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또는 지난 겨울.

추석쯤 상견례 하고 날 잡을 거야,

말했던 그녀는 그즈음 심심하면 거제로 내려갔다. 사랑에 빠졌을 때 친구 따위는 아웃오브안중 되는 거 그거 여자라면 대부분 알 만큼 안다. 나도 당연히 안다. 맹세코 그래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당하는 기억과 상처주는 기억은 원체 다른 법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주말을 보내고 올라오는 낭만 데이트였다가 점점 부산 다녀왔어 할 정도가 되었고, 꼭 그래서는 아니라도 얼굴 못본 지 한참이나 되었다. 사는 게 원래 그렇다. 나이 들면 저마다 감당해야 할 무게가 너무 무거워 친구를 일으켜 세울 힘이 종종 부족해진다. 우린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죽을 때까지 서로 일으켜주며 평생 갈 수 있을까. 언젠가 우리도 제 무게마저 감당못할 날들이 오겠지. 저마다의 행복 속에서 친구의 서글픔 따위 까맣게 잊는 그런 날이 올 수도 있겠지. 살아가는 일은 그런 거니까.   

선착장에서 배로 한 시간 반이 걸린다며 몇 번이나 전화를 했다. 대단한 정성이라며 나는 종종 비웃었고, 그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지치지도 않았다. 사랑의 이름으로 못 할 일이 없다며 되려 행복해했다.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정도는 아니지만 아파하는 모습보다는 지금이 낫다고 말해주었다. 여기 공기 좋으니까 내려와, 거제일주 하자. J랑 같이 와도 좋아. / 됐거든.  

 

당시 우린 밥먹듯 통화하며 서로의 일상을 보고하는 사이였는데 때로 떨어져 있어야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이상한 사이이기도 해서, 아무도 없는 집에서 뒹굴거리며 떡볶이에 맥주 마시다가 <귀여운 여인>과 <로마의 휴일> 보며 질질짜는 짓 따위는 안해도 되었다. 가끔은 했는지도 모르지만. 다행이었다. 내 생각에 그건 우리 청춘에 대한 마지막 자존심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린 아무리 사랑에 상처 받아도 로맨틱한 프로포즈 받고 예쁜 드레스 입고 멋진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다. 바로 그 멋진 남자에게로 시집가고 싶었다. 그런 바람 때문에 여전히 두 영화가 적어도 내게 낭만적임 또는 로맨틱함의 절정으로 남아있는지도.(^^) 그녀에게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누가 시집을 가거나 말거나, 다 잊고 시험에 몰두했는데 갑자기 기억난 건 이 사진 때문이다. 영화를 뒤적거리는데 사진이 나왔다. 얜 왜 예쁜 얼굴을 안 찍고 뒷모습을 찍은 걸까. 첨에 든 생각은 이거였고 이후 좀 더 농도 다른 생각이 몰려왔다. 이건 작년 사진도 아니고 아마도 더 이전 사진일텐데 그러니까 지금보다 몇 살 더 어렸을 때일텐데 나지만 전혀 나 같지가 않다. 팔다리 길고 손가락도 길고 볼륨 별로 없는 게 나 맞긴 맞는데 사진 속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꿈을 꾸었는지, 2년 뒤 이런 생각을 할 거라 예상했는지 전혀 모르겠다. 한 살 더 어릴 때가 예뻤구나. 온누리 여자의 마음이란 이런 것. 물론 과거의 나보다 지금이 더 나답구나 싶은 여자도 있고 과거따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나는 지금이 예뻐. 라는 여자도 당연히 있겠지만. 나는 그때 참 예뻤구나. 더 어릴 때는 더 예뻤겠지. 어른들이 젊은 사람을 보면 내가 볼 때 별로 예쁘지도 않고 딱히 변함 없는데도 어째서 예쁘다고 하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나 요즘 그런 거 느끼는 스물아홉 증후군앓이 중. 이건 어쩌면 평생 직장 찾는 취업 스트레스 보다 좀 더 심각한 문제일지도 몰라. 취업은 고작 시간을 팔아 돈을 사는 일에 불과하지만(꿈도 사고) <그때 참 예뻤구나>의 문제는 존재 자체의 심오하고 찬란한 문제이기도 하니까.  

 

   

 

사진은 그녀가 찍어주었다. 몇 장은 찍히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멍청한 표정으로도 찍혔다. 신나서 이 옷 저 옷 입어보는 중이었지 싶은데 아마 나도 모르는 새 마네킹 취급을 당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디카가 내꺼였으므로 사진은 고스란히 내게 남아있다. 그녀가 보고 싶어졌다. 당장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태지만 전화하면 목소리를 들을 수는 있겠지. 어쩌면 전화번호 바꿔버렸을지도 모르지만. 내일 전화해야지. 친구야, 시집 가도 안 미워할게. 사랑해줄게. 너는 사랑스러운 아이니까. 어느 남자에게나 넘칠 만큼 사랑받아도 괜찮을 만큼.   

 

읽다 만 책 속에 보통이 있었다. 읽다 만 책이 너무 많아서 쌓고 또 쌓고 또 쌓여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몰라 몽땅 안 읽어본 책 취급하기로 맘먹는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안면 없는 책이 될 것도 같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의 재출간본. 제목을 왜 바꿨을까. 5초 정도 생각하다 패스한다. 배경 일일이 신경쓰는 타입 아니고, 어차피 읽지 않았고, 소장하지 않아서 문제될 게 없다. 오래 전에 받았고 그보다 덜 오래 전에 우연히 읽기 시작했는데 끝을 보지 못했다. 사랑에 시간을 비워두지 못할 만큼 늘 맘이 급하고 예민한 상태였기에 사랑노래가 자주 지겹고 애석하게 느껴졌다. 키스는 더 그랬다.  

대학 때 참 예쁘고 똑 부러지던 동생이 있었다. 같은 과 재학중 수업이 같아 함께 구내식당과 매점, 캠퍼스와 도서관, 강의실을 누비며 그 아이는 말했다. 좋아하는 남자가 여행을 가자는 바람에 레이스 달린 예쁘고 야한 속옷 세트를 샀어요. 당시 스물 둘. 자기와 나이 차가 좀 있는 남자여서 어린 애처럼 보이기 싫었다고 했다. 여자로 보이고 싶어 준비해갔지만 남자는 사랑을 나눌 생각이 없더라고도 했다. 지켜주고 싶다나 뭐라나. 그녀는 자신이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처 받았다고 했다. 정말 좋아했구나. 내가 말했다. 언니 그거 알아요? 키스만으로도 젖게 만드는 남자. 자기가 좋아하는 그 남자가 그만큼 키스를 잘한다는 얘기였겠지만 그건 굉장히 뭐랄까, 다른 사람은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느낌을 느껴본 어린 여자가 말하는 거대한 고백처럼 여겨졌다. 나도 어렸는데 뭘 얼만큼 알 수 있었을까. 남자들에게 말해주어야 하나. 사랑하지 않으면 여자에게 키스를 해서는 안된다고. 그 키스 한 번이 당신을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폭풍같이 커다란 늪일 수도 있고, 그녀를 죽고 살릴 수도 있으며, 실제로 그애는 죽고 싶어했다고.   

 

물론 그애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다. 키스만으로도 여자를 젖게 만드는 남자가 스물 두 살의 어린 여자애를 사랑했을 리 없기 때문이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나누는 말들에 대해서는 기억이 전혀 안나지만 키스라는 단어만 생각하면 종종 그애 생각이 난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똑똑한 여자애였다. 자유분방해 보이면서도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숨길 줄 모르는 아이라 말은 안했어도 속으로 내가 내내 걱정했었다는 걸 그애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졸업식에서도 못 봤고 이후로도 연락을 못했다. 연락은 물론 인연도 끊어졌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보통씨, 그렇다면 나를 위해 쓴 책이란 말인데 주제가 점점 삼천포로 가고 있다는 생각 안들어요? 어쨌거나 읽지 않아도 모아온 당신이니까 이번에도 모아두고 나서 읽어볼게요. 고마워요. 나를 위해 종교를 말해주어서.( ") 

어차피 당신이 하는 모든 일들은 나를 위한 거겠죠.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이렇게 믿고 싶다. 특히 상대가 남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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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6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9-1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박이다.... 아이리시스님 얼굴 봤네,
어우 청순에 미인형, 내가 완전 부러워하는 형이잖아요. 팔뚝도 가늘구, 난 그게 젤 부러워요, 홍홍.

어릴때는 정말 친구에게 신경쓰고 힘든 사람에게 신경쓸 에너지가 있었죠,
나이들면서 확실히 각박해지는거 같아요, 그래도 잘 늙으면 어릴 때보다 더 현명하고 따스하게
사람들과 보듬고 지낼 지혜를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 중이예요. 그런거 같아요,
나이 들면서 같은 나이라도 엄청 동안과 노안이 있는 것처럼, 마음도 동안과 노안이 있지 않을까...

동안과 노안이란 표현, 조금 어설픈데 무슨 말인지 내맘 잘 알자나요, 아이리시스님? 쪽~~~~~~~~~쪽쪽쪽쪽
(뽀뽀 백번 해도 감사한 마음 다 표현못 할 나의 예쁜 아가씨~)

아이리시스 2011-09-16 13:04   좋아요 0 | URL
마고님, 안녕. 페이퍼 왜 안쓰는 거예요, 버럭!! 인사시기를 놓쳤잖아요. 사진이 예뻐서 저 때의 내가 너무 부러워서 안 올리고는 못 배기는 간절함, 그런 게 문득 솟아났어요. 용기도 났어요. 그리고 저 때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다르니까요. 히히. 저 팔뚝 안 가늘어요. 지금을 보여주고 싶다, 진짜..^^ 그런데 손가락도 길고 팔다리도 긴 편이라 많이 먹고 들어가는 편. 갑자기 자뻑모드 -_-;; 나라도 나를 이렇게 대접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변명모드 -_-;;

공감해요. 나이 들면서 같은 나이라도 엄청 동안과 노안이 있는 것처럼 마음도 당연히 있죠. 그리고 그 마음이 같은 나이임에도 동안과 노안을 만드는 게 아닐까 싶어요. 마고님 보면 생각나는 건데 추석연휴 끝나자마자 수요일에 폭락했던 장이 어제,오늘 큰 폭 올라오고 있어요. 거참, 저는 이제 손 뗐는데 남 좋은 일 보고 있는 기분도 썩 나쁘지 않네요. 어차피 정글싸움이기도 하고 말이죠. 히히. 저 올해 많이 크고 있어요.

나의 예쁜 아가씨~ 호호호호. 완전 행복해요. 뽀뽀 백번 해줘요. 기다릴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좋은 하루 되세요.^^

비로그인 2011-09-1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이 끝날 때까지 영원히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인연이라는 게 있을까요? 아이리시스님의 친구 이야기를 들으니까, 조금 막연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필요에 의해 서로를 찾는 순간들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씁쓸함도 입에 남구요. 그래도 살다보면 언젠가 그런 인연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오겠죠? 내일 친구분이랑 거하게 회포를 푸셔요. 나중에 섬생활하는 게 (섬소년?) 제 꿈인데 거제도도 한 번 놀러가봐야겠네요. 거제일주, 좋을 것 같아요.

보통은 이름만 들어본 아저씨에요. [불안]이라는 책을 수학여행 가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욕 좀 먹었어요 ^^) 그 이후로는 만나보지 못했네요. 책상 위에 수도자처럼 앉아 있는 사진이 뇌리를 스치는...

아참, 두 장의 사진에 제목을 붙여봤어요. 한가한 동네 옷집에서의 패션쇼 현장. ㅎㅎ
저는 언젠가 피터팬 복장을 하고 사진을 남기겠어요.

아이리시스 2011-09-16 13: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어느 정도 그런 게 있어요. 나이들수록 필요할 때만 찾는.. 그래도 아직은 필요에 의하지 않고도 투정부리고 진상 떨 수 있는 고등학교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다행이고 행운이에요. 수학여행 가서 [불안]을 읽다니, 하하하. 말없는수다쟁이님도 엄청 책을 사랑하셨구나? 완벽한 문학소년이었네요.

저기 친구가 하는 옷가게 였어요. 타겟이 30대 이상이어서 우리가 입을 옷은 많지 않았어요. 지금은 아니지만요. 거제에 아예 눌러살고 잇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가 다사다난해서 아직 전화를 못하고 있고, 날이 너무 더워요.-_-;

피터팬 복장 언제 할건데요? 네? 미리 좀 알려줘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tella.K 2011-09-1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련된 부산 아가씨였군요.
반갑사옵니다.^^

아이리시스 2011-09-16 13:13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세련이라는 말은 좋은 뜻을 다 포함하고 있는 단어 같아요. 짧은 말 속에 뭔가 꽉 찬 의미가 든 듯해서 좋아요. 오늘은 오랜만에 펄 매니큐어를 발랐어요. 엄마도 발라주구요. 저는 핑크를 좋아하는데 오늘은 그레이펄 이예요. 세련된 손동작을 해야 할 것 같은 날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하루 되세요, 스텔라님.^^

페크pek0501 2011-09-1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글 제목이 제 마음을 끌어당기네요. 여기서 스텔라님도 보네요.^^^

보통의 책은 다 읽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두 책은 읽지 못했어요.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예요. 이 책으로 많이 배웠어요. 흥미롭고 배울 게 많아요.

오늘 님의 사진도 보고 나이도 알게 되고... 제가 운이 좋은 것 같은데요.

우정과 연애...연애가 시작되면 연애 이외엔 모든 게 시시해져 버려서 친구도 멀어지죠. 그런데 그런 것 다 거치고 아주 늙게 되면 다시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게 친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 들어요. 60, 70대의 어머님들을 보면 알게 되죠.

좋은 하루 되세요.

아이리시스 2011-09-16 18:46   좋아요 0 | URL
네ㅡ 펙님, 보통 좋죠? 저도 생각해봤는데 감명깊게 맘속을 뚫고 지나갔던 책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뿐인 것 같아요.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불안>, <일의 기쁨과 슬픔>, <공항에서 일주일을> 그리고 위에 있는 <너를 사랑한다는 건>도 읽었던가 읽다 말았던가 한데 덜 좋아서는 아니지만 첫 책이 제일 남아요. 펙님도 그런가봐요. 그래도 여전히 보통이 읽고 싶어요. 이번책은 종교라 어떤 식으로 풀지 더 궁금한데, 표지가 대체적으로 맘에 안든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ㅋㅋㅋ

우정과 연애론은 저도 동감입니다. 우정이 멀어질 때면 연애가 가까워지고, 연애가 멀어질 때면 우정이 간절해지는. 그래서 늙어갈 수록 동반자가 중요한 것 같고, 마지막까지 함께 가야 할 친구도 소중해요. 관리라는 말 그렇지만 둘 다 잘 관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좋은 하루 보내셨어요?

June* 2011-09-1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u - ♥
 

아이리시스 2011-09-16 18:47   좋아요 0 | URL
준님, 추석연휴에 뭐했어요? 잘 지냈어요?

cyrus 2011-09-16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이쁘시네요.(+_+) 아이리시스님의 실제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나중에 사진을
삭제하시는건 아니시겠죠? ㅎㅎ 예전에 한번 양철나무꾼님이 서재에 실제 모습을 사진으로 올리셨다는데
저는 늦게 들리는 바람에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

여자의 심리는 정말 복잡미묘한거 같아요. 모태솔로가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
남자의 행동에 대해서 동생분이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두 사람의 사랑이 오랜 기간동안 무르익었으면 남자의 행동이 동생분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울테지만요.
모든 연인들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제 주위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사귄지 100일도 안 되었는데
벌써 몸으로 사랑을 확인하더군요.. ^^;; 그러다가 얼마 못가 깨지게 되고요.

아이리시스 2011-09-16 20:14   좋아요 0 | URL
삭제는 하나마나 누가 확인이나 하나요, 뭐! 정.말. 이쁜 것 까지는 아니지 않..을까요? 후덜덜. 나무꾼님은 저도 아쉬운데, 그래서 막 조르는 중이거든요. 단계별로 졸라볼까 하구요.ㅋㅋㅋ

아 맞다, 키스 잘했던 그 남자는 동생을 여자로 본 건 아니었대요. 여행을 둘이 떠난 건 맞는 것 같은데 그애 말로는 아무리 예쁜 속옷을 입었어도 침대에서는 물론 손조차 손도 안대더라고 했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하는 건 그냥 우리 생각인 것 같고, 어떤 남자는 그랬다나봐요. 남자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중이었대요. 그러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앞에 여자가 되고 싶었던 그애는 거절당하기 위해 떠난 여행인 걸 몰랐던 거예요. 남자는 처음부터 밤 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은 거지요. 여행을 가니까 당연히 1박 할 거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하여튼 그애에겐 굉장한 성장통이었던 것 같아요. 사랑에 관한. 이후 연하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그 얘기도 종종 해줬는데 기억이 잘 안 나요. 예쁘고 똑똑한 여자는 모두 도도하고 지혜롭고 튕길 거라 생각하는데 그애는 예상을 벗어나는 여자였어요, 제가 생각해도요. 우리가 친해진 건 정말 우연이었는데 내 과가 아니다 싶을 정도로 자신감이 과하고 성실한 구석에다가 이해 안 가는 행동도 종종 했어요. 그게 참 예뻤어요. 자신감이 넘치는 듯 하면서도 수줍어하는 모습이 이중적이면서도 신비롭잖아요.

아, 몸으로 확인하는 사랑. 그건 현 시대 10대와 20대가 가장 공감하는 내용 아닐까 싶어요. 확인하는 속도에 따라 사랑의 기간도 정해지는..^^

아이리시스 2011-09-16 20:21   좋아요 0 | URL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키스는 왜..................(-_-;) 키스는 되고 잠은 안잔다니 무슨 마음인 거예요? 시루스님. 남자를 대표해서 한 번 말해봐요, 큭큭.

cyrus 2011-09-16 22:36   좋아요 0 | URL
ㅎㅎ 아이리시스님도 못 보셨군요.

댓글을 읽고나니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그리고 마지막 댓글은...
그냥 모른척 하고 넘어가주세요 =3=3=3

아이리시스 2011-09-17 01:28   좋아요 0 | URL
네, 그냥 넘어가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꿈꾸는섬 2011-09-16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리시스님 너무 예쁘다고 쓰려다가 정말 예쁘다로 바꿔 쓸게요.
정말 팔다리도 시원시원하고 완전 부러운 몸매까지 소유하고 계시군요.
저도 가끔 예전 사진보다보면 낯선 느낌 받는데......
전 사랑하지 않는 여자에게 키스하는 남자들은 거의 없다고 보는데, 키스는 아무하고나 안 하지 않나요?
예전 알던 XY의 말이 돈 주고 관계를 가져도 키스는 절대 못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그 사람 말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냥 제 생각에도 키스 아무나하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요?
게다가 젊은 날의 관계는 지속될 수도 깨질 수도 변수가 너무 많잖아요.

아이리시스 2011-09-17 01:31   좋아요 0 | URL
꿈섬님, 안녕. 추석연휴 잘 보내셨죠? 인사를 깜빡하고 못 여쭤서 마음이 막.. 엉엉엉.
완전 부러운 몸매.는 착각하시는 거구요, 키스는 저야말로 정말 신기해요. 다른 남자와의 키스를 내가 각색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하하하. 돈 주고 관계를 가져도 키스는 절대 못하겠다는 말은 저도 들었는데 아마 처음에는 만나볼까 했는데 나중에 아니게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키스도 아무나 하고 하면 큰일나죠. 아, 어떡해.......(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쉰P 2011-09-19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의 읽는 즐거움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 알라딘에는 미인이 많습니다. 뇌색적 미인인 양철나무꾼님과 시크한 베리베리님 이렇게 2대 얼짱으로 나름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고, 같은 부산 쪽에 꼬마요정님이라 하는 분은 동생 분의 미모로 유추해 보아 미인라 여겨져(동생 사진을 올리셨거든요. ㅋㅋㅋ) 트라이앵글 미인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이리시스님의 사진을 뵈니 알라딘 미인 사대천황으로 정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 네 분의 순위는 없으니 안심하시고 (순위 정했다가는 위험한 사태가 ㅋㅋㅋ) 암튼 오늘은 아이리시스님의 리뷰를 읽고 문득 연락 끊긴 제 생각도 나네요. 아 보고싶다...
근데 불교의 사대천황은 이미지 찾지 마세요. 엄청 무서버요. -.- 그런 의미의 사대천황은 아닙니당...ㅋㅋㅋ

아이리시스 2011-09-19 18:19   좋아요 0 | URL
아아, 루쉰님, 이거 리뷰 아니잖아욧!ㅋㅋㅋ 미인은 모르겠고, 사대천황은 또 바뀔 것 같은데요. 막 루쉰님 머릿속에 순위 매겨진 거 아니에요? 하하하. 위험하지 않을 거예요. 일단 저는 루쉰님 보호해줄게요. 그러면 이제 정갈한 글씨로 쓴 메모와 사진을 함께 보내줄래요? 저도 사대천황 시켜줄게요.ㅋㅋㅋ 언제 근무하는 거예요?

알로하 2011-10-1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예쁜 아이리시스님이라고 불러야겠어요.ㅋㅋ29앓이, 겪고 있는 1인으로서 격하게 공감해요! <키스하기 전에~> 이책은 왠지 보다가 말았던 책이네요. <왜 나는 너를~>은 재밌게 읽었는데 이상하게 <키스하기 전에~>는 심심하더라구요. 사랑, 전 이제 스스로가 사랑치에 가깝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내가 안다고 생각한 것들도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 것들도 다 진실은 아니더라구요. 사랑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인생 자체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이 드니까 이게 29앓이의 한 증상인가 싶기도 하고요.

아이리시스 2011-10-12 17:47   좋아요 0 | URL
아아, 그러니까 정말 신기한 우연이게도! 우리 친구란 말이죠?^-^ 그렇구나, 어쩐지! 우리 너무 심하게 앓지는 말고 지나가요. 나중에 이 순간도 추억이 되게요. 제 소원은 사랑치도 좋고 다 좋은데, 제발 별일 없이 잘 지나가는 거예요, 지금이. 꼭 내가 끝날 것만 같은 기분이 아직도 간혹 들어요. 가을 지나고 겨울 오면 더 심해질 지도 모르는데, 알로하님, 힘내요. 우리 힘내자구요. <키스하기 전에~> 저거 잘 안 읽혔어요. 그러니까 보통은 잘 쓰고 다양하게 쓰지만, 이상하게 쭉 잘 읽히는 작가는 아닌 것 같아요.( '')

댈러웨이 2012-11-1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글 안 읽고 사진만 보다가 가요. 또 보러 올거에요. 별에다가 색칠할 거에요.



땡큐.땡큐.땡큐. 오늘 노래 올려줄께요. 페이퍼 쓰고 있는데, 제 방식이 맘에 안들지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래요. 하. 심장이 뛰어요. 나 여잔데??? --;

아이리시스 2012-11-14 21:24   좋아요 0 | URL
으히히히 댈러웨이님 이러면 사람들이 누가 ㅎㅎㅎ 썼지, 클릭해서 본단 말이예요(키득키득) 지금도 저렇게 아리따우면 좋겠지만 저 때는 제가 생각해도 아리따웠던 것 같고 지금은 네버! 저렇지 않아요. 별에다가 색칠하지 마요.

앗싸! 그냥 남자해요. 조만간 꽃하고 +@ 해가지고 사들고 저 보러 와요--;;
땡큐. 오늘 노래 잘 들을게요. 댓글이 없으면 안 들은 게 아니라 심취한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