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지음 / 동방미디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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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 추리소설 까페의 추천을 보고 곧 구입했다. 주말 이틀만에 책을 다 읽었다. 재밌었다. 간만에 읽어보는 신나는 액션 추리 소설!! 주인공의 캐릭터도 잘 살아있다 (가끔 너무 칭찬이 많아 좀 거부감이 일었지만..) 그러나 곧바로 분노가 일었다. 출판사에 당장 테러를 가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도대체 책 앞부분의 등장인물 표에 범인 까지 다 드러내놓는 추리소설이 어디있단 말인가! 이건 편집부의 독자에 대한 테러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처럼 등장인물들이 많은 것도 아니다. 겨우 대여섯명의 등장인물 일일이 다 열거하고 그들이 지은 죄상도 낱낱이 기록해준다. 다행히 내가 머리가 나빠서 아무생각없이 등장인물 쓱 읽고, 일본 사람이름 워낙 외우기 들어 책읽다 금방 잊어버렸으니 망정이지... 도대체 편집부의 친절인지 번역가의 의도인지.. 그게 의도라면 정말 너무 너무 화가 난다. 그래서 이책을 구입하시는 여러분께 당장 책을 들어 등장인물표를 찢어버리라고 권해드린다. 난 다 읽고 나서 화가 나서 바로 찢어버렸다.

어쨌든,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와, 본 작은 95년도(?) 일본 에도가와 람포상 수상작이다. 작가 이력을 보니 일본 명문대를 나온 인텔리였다. 순수문학을 쓰다 처음으로 추리소설을 쓴게 대 히트가 되었다. 주인공의 캐릭터에 참 신경쓴 듯. 허무함과 쿨함이 곳곳에 배여난다. (근데 다른 등장인물도 다 그런거 같다. 모두가 다 '쿨'하다) 약간의 성장소설분위기도 풍기고.. 문체가 짧아 박진감과 속도감이 더 느껴지는 것 같다. 복잡한 트릭에 질린 분들이라면 이런 하드보일드 형 추리 소설을 읽으시면 오랜만에 스트레스가 해소될 것이다. 내용에 대한 조금의 힌트도 드리지 않겠다. 범인 추측이 쉬운지 어려운지도.. 나 자신도 추리소설 독자 서평란에 내용이 소개되어 있으면 무지 기분이 나쁘므로... 다 읽고 '과연', 하실지 '에게게'하실지는 여러분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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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켄폴리트 / 예하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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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렸을때, 동네 극장에서 본 '바늘구멍'이란 제목의 영화 포스터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내 기억엔 야한 영화라고 기억되고 있는데, 왜 인지는 모르겠다. 책을 보니까 야한 장면이 딱 한부분(정말 야했다) 나오는데, 울 나라에서는 거기에 초점을 맞췄었나보다. 어쨌든, 작년인가, 드디어 '바늘구멍'의 비디오를 보았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모른채.. 재밌었다. 너무나. 바늘구멍 역의 도널드 서덜랜드의 날렵한 몸과 냉철한 눈빛이 정말 제격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책으로도 보았다. 단 이틀만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영화를 먼저 본 지라 주인공들의 얼굴과 상황들을 다시 떠올리며.. 탐정이 나오는 정통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이런 첩보물도 색다른 재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박진감 넘치니까...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내용은 한 스파이와 용감한 한 여인의 이야기다. 작가의 군사와 전쟁에 관련한 해박한 지식에 놀랍고, 쫓고 쫓기는 과정을 무척 스릴있고 박진감 있게 잘 묘사해냈다. 주인공이 적의 편이라는 것, 냉철한 두뇌의 소유자라는 것, 허구와 역사를 교묘히 버무려 놓은것, 문체도 지극히 냉정한 것이 '쟈칼의 날'을 닮았다. 그래서 주저없이 '자칼의 날'과 함께 최고의 첩보/스파이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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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살인 1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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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존 추리소설과 판이하게 다른다. 주인공 혼자서 고분고투하며 추리하고 멋지게 범인을 잡는게 아니다. 발란더가 속한 수사팀이 함께 수사하고 자료를 수집하며 이것을 토대로 발란더는 그 자신의 본능에 따라 수사를 하고 범인을 잡는다. 가끔은 틀리기도 한다. 동료들이 더 중요한 말을 하기도 한다.

발란더 시리즈 중 이책을 처음 보았는데, 앞선 편에서 그는 몸이 많이 상했나보다. 내내 위통에 시달리고 피로 누적이다. 이혼 후 사귀던 여자는 잠시 소원한 상태, 하나뿐인 딸은 멀리 살고... 결국 혼자 사는 쓸쓸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인 것 같다. 수사관이란 직업을 가진... 그래서 인간적이다.

재미?? 재밌다. 본격적인 재미는 하권의 중반부터지만, 상권도 나름대로 재밌다. 발란더와 그 주변의 이야기. 범행 진행 과정이 고급스럽고 깔끔한 문체로 서술된다. 이젠 책이 발간된 순서대로 봐야겠다. '미소지은 남자' 그 다음이 '다섯번째 여자'.. 제목도 참 잘 짓는거 같다. (원제일까?)

개인적으로 작가의 글솜씨가 훌륭한것 같지만 번역하신 분도 수준급인거 같다. (번역이 이상하면 정말 짜증난다)이 책을 읽게 해준 알라딘과 '물만두'님께 감사드린다. (알라딘의 여름 특집 할인코너의 추리소설란에서 서평을 읽었다) 그리고 좋은 번역을 해주신 권혁준님께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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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사랑아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12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이기원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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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멋지다. 추리소설인데 '안녕 내 사랑아'다. 주인공 이름도 멋지다. 필립 말로우(담배 이름같다). 커버도 색다르다. 클림트의 '키스'. 작가는 그 유명한 레이몬드 챈들러. 꼭 읽어보고 싶다고 평소에 생각했었다. 게다가 올라온 서평들도 거의가 별 5개에 육박한다.

그러나 흥분반 기대반으로 첫장을 접한 순간부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갔다. 내가 갑자기 난독증에 걸렸나. 짜증난다. 문제는 번역에 있는것 같다. (아님 진짜 난독증인가??) 문장이 마치 70년대 번역서같다. 무장강도가 '손들어' 하고 금품을 터는것을 그대로 '홀드업'이라고 한 부분에선 정말 웃음이 나왔다. 머리써서 해결하는 추리소설에 길들여 있다가 이런 하드보일드를 보니 좀 적응이 안 된다.

얻어터지고 총쏘고 맞고 피하고 하는 것들이 글로 묘사되니 좀 어색하다. 역시 하드보일드는 영화로 보는게 훨씬 재밌을 것 같다. 'LA 컨피덴셜'과'차이나타운'생각이 난다. 필립 말로우라는 캐릭터는 멋지다. 자꾸 보니 은근히 쿨하다. 문학 냄새도 나는 것 같다. 하루끼가 왜 좋아하는지 알것 같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은 어떻게 번역했는지 참 궁금하다. 한번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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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세계인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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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한 SF 문학 평론가가 한 신문에 기고한 추천 SF 작 중에서 몇권을 구입했다.

만약 내가 그냥 서점에서 이 책을 봤더라면, 중학생 용 생태학 관련 책 같은 유치한 표지만을 보고 안은 들쳐보지도 않았을거다. 그리고 책 표지의 '소설로 읽는 생태학 보고서'라는 선전문구는 정말 '이 책은 오로지 생태학에 관심 있는 사람만 읽으시오' 하는 것 같다.

하여 나도 과연 재밌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첫장을 열었는데, 첨 부터 매우 독특한 화술과 이야기 전개에 호기심이 강하게 끌렸다. 결과를 뻔히 알려주고 시작하지만 그게 오히려 더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이 책을 결코 어려운 소설이 아니다. 무슨 어려운 문명 진단서니 생태학이니 운운하는 것 보다 그냥 한편의 재밌는 어드벤처 소설로 생각하면 될것 같다. 그치만 단순히 재미만 추구한 것은 절대 아니다. 상당히 냉소적인 이 소설의 어투는 그 잘난 인류가 이루어 놓은 역사, 특히 과학의 발전 등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끔한다. 그리고 읽는 순간 자연스럽게 자연과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과학과 전쟁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이 소설의 내용이 너무너무 터무니 없는 발상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정말 이렇게 될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약간 오싹해진다.

미스테리적 요소도 있고, 약간의 모험도 있고, 추리 소설 좋아하는 분들 지구과학에 관심있는 분들, -학교 과학 선생님들- 이 읽으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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