 웃을수록, 남을 많이 웃게 만들수록 부자라는 말. 정말 멋지지 않는가?  사람과 사람사이에 웃음이 없다면 정말로 이 세상은 못살 세상이다. 백프로 공감하는 말이기도 하다. 

싸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그야말로 잘 싸우기 위해 머리를 싸맸을 별아아줌마의 이야기가 참 멋스럽다. 그래서 오늘도 모욕에 대한 매뉴얼을 만든다는 별아아줌마의 생각에 동참하기로 한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맞받아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기로 한다. 별아아줌마의 지적처럼 잘못 싸워서 공연히 죄책감과 자괴감만 쌓이는 순간들이 너무 싫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별아아줌마 화이팅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넋두리를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별아아줌마의 마음이 안스럽기도 하지만 이렇게까지 만든 세상이 아니 그런 세상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 또한 안스럽다. 그래도 세상은 내가 살아가야 할 순간인 것을...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살면서 생각해보니 적당하다는 게 참으로 어렵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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