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에나 있어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 1
쿠르트 회르텐후버 글, 코니 볼프 그림, 이승은 옮김 / 꽃삽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참 이쁘다. 글도 이쁘고 그림도 이쁘고. 그 안에 담겨진 마음도 이쁘고 이 글을 쓰는 순간 작가의  손끝에 묻어났을 그 행복이 정말 이쁘다.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와 나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까?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꼬마천사를 만나기전부터 그 만남에 대한 설레임을 숨길수가 없었다. 저렇게 귀여운 모습을 하고 인간세상에 나타난 꼬마천사가 상처입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진정한 행복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찾아보면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해주는 꼬마천사를 보면서 나는 문득 어느나라의 이야기인지 짧은 신화 한토막이 생각났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려 열어보니 너무나도 아름답고 예쁜 행운의 여신이 문 밖에 서 있는 것이었다. 들어가도 되겠느냐고 묻는 행운의 여신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었지만 머뭇거리며 들어오지 않았다. 그 까닭을 물으니 '제가 들어가면 제 뒤의 동생도 함께 들어가야 한답니다.' 행운의 여신 뒤에는 너무도 못생기고 험악한 불행의 여신이 서 있는 것이었다. 차마 들어오란 소리를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머뭇거렸다던... 기쁨과 슬픔이 한 형제이듯이 행운과 불행도 한 자매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그 난감했던 기억이라니... 하지만 모든 것은 내 마음속으로부터 비롯되어지는 것을 어찌할까. 그 마음별에서 내게로 온 꼬마천사를 만나보기로 하자.

너무 바쁘니까 행복할 시간도 없잖아. 마음을 잃어버리니까 네 자신도 잃어버리고 만 거야. 손으로 한 뼘, 행복은 정말 가까운 곳에 있었구나... 소제목만 들어도 대충은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지레짐작만으로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꼬마천사가 전해주는 말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따스한 느낌을 전해주는지 그것은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까닭이다. "사람들은 늘 행복을 찾고 있어. 하지만 너무 빨리 걷느라 행복을 지나치고 말지" 느린 달팽이가 꼬마천사에게 해 주었던 한마디나, 손으로 한 뼘, 행복은 정말 어디에나 있어.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말한마디에는 마음 깊숙한 공감을 느끼게 되니 말이다. 어쩌면 너무도 흔한 말인탓에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릴 수도 있는 말들이지만 내게는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왔다. 저 책표지의 그림처럼이나.  

아주 작다. 그리고 아주 얇다. 하지만 아주 크다. 그리고 아주 두껍다. 형식과 내면을 비교해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마음별로 떠나기 전에 꼬마천사가 사람들에게 준비한 선물 '큰'것이 든 작은 꾸러미, 그것이 사랑으로 가득 찬 꾸러미였다는 말을 보면서 나는 판도라의 상자를 생각하게 된다. 이길 수 없었던 호기심으로 인하여 열려버렸던 판도라의 상자속에서 미처 나오지 못했던 것이 '희망'이었다던가? 그래서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 있을 '희망'을 찾아 온통 헤맨다고 했던가? 하지만 꼬마천사가 주고 간 선물 '사랑'만큼은 그다지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될 듯 싶다. 바로 나 자신에게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은 사랑을 선물해보는것도 좋을거라는 꼬마천사의 말이 울림처럼 내게 남는다. 참으로 아름다웠던 이야기. 작고 얇았지만 너무나도 크고 두꺼웠던 이야기 한편속으로 눈을 감은 채 잠시 들어가 본다. 그 사랑이 나한테 가득 채워지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꼬마천사의 당부를 잊지 않기 위해... /아이비생각

책과 함께 나란히 내게 왔던 노란 수첩을 바라본다. 책보다도 더 작은 크기의 수첩에 무얼 적을까 생각해본다. 아주 잠깐씩 스쳐지나는 작은 것들을 찾아낸다면 나는 그것을 옮겨보리라 한다. 기회란 놈은 앞에는 털이 숭숭 났지만 뒤는 민머리라는 말처럼 작은 행복이 내 앞으로 지나쳐갈 때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순간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워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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